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조등, 조명 등 백색 LED 분야 적용 기대
국내 연구팀이 백색 LED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열에 의하여 빛의 세기가 감소하지 않는 신개념 형광체를 개발했다.
형광체는 LED의 빛을 받아 색을 변환하는 물질로 백색 LED 구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소재다. 하지만 대부분의 형광체는 온도가 높아지면 빛의 세기가 감소하여 효율이 저하된다. 연구팀은 온도가 증가할 때 능동적으로 상변화를 수행하여 고온에도 빛이 줄지 않아 효율 저하가 없는 ‘스마트 자가치유 형광체’를 개발한 것.
백색 LED는 근자외선 또는 청색 LED와 형광체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이 방식으로 제작한 백색 LED는 장시간 구동 시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과 외부 수분에 의하여 발광 세기가 변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LED를 구성하는 형광체가 가진 특성 때문이다. 형광체는 LED의 빛을 받아 가시광선 영역대로 빛을 내는 색변환 소재인데, 현재 LED 제작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형광체는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발광강도가 떨어지는 열적 소광 현상*을 보인다. 따라서 LED의 발광 세기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형광체가 LED 구동 시 발생하는 열과 외부 수분에 대해 안정적이어야 한다. 특히 고출력용으로 응용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형광체의 열적 안정성은 관련 업계 및 연구계의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낮은 열적 소광을 보이는 상용 형광체는 200℃에서 상온 대비 12~20% 정도 빛의 세기가 감소한다. 이러한 발광저하를 극복하기 위하여 형광체 표면에 코팅을 하거나 형광체를 유리 소재와 결합하여 플레이트(plate) 형식으로 제작하기도 하지만, 제안된 방법들은 새로운 공정을 추가함에도 불구하고 열적 소광의 정도를 감소시킬 뿐 열적 소광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형광체의 열적 소광 현상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 사람의 세포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상처(열적 소광)를 치료할 수 있는 치유센터(빛으로 전환될 수 있는 광자 또는 전자)가 형광체 내부에 있다면, 형광체의 열적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여러 재료들을 탐색하였다.
▲ 그림 1. 형광체의 온도에 따른 발광 및 구조 변화 특성
25도에서 200도까지 온도를 증가시키면서 형광체의 광발광 스펙트럼을 측정하였을 때 초기 25도
의 세기와 200도까지의 세기가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었다(그림 a). 자가치유 형광체의 온도에
따른 엑스레이 회절(X-ray diffraction) 패턴 분석 결과 온도구간(25↔200oC)에 변화에 따라서 단
사정계(α상)와 육방정계(β, γ상)로 회복 가능하게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였다(그림 b).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자가치유 형광체는 인산염(phosphate) 기반의 나시콘(NASICON)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구조는 온도가 증가할 때 나트륨(Na+) 이온이 이동하여 형광체 모체 내 일정한 위치에 LED의 빛을 흡수할 수 있는 결함의 에너지 준위를 생성한다. 이 결함 준위는 에너지를 가둬놓는 역할을 하게 되며, 가둬진 에너지는 온도가 증가할 때 활성제의 발광 중심으로 이동한다. 연구팀은 온도 변화에 따른 형광체의 엑스레이 회절 패턴과 직접 제작한 시분해 형광 장치를 이용하여 밝혀낸 형광체의 구조적 특성을 형광체의 광학적 특성과 연관 지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온도의 변화에 따른 형광체의 상변화 특성이 고온에서의 형광체의 발광과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분석 결과들을 종합하여 연구팀은 온도 상승 시 열적 소광 현상을 보이지 않는 새로운 ‘스마트 자가치유 형광체’를 개발하였다. 또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광체 모델을 학계에 보고하였으며, 관련 특허를 국내외에 출원/등록하여 백색 LED 원천기술을 확보하였다.
이 연구는 새로운 스마트 자가치유(self-healing) 형광체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형광체 연구에서 난제라고 여겨졌던 형광체의 열적 안정성 부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무기 발광 물질 소재/소자의 열적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열적으로 불안정한 다양한 물질을 형광체로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연구로 국내 LED 산업계의 기술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LED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그림 2. 고출력 LED의 적용
a, 365 nm UV LED를 100-1000 mA 범위에서 전류를 증가시켰을 때 UV LED와 상용 청색 형광
체(commercial SMS:Eu2+), 자가치유 형광체(NSPO:Eu2+)의 상대적인 빛의 세기를 비교하였
다. UV LED와 사용 청색 형광체는 600-800 mA 범위에서 빛의 세기가 감소하지만 자가치유 형
광체는 고출력 조건(800 mA 이상)에서도 빛의 세기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UV LED와 형광
체를 함께 조합하여 백색 LED를 만들었을 때도 동일하게 상대적인 빛의 세기 변화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b). 자가치유 형광체로 제작한 백색 LED의 전류에 따른 스펙트럼(c)과 색좌표(d) 역
시 변화가 적음을 알 수 있다. 제작한 백색 LED의 e, 구동 전과 f, 구동 후의 실제 이미지이다.
임원빈 교수는“이 연구는 온도가 올라가더라도 형광체 빛의 세기가 줄어들지 않는 원천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것이다. 선행연구들은 형광체의 외부에서 물리적인 방법으로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에 비해, 이 연구는 형광체 내부의 특성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자동차 전조등, 조명 등 고출력 백색 LED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김진희 기자 (jjang@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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