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은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으로, 제조업 전반에 걸쳐 기반성과 연계성이 매우 높다. 특히 자동차, 조선 등 핵심 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국내 뿌리산업 시장은 2011년 94조 7천억원에서 2020년 192조 7천억원으로 성장해 연평균 6.3%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뿌리산업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뿌리산업이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의 공정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을 뜻한다.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최종 제품에 내재돼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또한 기술 첨단화 및 융복합화를 통해 신성장동력 산업을 견인할 수 있다. 뿌리산업은 로봇, 정보통신 등 신산업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나라의 뿌리산업은 오랜 전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과의 융복합을 이루었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선진국형 기술 프리미엄 영역으로 도약했다.
산업별 뿌리기술 적용 사례
1. 자동차
뿌리기술은 자동차 산업의 엔진, 차체 부품, 전장 부품 등에 폭넓게 적용된다. 엔진 영역에는 내열·내마모성 표면 기술, 초내열·내마모 주조 기술, 경량소재 고품위 용접 기술, 단조성형 기술, Muti-Forming 금형 기술 등이 적용된다.
다음으로 차체 부품에는 기능성 도장 기술, 표면경화 기술, 지능형 저항 점용접 기술, 벤딩·판재성형 기술, 일제화성형 금형 기술 등이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전장 부품에는 고기능 코팅 기술, 고온 무연 솔더링 기술, 초박판성형 프로스 금형 기술, Weildless 사출금형 기술 등이 적용된다.
2. 휴대전화
휴대전화 역시 뿌리기술이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 영역이다. 휴대전화 메인보드에는 PCB 표면처리 기술, Pb-Free시잘 기술, Ebip Chip·SICP 실장 기술, 프로그레시브 금형, 미세회로 압축성형 금형, BGA 성형 기술, 고품질 금형 열처리 기술, 리드 프레임 제조 기술 등 다양한 뿌리기술이 집약돼 있다.
LCD에는 기능성 표면처리 기술, FPCB 표면처리 기술, ACF·NCP 접합 기술, Ubderfilb-ing 기술, BLU 기술, 마이크로메텐 제작 기술, Mbmro Cup 금형, 매턴 성형 기술, ATO 코팅 기술 등이 적용된다.
카메라 모듈에는 렌즈 하드코팅 기술, Aubumping 기술, ACF·NCP 접합 기술, Lens 금형 기술, 초정밀 사출금형 기술, 렌즈 성형 기술 등이 적용된다.
3. 항공기
항공기 1대를 생산할 때 뿌리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부품 90%(27만개)와 무게 86%(1.36톤)에 달한다.
항공기의 전장 부품에는 표면처리, 용접접합, 금형 기술 등이 적용되며, 엔진 부품에는 주조, 소성가공, 용접접합, 열처리 분야가 적용된다. 동체 부품 역시 금형, 소성가공, 용접접합, 표면처리 등의 뿌리기술을 필요로 한다.
4. 로봇
로봇의 핵심 부품에는 뿌리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로봇 구동 부품에는 주조, 소성가공, 열처리, 표면처리 등의 뿌리기술이 필요하며, 제어 부품에는 표면처리와 용접접합이 적용된다. 또한 구조 부품에도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접합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
해외 뿌리산업 동향
세계 뿌리산업 시장은 2011년 기준 2559조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연 3.7%대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그림 1). 2020년에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전방산업의 견인으로 인해 407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 그림 1. 세계 뿌리산업 시장 규모
뿌리산업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약 30%를 차지하는 소성가공 분야다(그림 2). 그 뒤를 용접(20%), 금형(19%), 표면(15%), 주조(13%), 열처리(3%)가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용 전자기기, 보호 기능용 외장품 등이 경량화, 내마모성 등 임계성능을 요구하면서 표면처리 시장이 급부상하는 추세다.
▲ 그림 2. 세계 뿌리산업 분야별 비중
일본은 규격화된 대량생산 제조업 중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노쯔쿠리 기반 기술의 고도화, 인재 육성, 글로벌 브랜드화 등의 3대 전략을 제시했다. 모노쯔쿠리 산업이란 제조업의 근간이 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주조, 단조, 금형 등 20개 업종을 뜻하는 말이다. 일본의 이러한 전략 제시는 뿌리산업을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은 미래형 제조기술 개발과 시장 지향형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뿌리기술 등 17대 첨단기술 분야를 지원하는 하이테크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전통적 도체 시스템 등의 인력 양성 제도를 수립했으며, 장인의 특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시장 진입 제한을 설정했다.
