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W 2025]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건 ‘현장 데이터 줄기’...대만을 바꾸는 혁신 스타트업

2025.10.27 19:01:43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글로벌 제조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 현시점 제조 현장에서는 톤수·축수·출력 등 하드웨어 성능보다 중요한 요소로 현장 데이터 흐름을 주목한다. 이는 운영 비용(OPEX)을 절감하는 최신 방법론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이를 적용한 현장 안전은 사고 이후의 리포트가 아니라, 사고 이전의 패턴을 감지하는 에지 비전(Edge Vision)으로 재정의된다. 이 개념은 영상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전송하는 시간 지연(Latency) 없이 데이터 발생 현장의 장치(Edge)에서 즉시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작업자의 개인 보호 장비(PPE) 착용 여부, 위험 구역 침입 등의 이상 패턴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사고를 선제적으로 방지하는 근간이 된다.

 

나아가, 최근 제조업에 드리운 글로벌 환경 규제 측면에서도 데이터가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경 관리의 핵심 영역인 수처리는 단순히 법적 배출 기준을 충족시키는 차원을 넘어섰다. 이제는 감시 제어 및 데이터 수집(SCADA) 시스템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모델링을 결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접근법은 약품 투입량과 대형 송풍기 전력 소모량을 동시 최적화하는 고차원적인 비용 절감 문제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환경공학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운영 비용을 직접적으로 절감하는 혁신적 해법으로 평가받는다. 수처리 설비를 데이터 최적화의 변수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제조업 내 데이터 기반 혁신 트렌드는 생산 현장의 최종 작업 단계와 경영의 핵심 의사결정까지 침투하고 있다. 작업 라인에서는 종이 공지 대신 표준작업서, 영상 매뉴얼, 체크리스트가 화면에서 동기화돼 작업자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한다. 경영 영역에서는 주문 관리, 생산 계획, 생산 실행, 회계 등 관련 체계가 하나의 통합 관리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는 중이다.

 

이 같은 전방위적 변화는 ESG·탄소국경조정제도(CBAM)·디지털제품여권(DPP) 등과 같은 글로벌 환경 규제의 압박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여기에 다품종 소량 생산 및 짧은 리드타임을 요구하는 시장 현실을 반영한 점도 크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자본 비용(CAPEX)를 늘려 설비를 교체하기보다, 기존 설비 위에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하는 ‘데이터 길’을 까는 해법을 선택하고 있다.

 

해당 양상에서 대만 제조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하드웨어 영역은 ‘장비를 더 사는 것’이 아니라, '문서·신호·돈의 흐름을 데이터로 정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관점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중 국제전시장(Taichung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대만 산업주간(Taiwan Industry Week, TIW 2025)’을 통해 제시됐다.

 

대만 제조 거점인 타이중은 타이중식 제조 혁신의 출발점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였다. 생산·경영 등 제조 워크플로 전반에 걸친 데이터의 흐름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민첩하게 관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관점이다. 이는 클라우드 시대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환경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핵심 전략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각에서의 전략이다.

 

대만 제조 공급망을 뒤흔드는 핵심 스타트업, “안전부터 회계까지 데이터의 흐름을 ‘한방에’”

 

이러한 제조 혁신 흐름 속에서 TIW 2025 스타트업 트랙은 데이터 경쟁의 최전선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영상·신호 등 비정형 데이터부터 경영의 최종 단계인 회계 데이터까지, 제조 워크플로 전반을 아우르는 다섯 가지 핵심 솔루션이 '데이터 줄기'를 놓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현장 안전 관리부터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 비용 최적화 방안까지 포괄하는 통합적 접근을 공유했다. 특히 각 솔루션은 데이터의 일관성과 실시간성을 확보함으로써, 공장 운영의 효율성 극대화는 물론, 글로벌 규제 리스크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실질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에지 비전으로 ‘사고 이전’ 장면을 포착한다...실시간 현장 안전 운영법

 

 

현장 안전 운영법을 제시한 대만 소재 에지 AI 비전 기술 업체 에이라(AIRA)는 그래픽처리장치 리스(GPU-less) 에지 비전 안전관리 기술을 선보였다. 사측은 중앙처리장치(CPU) 추론형 솔루션이라고 소개한다. 기존 CCTV 인프라에 손바닥 크기의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용 소형 게이트웨이 장치만 추가한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고성능 GPU 없이도 사람·차량 등을 실시간으로 판별한다. 마케팅·사업 매니저인 시웨이칭(Chloe Shih)는 “1초당 20명, 100명 통과에 5초 수준의 높은 처리 속도를 구현해 출입 병목 현상을 해소한다”고 설명했다. 연이어 "고해상 영상 20G 스트림까지 GPU 없이 소화해 초기 구축비를 크게 줄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새 카메라 증설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의 소프트 업그레이드로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는 방식이 주목 포인트다. 현장에서는 100명 규모 공장의 근태 정리 시간이 16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된 사례가 언급됐다.

