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정보전달인프라‘AMI’기술개발이관건
기존 전력망에 통신기술을 접목시켜 수급간의 실시간 양방향 정보전달을 통한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제고하는 전력 체계인 스마트그리드는 실시간 측정 및 에너지원의 분산처리 및 저장기술이 중요하며 특히 공·수급자 사이의 양방향 정보 전달 인프라인 AMI가 핵심이다.
김남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스마트그리드 개념
(1) 스마트그리드 정의
스마트그리드는‘발전-송배전-판 매’의 단계를 갖는 기존의 단방향 전력 망에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해 전력 공급 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 할 수 있도록 하는‘지능적인 차세대 전 력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현재 공급 자 위주의 일방적인 전기 공급 구조에 서 벗어나 수요자의 상태를 양방향 통 신을 통하여 파악함으로써 에너지 생 산, 운용,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는 전력 체계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그리드는 크게 발전- 송배전-수요처에 이르는 하단의 물리 적 전력설비층, 전력 수급 주체간 정보 교환을 가능케 하는 LAN(Local Area Network), WAN(Wide Area Net work), FAN(Field Area Network), AMI(Advanced Metering Infras tructure), HAN(Home Area Net work) 등의 통신층, 그리고 AMI, 수요 반응(DR), 전기차 충전, 분산발전 및 저 장 등 응용 서비스를 구현하는 정보기 술 층 등 3개층으로나뉜다.
현재 소비자는 사용 시간대에 상관없 이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책정되는 요 금제를 적용받고 있으나, 스마트그리드 를 통해 사용량의 실시간 측정이 가능 해지면 전력 공급자는 탄력적으로 전력 의 수급 상황에 따라 공급량 및 가격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는 사용 시간대에 상관없 이 일정한 요금을 내지 않고 실시간으 로 미터 및 인터넷을 통해 전력 가격 및 사용 행태에 대한 파악이 가능하기 때 문에 사용량 조절과 같은 전력 소비 행 태의 변화가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에너지원의 활 용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의 저장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케 하는 처리 기술이 중요하다. 현재의 전력은 생산과 소비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생 산된 전력을 저장하여 공급할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전력회사는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최대 소비량 을 기준으로 발전소를 건설하며, 이는 연간 전력소비량의 편차로 인하여 낮은 설비 가동률의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력소비량의 증가 에도 불구하고 피크타임과 평상시의 수 요 격차로 2009년 평균 발전설비 이용 률은 67.8%로 2005년 이후 크게 변화 하지 않고 있다. 또한 피크타임에는 LNG, 수력 등 고비용 원료의 사용으로 인해 전력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피크타임에 재생에너지 등 분산된 발전원으로부터 저장된 전력 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추가 발전소 건설을 막고 전력 공급 및 소비 에 있어서 효율성을 꾀할 수 있게 된다.
2) 스마트그리드 구성 요소
스마트그리드는 스마트미터링을 가 능케 하는 AMI, 분산 에너지원을 관리 하는 EMS(Energy Management System), 소비자가 전력가격에 따른 반 응할 수 있게 하는DR(Demand Response),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등과 관련한 에너지 저장 설비, 배전자동화 시스템 등이 구성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그리드의 구성 요소에 있어서 수용가와 전력회사간의 스마트 미터링을 구현하는 AMI가 핵심이다. 스마트미터링은 단방향 원격 검침인 AMR이 진화된 형태로서 수용가와 전 력 회사간 전력소비량의 실시간 측정뿐 만 아니라 사용중인 전력의 품질, 서버 와의 통신, 공급자와의 사전계약을 바 탕으로 전력 소비량을 자동으로 제어하 는 기술 등을 포함한다. AMI는 스마트 미터링을 통하여 실시간 요금제를 제공 할 수 있고 사용자에게 수급 상황에 따 라 변화하는 예상 가격을 하루 전이나 수시간 전에 알려줌으로써 사용자로 하 여금 능동적인 에너지 조절(DR)을 가능 토록 한다. 또한 DR 이외에도 전력회사 측면에서 전력부하를 예상하고 제어 및 정전 관리를 가능토록 함으로써 효율적 인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EMS라는 분산형 에너지 관리 기술 도 반드시 요구된다. 스마트그리드가 확산될수록 원자력, 화력 등 대규모 발 전시스템이 아닌 풍력, 태양열, 수력, 조 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소형 발전기(마이크로그리드) 등이 분 산되어 설치된다. 더구나 분산된 발전 원은 기존 발전시스템에 비해 전력 공 급의 안정성이나 품질이 떨어질 수 있 기 때문에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품질 유지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마지막 으로 저장설비 관련 기술이 중요한 기 술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양수발전소 가 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력 저장기술의 발달은 전력수요의 분산과 대체 발전원의 출력 변동 리스크도 줄 일 수 있기 때문이다.
