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펜이 여는 스마트라이프
김 부장의 초강력 울트라 파워 스마트라이프.
퇴근시간이다. 복잡한 귀가길을 어찌어찌 지나 집에 도착. 힘든 하루를 보낸 탓인지 다크서클이 무릅까지 내려온 김 부장은 그러나 이제부터 해피타임이다.
우선 주머니에서 펜을 꺼낸다. 보안이 되어 있는 현관문에 패턴을 그리면 자동 오픈. 집 안으로 들어간다. '어? 오늘 낮에 열린 프로야구 어떻게 됐지?' 궁금하다. 스마트 TV를 펜으로 켠다. 스포츠 소식을 보고 런닝맨 재방을 보기 위해 펜으로 메뉴를 골라 예능채널로 돌린다. 갑자기 그럴 듯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펜으로 패드에 연결한다. 허공에 그림과 글씨를 쓰니 바로 패드로 입력 저장된다.
그 펜의 정체가 궁금하다. 도대채 넌 누구냐?
바로 울트라사운드(Ultrasound, 초음파) 기술을 담은 울트라펜(UltraPen).
울트라소닉(Ultrasonic)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탄성매질 내에서 발생하는 진동 또는 압력파로서 가청주파수인 20kHz보다 큰 값의 주파수를 갖는 초음파. 이 초음파는 공기 중을 진행하는 음파처럼 종파의 형태이거나 고체 내에서는 횡파나 전단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초음파 중 어떤 것은 고체 표면을 따라서 진행하거나 가느다란 막대기와 물체의 절단면을 따라서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초음파를 사용해서 어떻게 위치정보를 관리하고 이를 통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의 한 벤처기업이 바로 이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EPOS라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울트라사운드 기술은 기본적으로 입력장치의 전송기에서 초음파를 만들어 전송한다. 또 이를 수신하기 위해 여러개의 마이크를 장착한 수신장치가 기본 요소이다. 이 신호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수신기도 핵심 구성 요소.
초음파 발신기는 입력장치(발신장치) 안에서 연속적인 초음파를 만들어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수신장치에 전송한다. 그리고 수신장치에는 그 초음파를 이용해 거리와 포인팅 장치의 위치를 측정한다. 이때 초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서 펜이나 입력장치가 현재 가리키고 있는 위치를 정확하게 계산한다.
다음은 발신장치와 수신장치의 특징이다.
■발신장치 = 고유의 휘슬을 수신장치에 전송한다. 이때 특정한 시간과 스펙트럼을 가진 고유한 초음파 신호가 각 장치에 할당된다. 또한 지속적으로 입력장치의 포인팅 위치를 알린다. 수신장치는 휘슬을 계속 청취하게 되고, 이 음파의 TOF(Time of Fight)를 계산, 지속적으로 발신장치의 위치를 계산하고 보정한다.
■수신장치 = 각각의 EPOS 소프트웨어 기반 수신장치는 여러 종류의 다른 무선기기로부터 고유한 휘슬을 수신하도록 개발돼 있다. 이 수신장치에는 이 같은 휘슬을 수신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마이크가 필요하다. 응용분야에 따라 송신기와 수신용 마이크의 갯수가 정해진다. 2차원 또는 3차원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하나의 무선기기에 여러개의 신호변환기가 장착될 수도 있고, 수신기에도 여러개의 마이크가 장착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성장이 지속되고 주머니 속의 개인용 컴퓨터로 그 성능과 기능이 진화하고 있다. 유저들은 이에 따라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길 원한다.
그래서 EPOS의 초음파 기술은 펜이나 스타일러스, 소프트웨어 기반 수신장치를 통해 보다 정확하고 직관적인 입력장치로서의 기능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대표적인 PC용 입력장치이다. 그러나 사용자가 직접 손으로 써서 입력하는 데 한계가 있고, 싸인이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트 필기를 하고 싶을 때 제한 사항들이 있다.
초음파 기술은 혁신적인 위치측정기술을 통해 우리가 오래전부터 익숙하고 직관적으로 사용해왔던 입력 방법을 개인용 컴퓨터에서도 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형태의 디지털 펜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그리고 어린이나 학생에서부터, 직장인, 예술가에 이르기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한다.
실제 휴대용 전자책이나 교육용 태블릿은 읽기 전용기기에서 점차 읽기와 입력장치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TV를 통해 삶의 방식이 변해가고 있다. 이런 변화에 가장 쉽고 편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기가 바로 울트라펜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이다.
아이들은 편하고 쉽게 다양한 컨텐츠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다양하게 사용하며, 다양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게 분명하다. 또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웹 TV, 3D TV, 스마트 TV 등 다양한 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그런 칭찬을 받아도 될 터.
이 기술이 본격 사용되기 위해선 풀어야 숙제도 크다. 이를테면 주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초음파 노이즈들을 어떻게 입력장치에서 발생하는 초음파와 구별하는가, 그리고 그런 주변 노이즈를 어떻게 제거하는가의 문제이다.
하지만 기술은 진보하기 마련. 스마트폰에서 구현된 바는 아직 없지만 머지 않아 제품이 출시된다면 한번 질러볼 만한 아이템이다.
고대건 _ 퀄컴 이사
Copyright ⓒ 첨단 & Hell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