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걷는 로봇을 넘어”...Humanoids 2025 개막 [헬로즈업]

2025.09.30 22:40:31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헬로즈업 세줄 요약]

 

· 제24회 휴머노이드 로봇 국제학술대회(Humanoids 2025), 서울 코엑스서 개막

· 한국 연구자 환영사·축사…지능·조작·표준화·응용 최신 성과 공유해

 

· 첫날 5개 세션, ‘실험실에서 산업으로’…신뢰성·표준화·확산 전망


 

'제24회 휴머노이드 로봇 국제학술대회(IEEE-RAS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umanoid Robots, Humanoids 2025)'가 서울 삼성동 전시장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이 학술대회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의 로보틱스·자동화학회(RAS) 산하 대표 행사다. 인간형 로봇의 지능, 조작, 운동 제어,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전반을 다룬다.

 

올해는 같은 시기 열린 ‘제9회 로봇학습국제학술대회(Conference on Robot Learning 2025, CoRL 2025)’와 일정이 하루 겹쳐 전개된다.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학습을 담당하는 CoRL과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하드웨어를 주제로 한 두 연구 축이 한 무대에서 교차했다.

 

개막 첫날부터 이어진 다섯 개 연구·기술 세션은 휴머노이드 연구가 걷는 로봇의 현재에서, 산업·서비스·재난 대응까지 확장되는 미래 청사진을 보여줬다.

 

첫 순서로 박재흥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가 단상에 올라 환영사를 전했다. 그는 “서울이 Humanoids의 개최지로 선택된 것은 단순한 장소적 의미에서 확장해, 지난 20년간 한국이 휴머노이드 연구에서 구축한 저변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는 실험실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 협력과 산업 응용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기술의 사회적 가치화를 짚었다. 그는 HRI와 지능형 시스템 연구를 주도해온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뒤이어 조백규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가 축사를 이어갔다. 조 교수는 로봇 제어와 모션 플래닝 분야에서 활약해온 연구자다. 그는 “휴머노이드가 산업과 생활 영역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밀 제어와 조작 기술의 고도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연이어 “산업계·학계가 데이터를 공유하고 국제 표준을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후 다섯 개 세션에서 다뤄질 핵심 주제인 신뢰성·표준화·실용화와 맞닿는 화두를 던졌다. 두 교수는 한국 로봇 연구의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짚으며, 이번 Humanoids 2025가 국내 연구자에게는 도전 과제, 해외 연구자에게는 협력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능과 운동의 융합, ‘휴머노이드의 학습 능력’

 

 

오사카 대학교(Osaka University) 연구팀은 ‘시각·접촉 센서 기반 안드로이드·인간 터치 시스템(Developing a Vision and Contact Sensor-Based Android-To-Human Touch System)’을 주제로 첫 발표를 맡았다. 발표자인 에이단 에드워드 폭스-티어니(Aidan Edward Fox-Tierney)는 지능과 모션 제어의 융합 가능성을 짚었다.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시뮬레이션·현실 전이(Simulation to Reality, Sim2Real) 기법을 결합한 전략을 공유했다. 그는 “단순 보행에서 점프·착지 같은 고난도 기동까지(from simple walking to agile maneuvers like jumping and landing)”라는 표현으로, 연구가 단순 걷기에서 복잡 동작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데이터 효율성(Data Efficiency)과 센서 노이즈(Sensor Noise) 대응이 핵심 쟁점임을 밝히기도 했다. 끝으로 “물리 데이터와 지능형 제어의 통합이 신뢰성의 열쇠”라고 정리했다.

 

힘과 촉각으로 배우는 로봇 손, ‘덱스포스(DexForce)’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의 클레어 첸(Claire Chen) 연구팀은 ‘DexForce: 힘 기반 학습을 통한 기민한 조작(DexForce: Extracting Force-Informed Actions from Kinesthetic Demonstrations for Dexterous Manipulation)’을 발표했다.

 

그는 “사람의 시연을 힘과 촉각 데이터로 학습한다”는 접근법을 제시하며, 기존 ‘궤적 모방(Trajectory Imitation)’을 넘어, 접촉 시 발생하는 힘·압력 패턴까지 정책 학습에 반영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실제 사례로는 애플의 에어팟(AirPods) 뚜껑 열기나 얇은 배터리 집기 등 섬세한 작업이 제시됐고, 이는 로봇 손이 조립·의료·돌봄 영역에서 사람 손끝 감각에 근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러 손가락 로봇 손과 도구 사용의 기초

 

 

카네기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왕 순유(Sunyu Wang) 연구팀의 주제는 ‘다지 로봇 핸드의 도구 활용 기초(The Foundational Pose as a Selection Mechanism for the Design of Tool-Wielding Multi-Finger Robotic Hands)’였다.

 

점토 조소(Clay Molding) 실험을 통해 원시적 동작과 잡기, 밀기, 회전을 추출하고, 다양한 도구 시나리오에 적용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특정 손가락 조합은 여러 도구에서 공통적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이는 범용 로봇 손 설계와 인간 수준 도구 활용 연구에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가동 데이터셋과 표준화의 시도

 

 

시메옹 카피(Siméon Capy) 도쿄이과 대학교(Tokyo University of Science) 연구팀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들은 ‘원격 로봇 제어에서 거리와 사용자 인식(From Canada to Japan: How 10,000 Km Affect User Perception in Robot Teleoperation)’을 발표했다. 연구는 1만km의 원격 조작 ‘텔레오퍼레이션(Teleoperation)’ 환경에서 지연이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보행·점프·운반 등 다양한 시나리오와 결합한 대규모 가동 데이터셋을 공개했다.

 

카피는 “공유 데이터셋은 연구 재현성과 벤치마킹을 가속한다”고 강조했으며, “예쁜 데모(Pretty Demo) 영상을 넘어서는 표준화된 성능 지표가 필요하다”라는 지적을 통해 국제 표준화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응용 확장, 재난·서비스 현장으로

 

 

마지막으로, 프랑스 국립 정보·자동화 연구소(Inria)의 이오안니스 치켈리스(Ioannis Tsikelis) 연구팀의 결과 발표다. ‘민첩한 휴머노이드 모션 플래닝(AHMP: Agile Humanoid Motion Planning with Contact Sequence Discovery)’을 주제로, 응용 중심 시뮬레이션을 발표했다.

 

이들은 재난 대응 시 ‘불안정 지형에서 균형 유지(maintaining balance on unstable terrain)’ 사례를, 병원·돌봄 시나리오에서는 안전·신뢰성 문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 물류 환경에서는 중량물 운반 사례를 소개하며, “휴머노이드는 가정에 들어가기 전 특정 산업 도메인에서 먼저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전략을 피력했다. 이는 초기 상용화가 공장·병원 등 특수 현장에서 시작해 점차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확산될 것임을 예견한다.

 

Humanoids 2025 첫날의 다섯 세션은 공통적으로 ‘실험실을 넘어 산업으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신뢰성, 표준화, 응용 확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행사 전반을 관통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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