(3) 스마트그리드 도입 배경
현재의 전력망은 도입된 지 오래되어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매우 노후화되어 있기 때문에 송배전 과정에서 전력손실이 많고 품질이 낮다. 전력품 질이 낮은 경우 반도체 설비나 의료기 기, 디지털기기 등은 짧은 순간에도 정 전이나 전압이 허용치를 넘어설 경우 고장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전력품질 저하로 인해 2007년 송배전 손실률이 7.4%에 이르며 전력품질 저하로 인한 경제 손실 규모는 연간 1,500억 달러에 이르는 것 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기타 선진국도 손실률이 7.8%, 6.7% 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우 리나라는 손실률이 4%로 선진국에 비 해 낮은 편이지만 송배전에 따른 전력 손실 규모는 연간 8,000억원으로 적지 않은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한 사용 효율성 증대도 또 다른 배경이 라할수있다.
기존의 발전설비는 안정적인 대신 대 규모 전력시스템 구축비용을 필요로 하 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발생하는 전력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재투자 규모도 커지는 단점이 존재한다. 전력량 공급 은 여름철 등 전력량 소비가 많은 피크 수요에 맞추어 이뤄지기 때문에 낮은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잉여 발전시설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잉여전력을 저장하 거나 전력소비를 분산시킴으로써 이러 한 재투자 및 값비싼 원료 사용으로 인 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 리나라의 경우 2030년까지 원전 7기를 덜 지을 경우 연간 8,000억원 규모의 한국전력 CAPEX가 절감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특정 시간대, 전력 품질 등에 따른 차별적 요금제를 통하 여 소비자의 전기사용 및 전력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전체적인 에너지 비용 을 절감할 수 있다. 지경부는 현재 기준 의 전기요금을 녹색요금제, 품질별 요 금제, AMI 등을 통해 10% 줄이면 연간 3조원의 요금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 고 있다.
에너지 수요증가에 따른 대체 에너지 활용 측면에서도 스마트그리드는 적극 적으로 도입이 고려되고 있다. 지경부는 2030년까지 스마트그리드를 구축시 에 너지 소비의 3%를 절감하고 피크 부하 의 6%를 낮추어 원전 7기(1GW급)를 덜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 히 우리나라는 에너지 고소비 산업의 비 중이 높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율이 높 지만 석탄·석유는 대부분 해외에서 수 입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에 화석에너 지 고갈에 따른 대체 에너지원 확보와 소비절감을 위해 스마트그리드를 도입 하려 하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재생에너지 활용은 글로벌하게 진 행되고 있으나 풍력이나 태양열 등 재생 에너지는 자연 상태에 따라 발전량 변동 이 크기 때문에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 축을 통한 안정적인 에너지 포집·관리 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경제 를 회복시키기 위해 각 국가들은 스마 트그리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인프라에서 최종 응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관련 산업이 넓게 포진하고 있어 고용 및 경기부양에 적 합한 핵심 사업이라는 국가적 인식이선진국을 중심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 이다. 미국의 경우 스마트그리드에 향 후 5년간 연간 100억 달러씩 투자하면 23만9천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 으로 나타났으며 200억 달러씩 투자하 면 47만7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 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 인도 등 화석연료 의존율 이 매우 높은 국가들의 경우 대도시화 와 경제발전에 따른 에너지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어 전력수요 증가와 전력 망 등 시설 구축에 따른 시장이 크게 형 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국제 에너지기구(IEA)에서는 북미, 유럽, 일 본을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2030년까지 약 3조 달러를 형성할 것으 로 전망한 바 있다.
