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마트미터인가?
2015년 3억 대 전망…새로운 BM 창출 기대
스마트그리드의 대표적인 분야인 스마트미터에 세계가 달려들고 있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 중국이 이 분야에 적극 대 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대대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5년에는 3억 대가 깔릴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미래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환, 조성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정책기획단
계획정전 문제와 전력망 부실을 해결하는 대안으로서 스마 트미터로 전력을 시각화하고 수요에 따른 동적 요금제가 가능 한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진과 쓰나 미 후폭풍으로 인해 후쿠시마 지역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 되고 전력 수요가 공급 능력을 넘어서며 도쿄 전역에서 계획 정전 실시되고 있다. 실시 지역 간 불평등, 동일 지역 내 실시 빈도 불평등이 제기되는 등 계획 정전에 대한 불만이 일본 전 력망에 대한 신뢰 약화로 이어졌다.
스마트그리드는 인프라에서 최종 응용 서비스에 이르기까 지 관련 산업이 넓게 포진하고 있어 고용과 경기부양에 적합 한 핵심 사업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과 유럽은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스마트그리드 로드맵’발 표와 실증단지 조성 등 다양한 형태로 산 업 활성화를 위해 2030년까지 27조 5천 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스마트미터가 왜 필요한가?
스마트미터는 일반적으로‘에너지 사 용량을 실시간으로 계측하고 통신망을 통 한 계량정보 제공으로 가격정보에 대응하 여 수용가 에너지 사용을 적정하게 제어 할 수 있는 기능을 갖는 디지털 전자식 계 량기’라고 정의된다.
양방향 통신을 가능케 하는 통신 모듈 을 탑재하고 있어 홈 네트워크에서 통신 게이트웨이 역할과 다양한 가전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역할까지 확장 가능하다.
스마트미터의 도입은 수용가 측면에서 보면 스스로 사용 에 너지 정보를 파악하고 이용해 에너지 절약 의식을 높일 수 있 다. 또 전력회사 입장에서는 업무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으며 사회 전체적으로 제공되는 에너지 사용 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 등을 통해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한다.
2015년 3억대 보급 전망
미국의 마케팅 리서치 업체인 파이크 리서치(Pike Research)는 스마트미터 출하 대수가 2010년 1,800만 대에서 향후 5년간 23%에 달하는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 2015년에는 5,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까지 4,600 만 대에 불과했던 스마트미터 누적 설치대수가 2015년에는 2 억5,000만 대(시장 규모 약 39억 달러)를 넘어서 전체 전력 계 량기의 18%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인 베르그 인사이트(Berg Insight)도 현재 15~20% 정도인 유럽과 북미 지역의 보급률이 2015년 50%에 근접하고, 아태 지역은 현재 1% 미만에서 25%에 이르는 등 2015년 세계 스마트미터 시장이 3억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 고 있다(누적 설치대수 기준).
현재 세계 전력 계량기는 약 13억 대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스마트미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도 못 미치고 있어 대체 수요시장이 매우 큰 것으로 기대된다.
스위스의 스마트미터 메이저 업체인 랜디스앤기어 (Landis+Gyr)와 미국의 아이트론(Itron)이 세계 스마트미터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홀리 미터(Holly Meter) 등 중국 업 체들도 두드러진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내 기타 주요 업 체로는 GE 에너지(GE Energy), 센서스 (Sensus), 엘스터(Elster), 에셜론 (Echelon) 등이 있다.
아이트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업체별 점유율은 랜디스앤기어가 12%, 아이트론 11%, 홀리 미터 8%, Ningbo Sanxing 6%, Jiangsu Linyang 6%이다.
빠르게 대응하는 주요 국가
미국은 전력 공급의 신뢰도를 향상하고 전력 수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미터 도입을 추진해왔다. 북동부의 대규모 정전(2003년 8월) 등을 계기로 전력 공급에 대한 신뢰도 회복 니즈가 증가하고, 수요(최대 전력)는 증가하는 반면 환경 제약 등에 따른 신규 전 원의 확보가 곤란하다는 등의 이유로 수요 억제책으로서 수요 반응(Demand Response)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고 이를 해 결하기 위한 툴로서 스마트미터의 역할에 주목했다.
2003년의‘Grid 2030’을 출발로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으며 미국 내 스마트미터 도입은 매년 빠르게 증가하는 추 세다.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에 따르면, 미국의 스마트미터(AMI Meter) 보급률은 2006년 0.7%, 2008년 4.7%에 이어 2010년 에는 8.7%로 증가했다.
보급 대수 기준으로 보면 2010년에 1,283만여 대에 육박하 고 있으며, 2013년경에는 5,200만 대(전체 미터의 약 3분의 1)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의 경우 원격검침과 계통정보 파악, 전력 부정사용 방 지, 기존 검침 방법(1~2년에 1회)보다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한 수용가의 에너지 절약 의식 확산과 전력 소매 부문 자유화 에 따른 고객 서비스 향상 등이 도입 배경이다.
