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업생태계라는 용어가 일반화됐다. 이로 인해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기업생태계 간 경쟁으로 시장구도가 재편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글에서는 생태계와 기업생태계 등의 개념을 알아보고,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의 핵심 성공요인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비즈니스 생태계와 빅데이터 비즈니스 생태계
위키백과에 따르면 생태계(Ecosystem)란 용어는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들과 그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주변 무생물 환경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비즈니스와 관련해서는 기업생태계(Enterprise ecosystem)와 비즈니스생태계(Business ecosystem)라는 용어가 있다. 이안시티와 레비엔(Iansiti and Levien, 2004)에 따르면, 기업생태계는 가치 창출 및 유통에 영향을 주고 받는 공급업자, 유통업자, 외주 기업, 관련 제품과 서비스 제조업자, 기술 공급업체, 기타 조직들 간 느슨한 네트워크(Loose networks)를 의미한다.
이들에 의하면, 기업생태계 내 플랫폼은 공통자산(Common assets)으로 서비스, 도구, 기술 등 형태로 나타나며, 생태계의 다른 개체들이 성과를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예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도구와 기술을 소프트웨어(SW)업체들에게 제공해 윈도우 OS를 널리 보급하는 데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을 촉진 하였고, 이는 결국 윈도우 응용프로그램의 안정적 공급을 가져올 수 있게 했다. 이는 후에 스마트폰에서도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에서 재현된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기업생태계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었고, 이제는 각 기업 간 경쟁이 아닌 기업생태계 간의 경쟁으로 시장 경쟁 구도가 바뀌는 양상이다.
한편, 또 다른 용어로 비즈니스생태계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이 자신의 경쟁력에 의해 성과가 결정될 뿐만 아니라, 전체 생태계와 운명을 같이한다는 의미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해된다. 즉, 기업은 이제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체의 건강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안시티와 레비엔(Iansiti and Levien, 2004)이 말하는 비즈니스생태계의 범위는 기존의 가치사슬과는 대조적인 차이를 보인다.
즉, 기존 가치사슬에서는 직접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여 유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비즈니스생태계에서는 비즈니스와 관련된 외주 기업, 자금 공급 기관, 기술 제공 기업, 보완 제품 제조업체 등이 포함되고, 경쟁자, 고객 등도 제품이나 공정 개발에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에 생태계의 일원으로 포함되며, 여기에 규제기관(정부기관)이나 언론 등도 사업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포함한다.
이안시티와 레비엔(Iansiti and Levien, 2004)은 비즈니스생태계의 건강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생산성(Productivity)으로 기술이나 혁신의 원재료를 낮은 비용과 신제품으로 일관되게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투하자본 수익률로 측정할 수 있다.
둘째는 강건성(Robustness)으로 외부의 급격한 변화나 기술변화에 대한 생존률을 의미한다. 셋째는 다양성(Diversity)이다. 신기술은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기업이나 신제품의 형태로 적용되어 나타날 수 있는데, 창업기업 수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림 1. 비즈니스생태계에서 보는 전략 매트릭스
이안시티와 레비엔(Iansiti and Levien, 2004: 68~78쪽)에 따르면,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Create value) 외에 가치를 공유하는 것(Share the value)이다. 이런 관점에서 산업 내 주요 참여자들을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소위 말하는 주춧돌 참여자 내지 사업자(Keystone player)라 불리는 핵심기업은 비즈니스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플랫폼이라 불리는 핵심기업들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공통자산(Common assets)을 제공하여 생태계 전체의 건강을 향상시킨다. 이들은 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참여자 간 가치를 공유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유형은 가치 착취자(Value dominator)라 불리는 지배기업으로 산업을 지배해 가치를 착취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유형은 틈새(Niche) 기업으로 이들은 주로 전문공급업체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기업의 다수를 차지하고 가치 창출과 혁신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형적으로 핵심기업(Keystone)에게 자원을 제공하고, 착취자의 영향력 아래에서 기업을 운영한다. 여기서 건강한 비즈니스생태계가 되게 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기업은 착취자가 아니라 주춧돌 기업이 된다(그림 1 참조).