미국은 국가 차원의 제조업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제조업 증강법을 시행했다. 제조업 기술 확장 파트너십을 구축해 중소 제조업체에게 최신 기술 비즈니스 지원을 추진한다.
중국은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 클러스터 발전 전략을 통해 금형업체 2만개사를 기반으로, 30여개의 금형집적화 단지를 조성했다. 또한 10대 산업 진흥 조치를 발표하며 혁신형 뿌리산업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뿌리산업 세부 분야의 국가별 기술 수준은 그림 3과 같다. 주조 분야는 유럽이 가장 앞서 있으며, 그 뒤를 일본, 미국, 한국, 중국이 잇고 있다. 금형 분야는 일본의 기술 수준이 가장 우세하며, 유럽, 미국, 한국, 중국의 순이다. 소성가공 분야 역시 일본이 가장 앞서 있고, 용접접합은 유럽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열처리 분야와 표면처리 분야 역시 일본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림 3. 뿌리산업 세부 분야 국가별 기술 수준
국내 뿌리산업 시장 동향
국내 뿌리산업 시장은 2011년 기준으로 시장 규모 94조 7천억원과 총생산 41조 7천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192조 7천억원 규모까지 성장해 연평균 6.3%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그림 4).
▲ 그림 4. 국내 뿌리산업 시장
전체 뿌리기업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9%로 매우 높다. 즉, 타 산업에 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그림 5).
▲ 그림 5. 산업벌 기업 규모 비교(‘10 통계청)
또한 기업 규모별 업체 수를 살펴보면, 10인 미만의 소공인이 전체의 76.2%로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림 6).
이 같은 뿌리기업의 영세성은 R&D 투자 역량 부족에 따른 혁신 역량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마케팅 능력의 약화와 열악한 근무 환경 등 악영향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
▲ 그림 6. 산업벌 기업 규모 비교(‘10 통계청)
국내 뿌리산업 SWOT 분석
1. Strength
국내 뿌리산업의 강점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수요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제경쟁력을 가진 주력산업 제품군을 확보할 수 있다. IT 및 융합기술 강국이라는 것도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2. Weakness
국내 뿌리산업은 소재 및 공정, 장비 원천 기술의 대외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 또한 산업 종사자들이 뿌리산업을 3D 산업으로 인식하는 관점이 우세해 현장 기능 및 기술 인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3. Opportunity
해외 수요기업의 공급처가 다변화되고 있고, 융합 신제품 수요 및 시장이 증대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뿌리기술의 녹색화 및 관련 신제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가적 정책 이원화가 강화되고 있다.
4. Threat
선진국의 원천뿌리기술 및 자재권 독점과 BRICs 국가의 기술력 급성장은 국내 뿌리산업에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 제품 시장이 다소 축소됐으며, 전통 뿌리산업의 낮은 수익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이렇게 분석한 국내 경쟁력 및 현재 시장 상황을 통해 국내 뿌리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전략 과제를 선정하고, 독자적 핵심 기반 기술의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일본, 독일 등 뿌리산업 강대국과의 기술 교류를 통해 국내 생산 기반 산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산업 기술 개발을 통한 BRICs 국가와의 기술 차별화를 확대하고, 녹색산업 관련 신시장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 및 연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뿌리산업 관련 정부 계획
정부는 우리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이 첨단산업과 동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2017년까지 세계 6위의 뿌리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공정 혁신, R&D 지원 체제 개편, 인력 선순환, 경영 및 근무 환경 개선, 지원 시스템 구축 등의 세부 목표를 수립했다.
공정 혁신은 공정 자동화 및 첨단화, 스마트공장의 확산을 통해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R&D 지원 체제 개편은 첨단산업과의 기술 개발 연계를 촉진하며, 현장을 밀착 지원하는 것이다.
인력 선순환을 통해 뿌리산업 종사자의 자긍심을 고취하며, 뿌리산업 인적자원 개발 협의체를 구성한다. 또한 뿌리산업 단지의 전략적 지원과 경영 안정, 근로 환경 개선 등도 중요한 과제다. 마지막으로 뿌리산업발전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현장 지원 체제를 개편하는 등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솔이 기자
Copyright ⓒ 첨단 & 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