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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과소비국 한국,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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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급 방법에 앞서 고민할 과제, 에너지 소비


한국은 전기 ‘과소비국’이다. 세계에서 7번째로 높은 전기 사용량을 자랑한다. 지난 17년 동안 한국의 연평균 전력 소비량 증가율(4.3%)은 OECD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현재 모든 에너지 발전 분야가 수요 충족 어려움을 겪고 있단 사실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은 머지않아 사라질 예정이고, 화석연료도 환경 문제 등으로 감축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신재생에너지도 물리적, 기술적, 경제적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온 국민의 과제, “에너지,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성인 박사는 지난 5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전동기 산업 정책 세미나’에서 “선진국들은 에너지 효율 향상을 제1의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수요관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에너지 효율은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안보 강화,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 산업 생산성 향상, 미세먼지 완화, 빈곤 완화 등 15가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인 박사의 말처럼 현재 전 세계 에너지업계의 관심은 공급에서 수요 쪽으로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도 한몫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전기를 꾸준히 생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강국이라 불리는 독일은 전력 부족에 대비해 2050년 전력소비량을 2008년 대비 25%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독일은 건물의 전력소비량과 수송부문의 소비량을 같은 기간 각각 80%, 40%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야말로 ‘에너지를 어떻게 공급하냐’보다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에너지 소비를 위한 노력, 제로에너지빌딩 건설


한국도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세우며, 에너지 소비를 줄일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는 2020년까지 공공건물, 2025년까지 민간건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빌딩 건설을 의무화했다. 


제로에너지빌딩은 단열재, 이중창 등을 적용해 건물 외피를 통해 외부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태양광이나 지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를 생산해 냉난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로 충당함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건물이다.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합산해 에너지 소비량을 ‘제로(ZERO)’로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이지하우스다. 이지하우스는 7층 아파트 3동, 3층 연립주택 1동, 2층 단독주택 4동으로 총 8개 동 121세대 규모의 공동주택단지다. 이지하우스 설계를 담당한 제드건축의 이종민 부장은 “이지하우스는 5대 에너지(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제로를 목표로 총 493억 원을 투자해 사업을 전개했다. 이 제로에너지 기술을 바탕으로 입주민은 화석연료 없이 기본적인 주거 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로에너지빌딩 인증 조건은 에너지자립률 20% 이상이다.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인증을 받게 되면 신재생에너지 설치 보조금 우선 지원, 주택도시 기금 대출한도 확대, 주택 건설 사업 기반 시설 기부채납 부담률 완화,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중 건축물이 소비하는 비중이 높아 정부에서 제로에너지빌딩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에서 건축물이 사용하는 전력사용량은 전체의 83%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제로에너지 공동주택단지, 이지하우스


10월부터 진행되는 IE 전동기 의무화,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 막는다


정부가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해 시행한 정책 중 다른 하나는 IE3 전동기(프리미엄급 전동기) 의무화 시행이다. 한국은 10월부터 IE3 전동기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국제 효율 표준에 따라 전동기 등급을 일반 전동기(IE1) - 고효율 전동기(IE2) - 프리미엄급 전동기(IE3) - 슈퍼 프리미엄급 전동기(IE4) - 울트라 프리미엄급 전동기(IE5)로 구분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했던 전동기는 IE2(고효율) 전동기였다. 전동기 등급이 올라가면서 국내 전력 소비가 크게 감소할 예정이다.


지난 5월, 한국전기연구원 강도현 박사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전동기 산업 정책 세미나’에서 “전 세계 전동기 효율을 3%만 높여도 108GW의 발전설비를 짓지 않아도 된다”며 “이는 1GW급 원전 108기를 짓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가치로 환산하면 378TWh의 전력 소비를 절감해 약 302억 달러(34조 원)를 절감할 수 있는 수치다. 세계 각국이 효율 높은 전동기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면서 각 기업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미래융합사업추진실 내부에 스마트에너지사업단을 신설했고, LG화학은 중·장기적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감축을 위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 대비 23%의 감축 목표와 에너지 원단위 절감 목표를 수립해 매년 연도별 감축 목표를 달성해오고 있다. 


에너지 절감효과가 높은 공기압축기 고효율 제어시스템을 개발한 모스콘의 박운양 대표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사람이 기존 에너지 손실 실태에 대해 알고, 에너지 감축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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