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첨단 과학기술 경쟁력 중국에 역전…이차전지 1위 자리도 내줘

2026.02.22 10:18:29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

 

국가 핵심 136개 기술 평가 결과, 중국과의 기술 격차 확대…AI 등 신기술 분야 대응 시급

 

우리나라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2년 새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며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절실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최근 보고한 ‘2024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에 따르면 한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에 이어 중국에도 한발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평가는 미래 성장동력과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11대 중점 중요 과학기술 분야, 136개 핵심기술을 대상으로 2년마다 진행된다.

 

 

평가 결과, 미국을 100%로 봤을 때 기술 수준은 EU 93.8%, 중국 86.8%, 일본 86.2%, 한국 82.8%로 집계됐다. 한국과 중국 모두 꾸준히 기술 수준을 높였지만, 최근 들어 중국은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전통적 기술 강국이었던 일본과 EU는 각각 2016년과 2020년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아시아 기술 패권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는 양상이다.

 

특히 글로벌 전략기술 50개 항목에 대한 비교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격차가 2022년 3년에서 2024년 2.6년으로 다소 줄였으나, 중국은 같은 기간 2.2년에서 1.4년으로 크게 좁혔다. 이러한 수치는 중국의 기술 추격 속도가 한국을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큰 충격은 이차전지 분야에서 나타났다. 2022년만 해도 이차전지는 한국이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2024년 평가 결과 중국이 기술 수준에서 한국을 첫 역전했다. 양국의 격차는 0.2년 차이로 크지 않지만,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만큼, 상징성이 더욱 크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역시 한국은 기술격차 측면에서는 중국에 비해 0.1년 앞서 있지만, 기술 수준 점수에서는 91.2%로 중국(91.5%)에 역전당했다.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전 세계적 기술 패권경쟁의 중심에 선 인공지능(AI)에서는 한국이 미국 대비 80.6% 수준, 2.1년의 격차로 뒤쳐진 것으로 평가됐다. AI는 양자컴퓨팅, 첨단 바이오 등 혁신기술 전반의 ‘가속화 엔진’ 역할을 하는 만큼,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와 정책 방향 재설정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기술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며 글로벌 기술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기초기반 연구역량 확보와 한국 특화 응용 분야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기술 생태계에서 양자, 로봇, 첨단 바이오 등 전략기술에 AI 융합 가치를 적극적으로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첨단 과학기술 경쟁력이 산업 경쟁력과 국가 안보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현재, 한국은 기존의 ‘추격자’ 전략에서 벗어나 선도형 혁신을 이끌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다시금 기술 주권을 되찾기 위해선 각계의 긴밀한 협력과 장기적 관점의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

 

헬로티 김진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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