2009년 7월‘제3차 EU 전력 자유화 지령’에 따르면 스마트 미터 도입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경우, 2020년까지 전 수용 가의 최소 80%에 스마트미터를 도입하도록 규정했다.
유럽 각국에서는 이 지령에 입각하여 스마트미터 도입을 위 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 스웨덴이 먼저 추진 하는 가운데 주요국들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아태 지역에서는 호주가 가장 앞서가는 가운데 중국, 인도, 일본, 뉴질랜드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는 2012년 전 지역 도입을 검토 중이며, 빅토리아주의 경우 2006년 스마트미터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 선행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은 스마트미터 조달과 관련해 2009년~2010년에 걸쳐 약 1,000만 대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고, 2011년~2013년에 걸 쳐 3,043만 대에 대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2020년대의 가능한 빠른 시기에 모든 수용가 에 스마트미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대규모 도입 실증 사업 전개 중이다.
우리나라도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 상에 단계별 투자 계 획을 분명히 했다. 2010년 1월, 2030년까지 3단계로 구성된 단계별 추진 시나리오를 담은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을 발 표했다.
5대 추진 분야의 하나인‘지능형 소비자’분야 추진 목표에 따르면‘스마트미터 및 AMI 구축’을 명시하고, 로드맵 이행을 위한 정책 과제에 스마트미터 설치 의무화를 통해 2020년까 지 전체 수용가에 대한 스마트미터와 양방향 통신 시스템을 구축한다.
2011년 2월, 스마트그리드 사업 활성화 계획에서는 스마트 그리드 보급·확대 기반 구축의 일환으로 2020년까지 스마트미터 보급을 완료한다고 명시했다. 지식경제부는 연내 스마트 미터 등을 포괄한 AMI 조기 보급을 위해 보급 목표, 재정 지 원, 표준화 등의 정책 방향과 가구별 전력 사용 패턴 등 전력 정보 서비스 사업이 가능하도록 전력 정보 수집ㆍ활용ㆍ보호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2010년 말 현재 스마트미터 보급률은 5.7% 수준이며, 이 가 운데 고압고객은 99.9% 보급이 완료됐으며, 저압고객의 경우 1,753만 호 중 89만호(4.8%)에 보급됐다.
2011년 75만 호에 추가 보급 예정이며, 2012년 100만 호, 2013년 200만 호 등 2020년까지 모두 1,700만 대를 보급한다 는 계획이다.
한국전력은 2010년 55만 대의 스마트미터를 발주한 데 이 어 2011년에는 전년 대비 약 36% 증가한 75만 대를 입찰 공고 한다는 계획이다. LS산전, 일진전기, 누리텔레콤, 우전앤한 단, 피에스텍 등 국내 주요업체들이 경쟁한고 있다.
도입하면 무엇이 달라지나?
■ 장밋빛 비즈니스 모델 = 스마트미터의 도입과 보급을 위 한 각국의 투자 확대에 따라 기존 계량기의 제조, 설치, 계량에 서 벗어나 스마트미터 제조나 설치와 관련한 비즈니스가 확대 되고 있다. 스마트미터 제조에 있어서는 제조업체(아이트론, 랜디스앤기어, GE 등), 스마트 네트워크 구축업체[실버 스프링 네트워크(Silver Spring Networks) 등]가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미터 설치를 위한 일자리 창출은 긍정적인 면이나 계 량 부문의 경우 감소하는 부정적인 면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향후 5년간 약 2,000만 대의 스마트미터 설치를 위해 1,6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반면 약 2만8,000개의 기존 계량기 검침 일자리가 사라질 전 망이다.
■ 전력업계의 IT화 = 스마트미터 설치에 따라 전력회사가 관리해야 할 고객 전력 소비정보의 폭발적인 증대는 전력업계 의 IT화를 앞당기고, 전력 소비정보와 관련한 비즈니스 등을 창출할 것이다. 전력업계에서는 정보관리와 처리를 위한 데이 터센터의 정비, 관련 장비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한편, 정보 처리와 시설을 관리하기 위한 IT 인력의 채용 등이 더욱 적극 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구글, MS 등 인터넷 기업들과 그리드포인트(GridPoint), 텐 드릴(Tendril) 등 IT 벤처기업들은 전력 소비정보를 정리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를 비즈니스로 창출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9년 2월 파워미터(PowerMeter), MS는 같은 해 6월 홈 (Hohm)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진입했으며, 그리드포인트와 텐드릴은 전력회사가 구축한 AMI와 연계한 솔루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의 파워미터는 스마트미터나 에너지 관리기기로부터 수집된 전력소비 데이터를 자사 데이터센터를 경유하여 iGoogle 상의 가제트에 표시하는 서비스다. 수입의 대부분은 구글 애드워드Adwords), 애드센스 (Adsense) 등 검색 서비스와 연동한 광고 수입으로 파워미터 를 통해 유저의 웹 체류 시간을 늘려 광고 열람 횟수를 증가하 는 것으로 수입 증가를 도모하고 있다.
