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스마트시티 구현에 박차를 가하며 도시 단위의 기술 실증 무대를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AI 기반 교통관리 시스템, 에너지 효율형 모빌리티 등 차세대 기술을 현실에 접목하며, 유럽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빠르게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오는 9월 9일 뮌헨에서 개최되는 ‘IAA 모빌리티 쇼 2025’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 연방디지털교통부(BMDV)는 지난 7월 ‘EKMI’라는 민관 협의체를 발족하며 전기차 확산, 철도·수운 강화, 재생연료 확대, 지역 교통 혁신, 물류 탄소중립 등 5대 기후중립 교통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미 지난 4월에는 AI 기반 교통 최적화 프로젝트를 시작해 라이프치히와 란다우를 실증 도시로 선정했으며, 올해 말까지 총 45개 지역에 AI 교통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독일 항공우주센터(DLR)는 브라운슈바이크 시에서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운행을 시작했다. 차량 하부에 ‘드라이브보드(Driveboard)’를 두고 사람이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캡슐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도심 내 라스트마일 물류와 이동 수단을 동시에 커버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구조다. 독일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3500만 유로를 투입하며 실증을 넘어 상용화 가능성까지 검증하고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 역시 자율주행, 스마트 교통, 도로 안전, 커넥티드 인프라 등 12개 핵심 분야에서 통합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도로 기반 데이터 설계, AI 기반의 교통흐름 제어, 도시-농촌 간 연결 플랫폼 등이 포함되며, 이는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과 도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설계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집합체가 될 무대가 바로 IAA 모빌리티 2025다. 이번 행사는 전통적인 자동차 전시회를 넘어 도시 전역을 하나의 스마트시티 쇼케이스로 전환했다. 뮌헨 시내 곳곳에 마련된 시승 구역과 실증 공간에서 참가자들은 실시간으로 자율주행 기술이나 AI 교통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으며, 전시장 내부뿐만 아니라 도심 전체에서 전시와 체험이 연계된다.

 

특히 DLR은 이번 IAA에서 초저입자 배출 전기차를 공개한다. 브레이크 및 타이어 마모로 인한 비배기 입자까지 억제하는 신개념 EV로, 도심 대기질 개선과 관련된 새로운 기술적 해법을 제시한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데이터 기반 도시 인프라 설계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선보이며 기술과 정책 간 협업 모델을 제안할 예정이다. BMDV는 전시장과 야외 부스를 모두 운영하며 도시교통 기술과 정책을 입체적으로 전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독일 스마트시티 전략이 단순한 기술 실증을 넘어, 정책 주체와 기술 기업, 연구기관 간 협업을 중심으로 한 유럽형 도시 전환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각 도시의 정책 방향과 인프라 모델에 대한 이해, 그리고 연구기관 및 공공 부문과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라는 조언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독일 스마트시티는 실증 단계를 지나 통합 솔루션과 협업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연구기관과 지자체와의 공동 프로젝트가 시장 진입의 핵심 경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