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양강 3분기 실적 '역대급'...AI 훈풍에 나란히 반등

2025.10.30 11:02:33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국내 반도체 업계 양대 축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슈퍼사이클' 진입을 알렸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운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전방위 수요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4분기에도 실적 경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향해 나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첫 '영업이익 10조 클럽' 입성…HBM이 실적 견인

 

 

SK하이닉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4조 4489억 원, 영업이익 11조3834억 원, 순이익 12조 5975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실적 고공행진을 이끈 주역은 단연 HBM이다. SK하이닉스의 전체 D램 출하량 중 HBM 비중은 20%대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HBM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HBM은 범용 D램보다 약 5배 높은 단가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3분기 영업이익률은 47%에 달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HBM 시장 점유율 62%로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 내년 공급 계약도 마친 상태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 체제를 9월에 구축하고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청주 M15X 팹 클린룸을 조기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하는 등 생산 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용인팹,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도 병행하며 글로벌 공급망 확장에 나섰다.

 

회사는 "HBM뿐 아니라 D램과 낸드의 내년도 생산 능력도 사실상 완판됐다"고 강조하며 "2027년까지 HBM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HBM3E 공급 시작…반도체 실적 7조로 '화려한 복귀'

 

 

삼성전자도 3분기 반도체 실적을 바탕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30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 617억 원, 영업이익 12조166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매출 33조 1000억 원, 영업이익 7조 원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성능 논란에 부딪혔던 HBM3E 제품의 품질 검증을 마치고, 엔비디아에 공식 납품을 시작하면서 HBM 사업 경쟁력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HBM3E는 전 고객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며, HBM4 샘플도 요청한 모든 고객사에 출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힘입어 메모리 사업은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고,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도 SK하이닉스에서 다시 탈환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194억 달러 매출을 기록, 같은 기간 SK하이닉스(175억 달러)를 앞섰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서버 DDR5, SSD, LPDDR5x, GDDR7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 판매도 강화하며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발맞추고 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적자 폭을 줄이며 전체 DS 부문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전문가들 "4분기에도 신기록…내년 실적은 사상 최대 전망"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며 양사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일반 D램 가격 상승률을 기존 8∼13%에서 18∼23%로 상향 조정했다"며 "이 같은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HBM 수요 확대로 전체 D램 공급이 줄면서 DDR5 수익성이 HBM3E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다세대 시장 선점 효과와 고객과의 오랜 거래 이력, 지속되는 설비투자로 내년까지 HBM 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 상승 사이클의 본격적인 실적 반영은 4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다시 한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일부 증권사들은 60조 원에서 최대 80조 원까지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 오픈AI,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확대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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