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면서 무더웠던 여름이 물러가고 있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로 다양한 먹을거리가 등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비만인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의 걱정도 커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식욕이 증가하는 데다 맛있는 음식들이 쏟아지는 가을철은 우리 아이들의 식단 관리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 되는 게 사실이다.
과거에는 못 먹는 것이 걱정이었지만 요즘에는 잘 먹는 것이 걱정이 됐다. 이 때문에 가을에는 천고아비(天高兒肥)를 주의해야 한다. 최근 부모들 사이에서 경각심이 커진 ‘성조숙증’ 역시 지나치게 잘 먹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성조숙증은 대부분 비만에 기인한다. 대표적인 증세는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는 것이다. 체지방률이 증가하면 성호르몬의 분비가 촉진, 사춘기가 일찍 찾아와 결과적으로 뼈의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이 가능한 시기가 크게 줄어든다.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기 때문에 훌쩍 크는 시기도 빨라 초반에는 또래보다 훌쩍 키가 크지만 성장기간이 몇 년 줄어들어 버리기 때문에 최종 키는 작을 수밖에 없다.
비만이 사춘기 조숙증에 영향을 주는 주된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장호르몬에 대한 호르몬 내성이 증가하게 됨으로써,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여도 산만하면 성적이 안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아디포카인 등의 물질들이 사춘기 중추에 작용해 사춘기 발현을 유도시킨다. 키뿐만 아니라 비만아는 체지방의 증가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땀을 통해 무기질이 빠져나가게 됨으로써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학습 능력이 저하될 위험도 크다.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 전문인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여학생의 경우에는 30kg, 남학생의 경우에는 42kg 정도가 되면 사춘기, 즉 성호르몬의 분비가 시작된다”며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기는 등 성징이 나타나거나 30kg 이상이 되면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우리 아이의 키를 키우고 싶다면 키가 다 자랄 때까지 먹을거리에 신경써야 하며 주기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성조숙증 위험 자가진단 등을 통해 조기에 성장클리닉 등 전문의료기관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