이상에서 간략하게 생태계와 기업생태계, 그리고 비즈니스생태계에 대한 개념들을 살펴보았다. 빅데이터 기업생태계도 이러한 개념 하에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기업 내지 비즈니스생태계를 정의하면, 빅데이터 관련 산업군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뿐만 아니라 소재 및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자와 완제품을 제공받는 수요자, 경쟁자 및 보완재를 생산하는 업체들까지 산업 환경 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생태계의 유기체들처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서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 또는 경제공동체이다.
또한,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생태계가 작동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말하며, 이를 건강하게 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들이 필요할 것이다.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 구조
그림2. 가치사슬로 본 빅데이터 비즈니스 (환경출처: Cap Gemini, 2012. 9)
그림3. 앱이 등장한 빅데이터 비즈니스 가치 사슬(출처: Matt Turck & Shivon Zilis(2012, 페이스북 업로드); www.ongridventures.com 재인용)
그림4. 데이터소스 영역이 중요해진 빅데이터 비즈니스가치사슬 환경
(출처: Turck et al.(2012); www.ongridventures.com(2012) 재인용)
이안시티와 레비엔(Iansiti & Levien, 2004)은 기업생태계를 기업들뿐 아니라 보다 넓은 의미의 비즈니스 환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이들에 의하면, 기업생태계는 특정 제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주요 기업들(Core business) 외에도 공급자와 수요자, 경쟁자 및 보완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을 포함하는 확장된 네트워크(Extended network), 이 외에 제도 기관 및 관련 산업의 기타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한다.
따라서 생태계 구조도 상호작용하는 조직과 기업을 토대로 한 경제적인 공동체 구조이며, 주요 주체는 공급자, 주요 생산자, 경쟁자, 투자자, 수요자로 구성되며, 관련 투자자, 정부·규제기관, 협회·표준단체 등을 포함하여 기회환경을 함께 구성하게 된다.
한편, 협의로 보는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의 핵심기업이라 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자(Service Provider)를 중심으로 데이터 제공자와 사용자 간 교류가 형성되고, 서비스 제공자가 디지털 데이터 수집이 필요할 경우에 디지털 데이터 보유 기업들이 보완재로 존재한다. 서비스 제공자들도 직접 빅데이터를 수립하고 저장 및 처리,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솔루션들을 필요로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솔루션들을 직접 개발하거나, 확보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의 사용자는 일반인, 정부 및 기업 그리고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문가이다. 국내의 대부분 솔루션은 아직 소셜데이터 기반 응용 비즈니스 기업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들은 소셜 필터링(filtering), 소셜 네트워크 분석, 감성분석(Sentiment analysis), 소셜 미디어 분석 기술 등 다양한 분석 도구들을 제공한다.
2012년, 아직은 빅데이터 비즈니스 가치사슬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의 실제 환경은 어떠한가? 생태계 내 기업들의 역할 구분을 위해 2012년 소개된 몇 개의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 환경(Big data landscape)들을 비교해보자. 먼저 그림 2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관찰된 비즈니스 환경으로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관리/처리, 분석, 그리고 시각화 과정에 따른 환경으로 비즈니스가치사슬을 보여주고 있어서 생태계 개념이라 보기가 어렵다. 그림 3도 같은 해에 관찰된 비즈니스 환경인데, 앞서 언급한 비즈니스가치사슬과 다른 점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인프라와 분석,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 가치사슬이 형성되고, 그 외에, 수직적으로 통합 운영하는 그룹을 통틀어 크로스 인프라 및 분석 영역으로 묘사하고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전 가치사슬에 걸쳐 묘사되었다.