 

AIoT로 수처리를...품질·전력·약품 과정 최적화

 

 

수처리 시스템 및 환경 솔루션 업체 지에스디엔바이로텍은 AIoT 기반 수처리 최적화 기술을 통한 환경 관리 영역의 OPEX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이들은 도금·전자·정밀가공 라인에서 배출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약품 투입량을 27.56% 절감한 사례를 공개했다. 이를 통한 대형 송풍기 전력을 20~30% 절감한 구체적인 성과 또한 제시됐다.

 

제이슨(Jason) 지에스디엔바이로텍 영업·사업개발 매니저는 이 솔루션에 대해 “법적 배출 기준을 넘어, 폭기 라인을 모델링해 전력 및 약품 투입을 동시에 최적화하는 고차원적인 운영 혁신”이라고 내세웠다.

 

실제로 이 솔루션은 펌프·폭기 라인을 모델링해 계약전력 재설계까지 연결하는 운영 최적화에 중점을 둔다. 사측은 이러한 접근법이야말로 수처리를 ‘비용 센터’에서 데이터로 최적화할 변수로 재정의하는 핵심이라고 재차 밝혔다.

 

실물과 장부를 일치시키는 통합 관리 백본(Backbone)

 

 

다음 전사적자원관리(ERP)·제조실행시스템(MES) 기술 업체 밸류더블이 등판했다. 이들은 ERP·MES 일체형 백본 시스템을 통해 실물과 장부를 강제 통합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차이 러궈(Le-Guo Tsai) 제품·영업 매니저는 이 솔루션이 주문·APS·MES·회계를 하나의 백본으로 묶어 재공품(WIP)·원가·가동률을 실시간으로 파악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MES를 하면서 ERP까지 이해하는 업체가 드물다”고 시장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 시스템이 사무·설계 인력이 퇴근한 야간 가동 구간에서 발생하던 10여 시간의 정보 공백 문제를 해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다품종·변동 생산에서야말로 요장일치(料帳一致)가 경쟁우위의 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사측 솔루션의 납기 안정화 효과를 언급했다.

 

DPP를 위한 ‘원클릭 데이터팩’

 

 

맥사오트인터내셔널은 대만 소재 대표 DPP 및 데이터팩 솔루션 업체로 소개됐다. 회사는 DPP 대응 공정 단위 데이터팩 기술을 제안했다. 패니 청(Fany Cheng) 프로젝트 매니저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 MES, 모바일 보고 등을 공정·주문·제품 단위로 귀속시키는 데이터팩 프레임을 제안했다.

 

이 솔루션의 핵심 목표는 감사 및 고객 실사 시 이력 데이터를 원클릭으로 추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계 전력, 공정, 품질, 진도 신호를 동일 타임라인에 누적한 기반을 마련한다. 이 데이터는 이후 ESG·DPP 등 국제 환경 규제 관련 문서와 직접 연결된다. 이를 기반으로 공장 내 센서와 현장 캡처 데이터를 표준화한 후 버전·권한·이력을 일관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 매니저는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및 환경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는 회계 SaaS, “30일 만에 모든 시스템에 안착 가능해”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는 회계 솔루션으로는 ‘블루링(Blue Ring)’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가 언급됐다. 이 솔루션은 중소 제조사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 회계 SaaS로, 사측은 30일 만에 현장 안착형으로 설계된 점을 앞세웠다.

 

린 페이천(Bella Lin) 블루링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는 해당 SaaS 플랫폼이 비회계 인력의 비중이 높은 현장을 겨냥한 솔루션임을 지속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현재 대만 전국 4500곳 이상의 사용자가 사용 중이며, 30일 안착을 목표로, 수입·지출 중심의 직관 사용자 화면(UI)을 탑재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사측은 가령 운송사의 채권 회수 속도 향상, 식음료(F&B) 일매출 및 매입 통제 등 실시간에 가까운 가시성을 제공하는 점을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조직에서도 신속한 의사결정 속도를 확보하는 지점으로 강조한 것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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