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과 LG이노텍이 손잡고 제조업의 현장을 혁신하는 AI 기반 검사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인텔은 자사 CPU·GPU와 오픈비노(OpenVINO) 툴킷을 기반으로 한 통합 솔루션을 통해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LG이노텍 생산라인의 품질 관리와 운영 최적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인텔 코어와 제온 프로세서, 아크 GPU를 조합한 하드웨어 아키텍처에 있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인텔 코어 CPU가 장착된 PC로 전달되며, 내장 GPU는 초기 단계에서 결함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활용된다. 보다 고도화된 작업, 예컨대 고해상도 이미지를 처리하거나 다중 알고리즘을 동시에 실행하는 워크로드는 인텔 아크 외장 GPU가 담당한다. 축적된 대규모 데이터셋은 제온 프로세서 기반 사전 학습 서버로 전송되어 추가적인 AI 학습과 최적화를 거친다.
특히 LG이노텍은 지난해 모바일 카메라 모듈 생산 라인에 인텔의 AI 검사 솔루션을 최초로 도입했다. 올해는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를 생산하는 구미4공장을 비롯해 국내 주요 생산 거점과 해외 라인으로 확대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초기 성공 사례가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이라는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용 효율성은 이번 협력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아크 기반 외장 GPU는 동급 성능의 타사 하드웨어 대비 높은 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약을 넘어, 대규모 생산라인으로 확장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이 글로벌 제조 현장 전반으로 AI 검사를 확대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경제성이 뒷받침됐다.
도입 과정에서 우려도 있었다. 기존의 딥러닝 환경이 특정 외장 그래픽 카드에 맞춰져 있었던 탓에 새로운 GPU를 도입할 경우 코드 재작성이나 매핑 작업에 대한 부담이 컸다. 그러나 오픈비노 툴킷이 이러한 장벽을 해소했다. 오픈비노는 한 번 작성한 코드를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오픈소스 AI 개발 툴킷으로, 개발 속도를 높이고 GPU 통합 과정을 간소화했다. 2018년 출시된 이후 인텔은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개발자들의 AI 모델 배포와 최적화를 지원해 왔다.
향후 양사는 협력 범위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인텔의 가우디(Gaudi) AI 가속기를 탑재한 서버를 사전 학습 워크로드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대규모 학습과 파인튜닝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LG이노텍 엔지니어들은 대량 생산 과정에서 공정 변경이나 원자재 변화가 있을 때, AI 모델을 빠르게 재학습하기 위해 제온 CPU를 활용하는 방안도 실험하고 있다.
제온 프로세서는 병렬 연산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으며, 인텔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라는 특수 가속기를 통해 딥러닝 학습과 추론 성능을 향상시킨다. 이를 통해 기존에 별도의 GPU를 필요로 했던 파인튜닝 작업을 CPU 중심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시스템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인텔과 LG이노텍의 협업은 AI와 반도체, 제조업 현장이 어떻게 결합해 새로운 생산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비용 효율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구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조사들이 AI 도입을 검토할 때 중요한 참고 모델이 될 전망이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