■ 스마트가전 확대 = 스마트미터를 활용한 수요반응 필요 성에 따라 전력 소비정보의 발신과 전력 소비 제어가 가능한 가전기기(스마트가전)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가전 시장 규모는 2011년 30억6천만 달러에 이르고, 향후 5년간 5배로 확대, 2015년에는 151억8천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컨설팅 업체인 지피라임(Zpryme)에 따르면 종류별로는 세탁기(23%), 냉장고(18%), 건조기(15%)의 비중이 크고 지역별로는 미국 (2015년, 36%)과 중국(2015년, 18%)이 큰 시장을 형성한다.
■ 보호와 보안의 급부상 = 전력 사용정보는 개인의 생활습 관 정보 등을 포함한 개인 비밀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프라이 버시ㆍ시큐리티 측면에서 적절한 보호 조치가 이슈로 대두되 고 있다.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전력회사는 개인의 동의를 전 제로 전력 사용정보 관리업체 등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민간 사업자 등 제3자에게도 개인정보 취급 사업자로서의 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
시큐리티 측면에서는 개인정보의 누설, 사이버 테러, 해킹 등 정보보안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측면, 관리 운용 측면에서 충분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파이크 리서치 는 스마트미터 시큐리티에 대한 세계 투 자 규모가 2015년까지 향후 5년간 1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 시급한 표준화 = 스마트미터의 조 기 확산을 위해서는 제품 가격의 다운이 중요하다. 전력업체와 스마트미터 제조업 체가 공동으로 제품 혹은 부품 레벨에서 표준화, 공통화 등을 통해 코스트다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미터 가격뿐 만 아니라 이를 포함한 업무 시스템 전체 관점에서 코스트다운이나 효율성을 추구 할 필요도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스마트미터 도입은 사회간접자본의 하나인 전력과 IT가 융합된 스마트그리 드 시장을 여는 첫 단추로 새로운 성장 분야다.
수용가, 전력회사, 나아가 사회 전체적 으로 에너지 절약,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되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 주요국에서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미터 보급이 10%에도 못 미치고 있어 대체 수요 시장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등 시장 측면에서도 초기 스 마트그리드 관련 시장 중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 로 기대되며, 국내 관련 기업의 적극적 진출이 요구되고 있다.
시장 규모면에서 한계가 있는 국내 시장을 탈피하여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유망한 해외 시장 진출 을 적극적으로 겨냥할 필요도 있다.
스마트미터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IT 업계에도 많은 가능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관련 신사업 의 개발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미터 확 대·보급은 고객 전력소비 정보의 폭발적인 증대를 가져오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ㆍ활용하기 위한 관련 비즈니스가 주목 을받고있다.
일례로 미국 그리드포인트와 텐드릴은 전력회사가 구축한 AMI(스마트미터, 양방향 통신, 메타데이터 관리 시스템으로 구성)와 유기적으로 연계 가능한 솔루션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은 스마트미터나 양방향 통신망 시 스템 등 AMI를 구성하는 기기의 판매가 주류이나, 부가가치 측면에서 향후 후단으로 부가가치가 옮겨 가는 변화가 예상 된다.
이와 관련 스마트미터 등 AMI 기기 제조업체의 부가가치가 점점 저하되는 반면, 전단의 부품업체나 후단의 시스템 통합 업체로 부가가치가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IBM, GE 등은 자사 제품의 시스템화나 솔루션화를 통해 후단의 부가가치 확보를 목표로 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 으로 AMI 기기를 제공하는 벤처기업과의 제휴를 본격화하고 있다.
IBM은 2009년 8월 트릴리언트 (Trilliant, 양방향 통신망 시스템 제공)와 제휴하여 이 시스템을 자사 솔루션에 포 함시키면서 업계 표준을 위한 협업을 추 진하고 있다.
GE의 경우 2009년 7월 텐드릴(전력회 사용 B2C 서비스 플랫폼 제공)과 제휴하 여 스마트 가전과 전력망의 연계 강화 기 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미터를 활용한 수요반응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전력소비 정보 발신과 전력 소비 제 어가 가능한 스마트가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GE와 월풀(Whirlpool)은 2015년까지 네트워크 기능을 내 장한 가전제품의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으며 중국의 하이얼 (Haier)은 2010년 4월 스마트미터 제조업체와 제휴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미터와 연계한 스마트가전 시장을 선도 해 중국 등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세계 가전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무선 인터넷을 탑재하고 전력 사용을 효율 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냉장고를, LG전자는 스마트 절 전 기능을 적용한 스마트 냉장고를 각각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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