스마트그리드 가치사슬
(1) 통신을 위한 부품에서 그리드 솔루션까지 폭넓게 분포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한 가치사슬 은 AMI 구축에 필요한 기기간 양방향 통신을 가능케 하는 칩셋 및 모듈을 제 조하는 최상류와, 양방향 스마트미터링 을 가능케 하는 AMI 관련 H/W와 S/W, 시스템을 제공하는 분야, 그리고 송배 전 장비, 축전 등 전력망 최적화 및 자동 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분야로 나뉠 수 있다. 통신 컴포넌트 분야는 크게 PLC(전력망 통신)을 중심으로 한 전력 망 계열과 Zigbee 기술이 주축이 된 무 선통신망 계열로 시장이 나누어져 있으 며 덴마크의 Zensys가 주도하는 ZWave가 유럽을 중심으로 무선 네트워 크 표준에서 Zigbee와 경쟁하고 있다.
AMI H/W는 기존의 기계식 미터 제 조업체들이 IT 기술을 결합하여 스마트 미터 제조업체로 변화하며 시장을 주도 하고 있다. 미국의 Itron, 유럽의 Landis+Gyr 등이 스마트그리드 영역 에서 미터링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그리 드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시스템 및 서 비스 분야 등 가치사슬의 후방 영역으 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단순 자동원격검침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전력사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용가(소비자)가 가전기 기나 전력장비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제 어를 가능케 하는 IHD(In-Home Display), ESP(Energy Service Poral) 등의 장비시장이 형성되며 관련 업체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는 LS산 전, 옴니시스템, 누리텔레콤 등이 스마 트미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전기가 IHD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AMI 시스템도 AMR(자동원격검침) 제조업체를 주축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IT 기술과의 통합이 필수적이 기 때문에 S/W 및 시스템 구축에 경쟁 력을 갖고 있는 업체도 활발히 참여하 며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IBM, SAP, Oracle 등이 S/W 플랫폼을 제공 하고 있으며 Google은 GE 및 Tendrill, Energy Inc. 등의 계측기기 제조사와, Microsoft 등은 Alstom 등과 제휴를 통 해 소비자단에서의 스마트그리드 영역 에 진출한 상황이다. 국내 업체로는 누 리텔레콤, 한전KDN, LS산전 등이 AMI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장비를 공급 하고 있으며 SK텔레콤, 삼성SDS 등이 스마트그리드 인프라 구축 및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Grid 솔루션은 재생에너지원의 분배 및 저장관리를 위한 EMS, 송배전 지능 화를 위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럽의 ABB, Siemens, Areva 등이 시장을 주 도하고 있으며 미국의 Gridpoint, S&C Electric Company 등이 참여하고 있 다. 국내에는 LS산전, 일진전기, 한전 KDN 등이 송배전기기를 공급하고 있 으며 한전KDN은 송배전 제어 자동화 솔루션 부문에 기술력을 갖고 있다.
(2) 영역간 컨버전스와 이종 업체간 합종연횡
활발 공급 영역에서 발전원의 다양화에 따 른 분산발전과 현명한 전력소비를 가능 케 하는 스마트미터링의 도입, 자급자 족형 빌딩의 등장, 그리고 송배전 영역 에서의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컨 버전스형 기술의 도입으로 통신과 전력 두 가지 기술의 결합을 위한 업체간 기 술 제휴와 M&A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능망 관련 기술을 보유한 Gridpoint의 경우 2008년 전기차 충전 관련 기술을 보유한 V2Green을 인수했 으며, 지능형 전력망 기술을 보유한 BPL Global의 경우 2007년 Tyron Technology를 시작으로 Severon Corp, Connected Energy Corp, Plan B Substations 등 관련 업체를 인수해 왔다.
미국의 Itron도 아날로그 계량기 제조 업체에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을 인수했으며 2007년에는 AMI 솔루션을 제공하는 Actaris를 인수, AMI 솔루션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로의 변화로 계측기기 및 송배전설비가 IT와의 결합으로 지능화 되면서 기존 기기 제조업체들 외에도 유 관 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분화되어 있 던 영역간 제휴 및 유관업체들의 참여로 경쟁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Copyright ⓒ 첨단 & 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