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극한비등 급속 냉각 제어 기술 개발
한국기계연구원이 고온 철강제품과 강재의 '급속 냉각' 열처리 과정에서 균일한 냉각을 통해 제품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금형의 핵심은 '열처리'. 인성과 강도 등 금속재료나 제품의 질은 열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나 금형 업체의 상당수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과학적인 열처리 기술을 자체 확보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철에 열을 가하고 냉각하는 열처리 과정을 재래적인 방법에 의존하거나 심지어 고경력자들의 감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기계연구원 열공정극한기술연구실 이정호 박사팀이 자연적인 비등(끓음) 현상을 인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극한비등 급속 냉각 제어' 원천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철강 제품의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정호 박사는 "두께 5mm 이상의 후판 철강에 적용됐던 열처리 기술을 금형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뿌리산업인 금형업계에서 열처리 공정에 과학성을 기해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팀이 개발한 극한비등(Extreme Boiling) 냉각 제어 기술은 자연계의 비등 현상에서 핵비등 영역을 인위적으로 지연시켜 강재의 급속 냉각이 핵비등 영역에서만 발생하도록 한 기술이다. 핵비등 영역으로 냉각이 이루어지면 철강제품과 강재의 냉각 성능을 높이면서도 균일하게 냉각시켜 제품의 형상이나 기계적 성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강재 급속 냉각의 시작부터 종료에 이르기까지 거의 균일한 냉각 성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냉각이 균일하면 열적 변형이 적어져 철강 제품의 품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국내 철강회사에서 사용하는 후판 냉각 설비는 대부분 유럽 등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 기술을 활용하면 국내 독자 기술로 해양플랜트, 초고층 빌딩과 같이 고강도 및 고인성이 요구되는 고급 철강제품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특히 대표적 뿌리산업인 금형 분야에 적용하면 국내 영세한 금형 및 열처리 분야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박사는 "철강플랜트 후판 냉각 설비는 주로 유럽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도입하고 뿌리산업인 금형업계의 열처리 설비도 100% 해외 설비에 의존해 왔다"며 "이번에 개발된 극한비등 냉각제어 기술은 철강플랜트 냉각설비의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제조업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강재나 열처리 분야 기술 향상에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자원통상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인 '고효율 무교정 후판 가속냉각 제어기술' 과제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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