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개국에서 총 8만6521명의 참관객 방문...AI 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해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가 지난 23일(금)을 끝으로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AI를 중심으로 진화한 이번 전시회는 막강해진 대만 AI 산업 생태계를 경험하는 자리였다.
컴퓨텍스 2025는 34개국 1400여 기업이 참가해 4800여 개의 부스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측은 152개국에서 총 8만6521명의 참관객이 방문했으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AI 기술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AI Next’라는 주제를 앞세워 주요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해 AI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협업 기회를 창출했다.
전시 일정 전반에 걸쳐 대만은 기술 혁신의 실험장이자 중심지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하며,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주도할 만한 역량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주인공은 단연 엔비디아 그리고 젠슨 황 CEO였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대만 AI 생태계는 그야말로 '원팀'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그림이었다. 특히 젠슨 황은 전시회 개막 전 열린 키노트를 시작으로 전시회 부스투어, 미디어 Q&A 등 주요일정을 소화하며 화제몰이에 나섰다.
전시 기간 동안, 젠슨 황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였다. 19일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은 대만에 슈퍼컴퓨터 구축과 함께 엔비디아 대만 신사옥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대만 정부, TSMC, 폭스콘 등 주요 파트너와 손잡고 대만 최초의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베이터우 지역에 설립될 신사옥 '엔비디아 콘스텔레이션'을 발표하며, AI 중심지가 될 대만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음날 젠슨 황은 컴퓨텍스에 참가한 주요 파트너사 부스를 방문하며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SK하이닉스 부스에 방문한 젠슨 황은 SK하이닉스 임직원의 노고를 인정하며, HBM4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10분 남짓 부스에 머물며 HBM4가 전시된 곳에 자신의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21일 열린 미디어 세션에서도 젠슨 황의 깜짝 발언은 계속됐다. 젠슨 황 CEO는 취재진과 질의응답하면서 엔비디아가 생각하는 AI 컴퓨팅의 방향성과 로드맵을 설명했다. 특히 중국시장과 그들의 기술을 여러 차례 언급함으로써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낸 반면,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남겼다. 그는 AI 확산 규칙(AI Diffusion Rule)을 언급하며, 미국은 자국 기술을 빠르게 확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AI와 로보틱스, 차세대 컴퓨팅, 스마트 모빌리티였다. 이는 가트너가 발표한 ‘2025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와도 맥을 같이한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자율형 AI, 휴머노이드 로봇, 고성능 컴퓨팅이 산업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페가트론은 인터랙티브 바이오미메틱 로봇 개와 몰입형 VR 기기를 활용해 인간과 기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벤큐는 시각 추적과 동작 감지, 스마트 분석 기술을 결합한 AI 골프 시뮬레이터를 선보여 스포츠와 AI의 융합 가능성을 실감케 했다. 어드밴텍과 솔로몬은 자율이동로봇(AMR), 협업형 로봇 팔, AIoT 플랫폼 등 스마트 제조 관련 기술을 통해 대만 제조업 경쟁력을 강조했다.
지능형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대만첨단차량기술발전협회(TADA)가 스마트 모빌리티 전시관을 운영하며 페가트론, 시스템 일렉트로닉스 등 19개 브랜드와 함께 자율주행과 전기차 중심의 기술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대만이 차세대 교통 인프라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하고자 하는 전략이 엿보였다.
컴퓨텍스와 동시 개최된 InnoVEX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12.5% 성장한 규모로 열렸으며 총 450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태국과 필리핀은 국가관을 처음 선보이며, 각국에서 파견된 22개 스타트업이 기술 잠재력을 선보였다. InnoVEX 포럼에는 AWS, 구글 클라우드, 엔비디아, 퀄컴, 솔로몬, 어드밴텍 등 주요기업과 산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AI를 활용한 혁신 사례와 디지털 전환 전략을 공유했다.
컴퓨텍스 2026은 대만 타이베이 난강 전시관에서 내년 6월 2일부터 5일까지 총 4일간 열린다.

헬로티 서재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