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및 해상 재난, 재해 시 다양한 긴급 재난 통신 서비스 제공
국내 연구진이 지난 2014년 지상 통신망 붕괴 시 활용 가능한 위성통신의 핵심 모뎀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국내 중소기업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상용 수준의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 및 검증에 성공했다. 이로써 홍수나 지진 등 긴급 재난으로 인해 기존 통신망이 붕괴됐을 때 위성을 통한 효과적인 통신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20Mbps급 초소형 기지국(VSAT :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지름 1m 정도의 소형 안테나를 가진 위성통신용 지구국) 및 단말기 통합 위성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 위성통신 시스템 개발 모습
통신 효율성과 위성망 안정성 높여
ETRI와 공동으로 이 시스템을 개발한 넷커스터마이즈사는 Ka 대역(20G∼30GHz 대역의 주파수이며, 주로 위성통신 분야에 사용된다)의 천리안 위성(ETRI가 지난 2010년에 개발한 위성통신탑재체로, 자연재해에 따른 국가 재난방재 통신이나 육군·해군 통신, 기상청 등의 공공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을 이용, 캠코더 영상 및 CCTV 등 영상 전송 시험과 인터넷 전화, 인터넷 접속 등 다양한 위성 전송 시험을 통해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ETRI는 통신 모뎀과 접속 절차 핵심 기술을, 넷커스터마이즈는 상용급 초소형 기지국 시스템 제품을 각각 개발했다.
현재, 날씨에 따라 적응형으로 전송할 수 있는 위성통신 기술은 미국의 아이다이렉트(iDirect)와 유럽의 뉴텍(Newtec) 등 일부 기업만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며, 국내 위성 산업체는 신규 위성통신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날씨에 따라 전송 방식(전송방식 변경은 중심국에서 날씨 등 통신 환경을 예측해 단말 전송속도 및 변조 방식을 변경하는 방법)뿐 아니라 전송속도까지 변경할 수 있어 통신 효율성 및 위성망 안정성이 더욱 높아졌다. 즉 날씨가 좋을 때, 구름이 끼었을 때, 비가 올 때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전송속도와 전송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시스템은 위성통신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어, Ka 대역에서도 날씨와 상관없이 연간 위성서비스 가용률을 99.9% 이상 높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위성과의 전송속도도 기존 1세대 최대 송신 속도인 4Mbps 수준에서 20Mbps급으로 발전됐다. 이 송신속도는 10메가 용량의 동영상을 4초에 보낼 수 있는 수준이다. 통신 방식은 시분할 다중접속(TDMA : 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방식이다. 여기서 시분할 다중접속이란, 통신에서 하나의 중계기에 여러 사용자가 접속해 동시에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동일한 주파수를 작은 시간들로 나누어, 주어진 시간에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ETRI는 MF(다중주파수) TDMA 방식을 적용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적응형 위성방송통신 전송기술 개발’ 과제로 2014년부터 2년 동안 넷커스터마이즈와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논문 52건, 기술이전 4건, 특허 28건을 출원했다. ETRI 오덕길 위성방송통신연구실장은 “외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위성 초소형 기지국 시장에서 위성통신 시스템 전체를 100% 국산화하여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ETRI는 이 시스템이 긴급재난 구호에 유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관련 기관 및 통신사, 위성통신 장비 제조업체 등에 추가로 기술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향후 위성 무선 연동 및 단말 대 단말 간 통신 기능 보완과 주파수 대역 효율화, 대역 확산 기술 등의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ETRI의 통신 관련 핵심 원천 기술과 연동하면서, 재난이나 통신망 붕괴에 대비해 새로운 통신 방식의 결합을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ETRI는 지난해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넷커스터마이즈에 연구원을 파견하여 산업체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기술 지원을 실시했으며, 향후 다양한 위성접속 기술, 저전력 전송 기술 분야도 지속적으로 기술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1세대와 2세대 비교
기존 1세대 위성통신 규격(DVB-RCS : Digital Video Broadcasting-Return Channel by Satellite, 디지털 영상 양방향 위성방송)에서는 한 가지 전송 방식[QPSK(DVB-RCS1 기반)] 밖에 없기 때문에 단순했지만, 2세대 위성통신은 기상 상황에 따라 전송속도와 전송 방식(맑을 때 : 16QAM, 구름이 꼈을 때 : 8PSK, 비가 올 때 : QPSK 방식 등)을 바꿀 수 있게 됐다.
▲ 2세대 위성 VSAT 시스템 구성도
위성통신은 이동통신처럼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사용, 재난용, 원격 교육용 및 의료용, 도서 지역, 인프라 취약 지역에서 인터넷 제공 등과 같이 공공성, 통신서비스 보편화 목적으로 기술 독립이 꼭 필요했다.
아울러,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외국에서조차 핵심 기술 이전을 꺼리며 시스템을 판매하려는 상황이므로, 이번 위성시스템 국산화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ETRI는 지난 2014년 위성통신 모뎀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현재 통신회사 등에 설치된 위성 중심국에서 사용할 송수신 장치, 위성접속 제어 장비, 망운용 장비, 위성단말 등을 추가적으로 개발해 시스템화에 성공했다.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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