미국이 베이징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불과 3주가 채 안 남긴 시점에 중국을 정조준한 301조 무역 조사에 착수해 양국 관계에 새로운 긴장을 더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정부가 1974년 무역법 301조(Section 301 of the Trade Act of 1974)에 근거한 포괄적 무역 조사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특히 제조업 부문의 구조적 과잉 생산능력과 생산 문제 등 불공정 무역 관행을 식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사는 10여 개 무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지만, 과잉 생산능력과 강제노동 등과 관련한 중국의 문제가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 중국 담당 디렉터인 단 왕(Dan Wang)은 중국의 과잉 생산과 강제노동과 같은 사안이 문서화돼 있는 점을 들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왕 디렉터는 또 이란에서의 군사적 공격으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협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미국이 관세를 트럼프 대통령의 최상위 압박 수단으로 유지하기 위해 신뢰할 만한 관세 위협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은 이런 긴장 고조를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왕 디렉터는 “주요 양자 회담을 앞두고 지렛대를 최대화하는 것이 이제는 표준적인 움직임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이미 복잡한 양국 관계에 새로운 마찰을 더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구도를 재정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301조 조사는 지난달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reciprocal) 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나왔다. 대법원 결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임의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되면서,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협상 지렛대가 생겼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ING은행(ING 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린 송(Lynn Song)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이어가기 위해 다른 도구로 방향을 틀고 있다”며,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손에 쥐고 싶어하는 카드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301조는 의회의 별도 승인 없이 대통령이 불공정 무역 관행이 있다고 판정된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취임 초기부터 중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에 관여해 왔다고 거듭 주장해 왔으며, 당시에도 301조를 근거로 중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그러한 정책 기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설명된다.
한편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교역 파트너들이 중국의 대외 수요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비판해 왔음에도, 중국의 수출 부문은 여전히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은 첫 두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21.8% 급증해, 무역흑자는 2,13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교역 환경 속에서 이번 무역조사는 세계 1, 2위 경제 대국 간의 취약한 무역 휴전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CNBC는 양측이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시하는 의제 간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조사 착수로 외교적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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