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상반기, 한국 엔지니어링 산업이 사상 최저 수준의 업황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 발주 물량 감소와 고금리로 인한 설비투자 위축 등 복합적인 악재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엔지니어링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엔지니어링 업계의 업황은 2024년 상반기 대비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4년 하반기 업황BSI(Business Survey Index)는 77.4에서 62.2로 15.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정부의 조기 재정 집행으로 인한 공공 발주 물량 감소와 고금리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축, 설비투자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2025년 상반기 업황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업황BSI는 58.4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어, 지수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2025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전년 대비 3.4% 감소한 25.5조 원으로 편성되면서, 공공 발주 물량이 5.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술 부문별로는 건설 분야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2025년 상반기 건설 업황BSI는 58.6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도달할 전망이다. 기계·전기·설비 부문 역시 민간 투자 부진으로 인해 업황BSI가 5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정보통신 부문은 코로나 특수가 끝나면서 50.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 분야는 탈원전 정책 전환으로 한때 호전됐으나, 2025년 상반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규모에 따른 분석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대기업의 업황BSI는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던 2024년 상반기의 101.5에서 2025년 상반기에는 65.2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기업은 2024년 하반기에 이미 43.4로 50 미만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에도 45.5로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불황 속에서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중 엔지니어링 기업의 매출액은 1.9%, 순이익은 2.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소기업은 매출이 2.7% 줄어들고, 순이익은 3.3%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황 상황에서 수주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 모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