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무선 전력전송의 핵심 원천 기술 토대 마련
국내 연구진이 1m 거리에서도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스마트폰 무선충전이 7mm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충전 가능 거리를 획기적으로 넓힘에 따라, 향후 웨어러블 기기나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무선 전력전송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60% 성장, 약 17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시장이 전체 시장의 42.5%로 우리나라의 기술개발 및 시장 선점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러한 시기에,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60와트(Watt)급 자기공명 방식을 이용한 무선충전 시스템 핵심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전기자전거가 완전히 무선화될 수 있어 편리하고 안전한 충전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무선충전은 패드 구조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거의 붙여야 충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ETRI는 공간 내 무선전송 방식을 택해 특정 구역 내에 스마트기기가 들어오면 충전되도록 만들었다. 와이파이존과 같이 일명 ‘에너지존(E-Zone)’화 시킨 셈이다. 따라서 향후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동차의 컵홀더나 바구니, 책꽃이 등에 서로 다른 스마트기기를 놓아 둠으로써 충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TRI에 따르면, 1.78MHz 대역의 낮은 주파수로 기존보다 에너지 밀도가 균일한 충전 영역(균일장, Quiet Zone)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특정 공간 내에 있는 스마트기기들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균일한 자기장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스마트기기를 공간 내 어느 위치에 두어도 균일한 전력 효율을 내기 위해서다.
ETRI는 현재 X, Y, Z축 내 3차원 공간 중 한 축을 이용해 충전하는 방식에 성공했다. 따라서 이번 개발은 향후 완벽한 무선 공간 충전으로 가는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전기자전거에 먼저 적용했다. 양쪽 1m 거리 사이에 키오스크 형태의 송신기 2개를 두고, 자전거 앞바퀴에 달린 수신기를 통해 충전하는 방식이다.
앞바퀴 휠에 에너지를 수신하는 공진 코일이 내장되어 충전되면 집전회로를 통해 수집, 수신 충전기로 보내 고주파 신호를 직류 신호로 바꿔 배터리에 충전한다. 여기서 송신 공진기의 직경은 45cm, 수신 공진기는 35cm가 이용됐다. DC-DC 시스템 효율은 72%, 주파수 탐색 기능과 전력제어 기능을 가진 송수신기로 인해 충전영역 내 전송거리 변화 및 부하의 충전 상태에 따른 적응형 전력 전송 기술을 포함한 고효율 송수신 회로를 개발할 수 있었다.
1m 거리 사이에 균일한 에너지장이 형성되므로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전기자전거의 바퀴가 1m 내 어디라도 평형을 유지할 경우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유선으로 전기자전거 배터리의 용량을 완충하는 데 6시간 정도가 걸렸다면,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10시간 정도 걸린다. ETRI는 향후 이를 절반 정도인 5시간 내외로 줄일 계획인데, 이를 위해 송신전력을 높이면서 송수신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전자파 환경 문제도 추가로 개발 중이다.
기존 스마트폰의 패드형 충전 방식은 자기유도 방식으로 유선 대비 효율이 약 80%에 달하는데, ETRI는 자기공명 방식으로 1m 거리에서도 유선대비 약 58% 효율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전기자전거, 전동휠체어, 새그웨이 등의 이바이크(E-bike) 무선충전에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은 전원공급장치(SMPS) 전문 기업이며, 공동 연구 기관인 ‘동양이엔피’에 기술 이전됐다. ETRI는 이 기술을 현대자동차의 맥스크루즈, 산타페 등에서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형)이 가능하도록 전자파 장해 문제를 해결, 기술 지원한 바 있다. 또한 동양이엔피에서는 ETRI의 핵심 원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현재 소형화 및 패키징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ETRI 생활전파연구실 조인귀 박사는 “이 기술 개발로 인해 향후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핵심 원천 기술의 토대가 마련됐다. 에너지 충전의 신속성을 높이고, 300kHz 대역에서 완전한 소형 공간 무선충전을 위해 계속해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그림 1. 전기자전거 무선충전 시스템의 구조
이 기술 개발은 미래창조과학부의 ‘100W 이하 RF전파에너지 전송 및 재생기술개발’과 ‘무선 E-Zone 및 다차원 에너지 집적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미래창조과학부 전파기반과 이도규 과장도 “무선 전력전송 기술은 대한민국 미래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성장 동력으로 선정됐다.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기술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리 : 김희성 기자 (npnt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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