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처럼 유연한데 열에도 강하다”...UNIST, 차세대 6G 통신 소자 개발

2026.01.08 14:47:03

이창현 기자 atided@hellot.net

 

비닐처럼 얇고 유연하면서도 높은 열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고성능 통신 반도체 스위치가 개발됐다. 고온 환경과 반복적인 굴곡에도 안정적인 5G·6G 통신이 가능해 웨어러블 기기와 자율주행차 등 가혹한 환경에서의 활용이 기대된다.

 

UNIST는 전기전자공학과 김명수 교수 연구팀이 단국대학교 김민주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고성능 유연 RF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RF 스위치는 신호 간섭을 줄이고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핵심 통신 부품이다. 기존 상용 RF 스위치는 딱딱한 무기물 기반으로, 접힘이나 반복 굴곡에 취약해 완전히 말리거나 착용 가능한 통신 기기 구현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RF 스위치는 비닐처럼 얇고 유연한 고분자 기반임에도 높은 내열성과 무기물 수준의 통신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 일반적인 유기 고분자 RF 소자는 열에 약하고, 특히 5G·6G 대역에서 성능 저하가 컸다.

 

실험 결과 해당 RF 스위치는 128.7℃의 고온 환경에서도 10년 이상 데이터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의 안정성을 보였다. 통신 성능 시험에서는 밀리미터파 대역을 포함해 최대 5.38테라헤르츠까지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차단했다.

 

이는 고분자 기반 스위치가 처리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 중 가장 넓은 범위로, 기존 유기 고분자 스위치 대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또한 3,600회 이상 반복 굴곡 시험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정상 작동했다.

 

연구팀은 특수 고분자 소재인 pV3D3를 활용해 이러한 성과를 구현했다. 3차원 그물망 구조를 가진 이 소재를 머리카락보다 가는 금박 사이에 적층해 RF 스위치를 제작했다. 전압이 가해지면 금박에서 이온이 이동하며 전류 경로가 형성되고, 전압 방향이 바뀌면 경로가 끊어져 전류가 차단되는 방식이다. 기계적 접점 없이 전류를 제어하는 멤리스터 방식이 적용됐다.

 

김명수 교수는 “유연 소자는 열에 약하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기존 인식을 뒤집은 결과”라며 “고온과 굴곡 환경에서도 작동해야 하는 차세대 웨어러블 통신 기기, IoT 센서, 자율주행차 통신 시스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 신진연구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지역지능화혁신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달 12일 게재됐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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