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나노와이어에 전자빔 쏘아 투명하고 휘는 전극 제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홍찬화 박사는 은(Ag) 소재를 이용, 나노급 와이어에 전자빔(Electron Beam)을 쏘아 투과성이 좋고, 저항이 낮은 투명전극 제조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 전극은 투명하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http://www.nature.com/articles/srep17716)됐다.
▲ ETRI에서 개발한 은 나노와이어 제작 과정
은(Ag)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에 전자빔을 쏘아 투명하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투명전극을 제조하는 기술과, 제조과정에서 송풍 건조 공정[Air-Dry Process ; 열기를 가진 바람을 이용하여 은 나노와이어를 기판에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공정]을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단면 지름 1nm(1나노 : 10억분의 1미터) 정도의 극미세 선으로 투명전극을 만드는 기술은 세계를 변화시킬 10대 신기술 중 하나로 꼽히며, 현재 가장 효율적인 나노테크놀로지 분야 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서 은 나노와이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최근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하려는 차세대 투명전극 소재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예로 그래핀(Graphene), 탄소나노튜브(CNT), 메탈 매시 등이 있고 대표적으로 금속 나노와이어가 차세대 투명전극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은의 나노입자 표면은 여러 가지 결정면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의 반응성 차이를 이용해 이등방성 성장을 유도함으로써 길쭉한 와이어 형태로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은 나노와이어라고 한다.
은 나노와이어는 증착이 아닌 인쇄공법을 적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며, 곡면 제작이 가능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도 적용 가능하므로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사용되던 투명전극 소재는 인듐 주석산화물(ITO ; Indium Tin Oxide)이었는데 소재 부분에서 자원적인 한계가 있고 가격이 비싸며 유연성이 떨어져 고품질의 투명전극 구현에 어려움이 있었다.
ETRI는 이러한 이유로 인듐 주석산화물을 대체할 방법을 찾던 중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은 나노와이어에 착안했다.
은 나노와이어는 지금도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적용되고 있는 소재다. 전기전도성이 매우 우수하고 지름이 작아 네트워크 구조의 투명전극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전극을 대체할 재료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은 나노와이어는 와이어 간 접촉 저항이 높고, 분산공정 기술이 미흡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송풍 건조 공정을 통해 도포된 은 나노와이어는 서로 걸쳐 있는 모양이지만, 전자빔 조사 후에는 와이어가 중첩된 부분이 서로 결합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이러한 현상은 면 저항을 현저히 낮추는 주요 원인이 된다.
ETRI는 이와 같은 단점을 없애기 위해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나노급 와이어가 중첩되는 지점에 전자빔을 쏴서 녹게 만든 후 저항을 낮춰 전기가 잘 통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교차되는 지점의 나노와이어 크기는 27.5nm로,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약 1/3000 수준이다.
▲ 은 나노와이어의 전자빔 조사 유무에 따른 특성
따라서 기존 전극으로 사용하던 인듐 주석산화물의 경우, 박막 형태라서 구부리면 깨진다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이를 원천적으로 해결한 것이다.
아울러 기존 전극을 제조할 때도 생산 단가나 진공장비를 사용함에 따라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공정과정 중 은 나노와이어를 얇고 고르게 퍼지게 하는 데 송풍건조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제조공정의 혁신을 이루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자빔을 수십 초 쏴 주는 방식을 활용해, 투과성이 좋고 저항(89%의 고투과, 50Ω/sq의 면저항)이 낮은 특성의 전극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ETRI 나노인터페이스소자 연구실 홍찬화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투명전극 제조 기술은 인듐주석산화물의 대체가 가능한 금속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을 빠른 시간 내에 간단히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은 전자빔을 이용한 은 나노와이어 제조 기술이 금속 나노소재의 전기적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로서 각종 디스플레이 및 터치 패널, 휘어지는 소자 전극으로도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ETRI는 이번에 연구 개발된 차세대 투명전극 제조기술을 산업체와 협력함에 따라 2∼3년 내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연구는 고려대학교 주병권 교수팀, 순천대학교 곽준섭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하이브리드 전극을 활용한 차세대 멀티터치 IC 및 모듈 개발’과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 사업의 지원으로 개발됐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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