그런데, 불과 6개월도 안되어 같은 출처에서 <그림 3>이 그림 4로 바뀌게 되는데, 데이터소스 영역이 애플리케이션 영역에 속했다가, 전 가치사슬에 모두 걸치게 된다. 같은 출처에서 나온 두 개의 빅데이터 가치사슬 변화가 시사하는 바는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 영역이 커지고 있으며, 데이터 소스 영역은 오픈 소스와 마찬가지로 모든 비즈니스에 다 필요한 비즈니스 영역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협의의 빅데이터 산업생태계 구조에서 플랫폼 영역인 서비스 공급자, 이용자인 빅데이터 사용자 그리고 공급자 영역인 솔루션 및 데이터 공급자로 구성하여 도식화하였다.
2014년,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로의 발전
실제적으로 비즈니스가 영위되는 빅데이터 시장이 데이터 수집, 생성, 분석, 가공, 활용한다는 차원의 가치사슬 개념을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험했듯이 플랫폼 외에 애플리케이션 영역이 지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빅데이터 기술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고, 이를 연결하는 주체들 간의 다양한 상호작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 주체들의 전략과 전체 빅데이터 시장에 대한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 참여자들은 광의로 볼 때 정부기관까지 관련되나, 협의로는 서비스 제공자, 사용자, 이를 연결하는 애플리케이션 공급자로 구분된다고 설명하였다.
먼저, 인프라에 속한 대표 기업들을 살펴보자. 정형화된 데이터베이스(Structured databases)를 제공하는 IBM은 빅데이터가 화두가 되기 시작한 수년 전부터 분석용 데이터 저장관리업체인 네티자(Netezza), 데이터통합업체인 에센셜(Essential), 분석 솔루션 업체인 코그너스(Cognus) 등 다수의 비즈니스 분석 업체들을 인수했으며, 자체 빅데이터 솔루션으로 인포스피어 빅인사이트[InfoSphere Biginsight(Hadoop)], 인포스피어 스트림즈(InfoSphere Streams) 등을 개발했다(그림 5 참조).
그림5 IBM의 빅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
한편, 점차적으로 다양한 영역의 애플리케이션들을 통해 빅데이터의 활용성이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이 영역들은 지속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건강한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로 주로 광고와 미디어기업에 제공하는 빅데이터분석 앱을 제공하는 블룸리치(Bloomreach)가 있다. 이 기업은 구매 목록(purchase history), 고객의 관심 데이터(interest data), 컨버전 데이터(conversion data) 그리고 전문가 심의를 거친 다양한 소스의 외부 데이터 등 거의 모든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통해 각종 웹사이트의 카테고리 페이지를 최적화시켜 주는 일종의 빅데이터 마케팅 애플리케이션 기업이다. 한 예로 검정색의 레이스 드레스 마케팅에 최적화시킨 사례는 그림 6과 같다.
그림6. 검색데이터 분석 기반 의류 인터넷쇼핑 사이트의 마케팅 최적화 (출처: thattrainingguide.com)
이상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툴을 앱의 형태로 개발하여 이를 활용하려는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차원에서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가 설명되고 있다. 물론, 일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 툴을 직접 구축해 자사의 서비스 개선이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에 활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으로 야후(Yahoo)가 있다. 이 기업은 특히 광고수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TAO(Targeting, Analytics, and Optimization)라는 분석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였다.
그림7. 야후의 TAO플랫폼 아키텍처 (출처: Microsoft, 2014)
TAO 플랫폼의 엔지니어링팀은 가장 규모가 큰 24테라바이트의 분석 서비스 큐브를 만들었으며, 이의 실제적 목표는 야후 사이트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 광고들에 대해 실무자들이 가장 신속한(수초 이내에) 양방향 분석(Fast interactive analytics)을 하여 고객별로 타겟팅하여 광고를 제공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7).
이상에서 살펴본 데로,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진화되고 확장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이러한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로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가치사슬 차원에서 비즈니스 환경이 관찰되고 있는데, 건강한 플랫폼들이 많이 나오게 되면, 인프라와 앱으로 구분되는 비즈니스생태계를 그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빅데이터 비즈니스생태계가 건강해지고 성공하려면 그 핵심 성공요인은 생태계 참여자들 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송민정 교수(성균관대학교 휴먼ICT융합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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