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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삼국지] 패권의 열쇠, ‘테슬라’를 차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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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에 ‘형주’가 있었다면, 전기차 배터리 전쟁엔 ‘테슬라’가 있다

 

[헬로티 = 김동원 기자]

 

원소를 이기고 중원의 패자가 된 조조. 그는 중국 북부를 완전히 통일하고, 형주로 향한다. 당시 형주는 유표가 죽고 유종이 아버지의 직무를 대신하고 있었다. 유종은 조조의 대군에 놀라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하고 만다. 형주를 점령한 조조가 이제 천하통일을 노리자 유비와 손권이 손을 잡고 이에 맞선다.


유비·손권 연합군은 양자강의 한 줄기인 장강을 거슬러 서쪽으로 올라가던 중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과 충돌한다. 조조군은 말을 잘 탔지만, 수전에는 약했다. 배 멀미가 심했고, 풍토에 익숙하지 않아 지쳐있었다. 이에 조조군은 배들을 서로 연결해 요동을 적게 하고 휴식을 취했다.


유비·손권 연합군은 조조군이 처한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연결된 배를 공략하기 위해 화공(火攻) 작전을 택했다. 


연합군은 속도가 빠른 몇 척의 배를 골라 장작과 마른풀을 싣고 기름을 부은 후 항복으로 위장한 채 접근했다. 인솔자의 신호로 배에 불을 붙여 돌진시키자 조조군은 상시에 불길 속에 휩싸였다. 무수한 인마가 불에 타거나 물에 빠졌고, 연합군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조조군을 격멸했다.


조조군이 물러난 후 유비는 형주를 점령했다. 제갈량의 계책이었다. 손권은 형주 반환을 요구했고, 유비와 군사적 충돌 직전까지 이르렀다. 결국 유비와 손권은 강하, 장사, 계양 세 군데를 손권에게 반환하고, 강릉, 무릉, 영릉은 유비의 영지로 삼는 협약을 맺었다.


삼국지를 대표하는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은 이렇게 조조의 패배로 막을 내린다. 중원의 패자 자리로 올랐던 조조는 이번 전투의 패배로 세력이 약해지면서 중국은 촉나라, 위나라, 오나라가 비슷한 형세가 된다.


천하재패를 위해 그 요충지인 형주를 두고 싸운 삼국(三國). 그리고 지금, 제2의 반도체 시장이라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재패를 위해 싸우는 세 국가가 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다.

 

▲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패권 다툼의 열쇠로 테슬라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LG화학, 파나소닉, CATL…전기차 배터리 패권 노린다


2020년 상반기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 1위는 LG화학이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견고하게 1위를 지키고 있던 일본의 파나소닉을 LG화학이 무너뜨렸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4위와 6위를 차지, Top 10의 지위를 고수했다.


올해 2월까지 1위를 고수하던 파나소닉은 중국의 CATL에 밀리며 3위까지 미끄러졌다. CATL은 지난해까지 절대강자 자리를 놓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힘을 잃었다. 하지만 전기차 판매가 다시금 활력을 띄면서 CATL은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힘이 축적되고 있다.

 

▲ 2020년 전반기(1월~6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편집 : 헬로티) 


올해 상반기 1위를 차지한 한국의 LG화학, 2위를 수성한 CATL, 3위를 기록한 파나소닉. 이 3곳의 기업의 점유율은 사실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LG화학의 시장점유율은 24.6%이고, CATL은 23.5%다. 파나소닉은 20.4%를 기록하고 있다. 4위 삼성SDI가 점유율은 6%를 갖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강자는 바로 이 세 기업이다. 그리고 이 세 기업은 현재 테슬라를 바라보고 있다.

 

▲ 테슬라의 모델X 전기차 모습.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전쟁터의 열쇠로 떠오르다


삼국지에서 형주를 점령해 유리한 고지를 오르려 했던 촉나라, 위나라, 오나라의 모습과 비슷하게도 LG화학과 파나소닉, CATL은 테슬라를 차지해 패자의 위치를 노리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장착되어 있는 전기차 판매량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진다. 어떤 회사의 전기차가 많이 팔리느냐에 따라 수익 창출이 달라지는 것이다.


테슬라는 올해 전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SNE리서치가 5월에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17.7%였다. 2위인 BMW보다 10% 많은 수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3.7%, 3.5%를 기록하며 6위, 7위를 기록했다.

 

▲ 2020년 전반기(1월~5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편집 : 헬로티)


아무래도 판매량이 많은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면, 배터리 기업은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게다가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능력은 내년에 100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테슬라의 선택이 중요해진 것이다.

 

▲ 테슬라는 올해 전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테슬라 품었던 파나소닉, 영광의 자리 뺏기다


처음 테슬라를 품은 건 일본 파나소닉이었다. 2009년 파나소닉과 테슬라는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다. 테슬라는 전기차 1위 자리에 올랐고, 파나소닉 역시 배터리 분야 세계 1위에 우뚝 섰다.


2016년 두 기업 간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 네다바주에 배터리공장 기가팩토리1을 공동 설립한 직후다. 테슬라는 총 50억 달러(6조 원)를 들여 합작으로 설립한 기가팩토리1에서 2018년까지 35GWh, 2020년까지 50GWh를 공급해달라고 파나소닉에 주문했다. 100만 대의 전기차 공급을 위한 설계였다. 하지만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요구를 맞추지 못했다.


LG화학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LG화학은 2019년 8월부터 중국산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팔린 4만 9,786대의 모델3 중 LG화학은 4만 4,798대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LG화학이 올해 초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원인이 가장 컸다.

 

▲ 전기차 배터리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LG화학과 파나소닉, CATL의 경쟁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패권 향한 전쟁, 이제부터 제대로다


LG화학은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3에 힘입어 1위 자리에 등극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테슬라가 최근 배터리 수명이 기존보다 10배 긴 100만 마일(160만km)의 제품을 CATL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테슬라 입장에서 CATL은 놓치기 어려운 존재다. 좋은 자국 전략 산업 육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 정부와의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고, 원가 절감을 이루는 데 CATL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LG화학 입장에서는 그만큼, CATL을 견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적은 CATL만이 아니다. 3위로 뒤쳐져 있지만, 파나소닉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파나소닉은 최근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미국 공장 증설을 위해 100억 엔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해 기가팩토리에 13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1개 라인을 추가해 생산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파나소닉의 기가팩토리 증설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파나소닉은 2018년 테슬라와 기가팩토리 배터리 생산 능력을 50% 늘리는 대규모 증설 투자를 검토했지만, 모델3 양산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이를 보류했다. 하지만 테슬라 전기차 생산 능력이 커지자 파나소닉은 배터리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모델3로 1위를 차지한 LG화학, 테슬라와 새로운 배터리 모델을 개발하기로 한 CATL,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증설 투자를 한 파나소닉. 세 기업의 전쟁이 시작됐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패권을 다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테슬라. 이 기업을 차지하기 위한 세 기업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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