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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 김은영 차장, "국내 최초 여성 금형기술사...유리천장 문제 없다"

  • 등록 2015.12.10 17: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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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금형기술사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김은영 기술사. 어렸을 때부터 장남감보다 기계를 좋아했던 그녀는 대학에서 금형을 전공하고, 결국 금형기술사라는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제 앞에서 시간이 없어서 공부 못한다는 말은 하지 마세요. 저는 기술사 공부를 하면서 새벽 3시 이전에 잠든 적이 없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은영 기술사는 육아와 직장 생활 속에서도 금형기술사 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기술사가 된 지금도 기술사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자신을 끊임없이 무두질하고 있다. “앞으로 여성 금형기술사들이 많이 배출됐으면 좋겠습니다. 후배 여성 기술사들의 길을 터주는 것이 여성 금형기술사 1호로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하는 김은영 기술사를 만나보았다.


(주)광동 김은영 차장


Q.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금형기술사가 되셨는데, 기술사 시험에 합격한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A. 저는 처음부터 여성 금형기술사 1호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통계를 보니 여성 금형기술사가 아직 없더군요. 여성 금형기술사 1호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 건 바로 그 때였습니다. 금형기술사 시험에 합격했을 때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어요. 무엇보다 여성 금형기술사 1호라는 기록을 남기게 돼서 뿌듯했습니다.


Q. 여성이 금형업계에서 더구나 기술사로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금형업계에서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금형회사에서 영업을 하셨는데, 주말이면 가끔 아버지를 따라 아버지 회사에 가기도 했었어요. 그 때 금형 공장에서 본 기계들과 기름 냄새가 너무 좋았어요. 초등학생 때였는데 저는 장난감이나 인형보다 공장의 CNC 기계가 더 좋았고, 기계를 만지고 움직여보고 싶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장래에 이쪽 일을 해야겠다는 꿈이 구체적으로 영근 것 같아요. 대학에서 금형설계학과를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잠시 다른 일도 했지만 지금은 아버지가 경영하시는 금형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금형이란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지요.

 

Q.기술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은데요, 기술사 준비를 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으면 소개해 주십시오.


A. 금형기술사에 도전한 것은 나중에 제가 되돌아봤을 때 후회를 남기지 않게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남보다 어린 나이에 도전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40세 전에는 합격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편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저 이외에 여성 응시자가 1명 더 있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급해졌습니다(웃음). 여성 금형기술사 1호가 되고 싶었던 저에게 경쟁자의 등장은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아마 그 여성 경쟁자 덕분에 제가 생각보다 일찍 금형기술사 시험에 합격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합니다.


Q.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 소개와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A. 지금 재직 중인 광동은 사출금형 제작 및 사출이 주력 사업입니다. 15년 전에 저희 아버지께서 설립한 금형회사이지요. 사출금형 제작을 시작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금은 직접 사출까지 하고 있어 원스톱 시스템 운영이 가능합니다. 환경가전 쪽이 70%를 차지하는 주력 분야이고, 각종 플라스틱 용기, 자동차부품 등 취급 분야가 다양합니다. 이것이 저희 광동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현재 4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고, 매출은 100억원 정도됩니다. 저는 원래 사출금형 설계를 전공하고 10년 정도 설계 쪽 업무를 계속해 왔는데, 지금은 20% 정도만 설계를 하고 공정관리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사출품 불량 검수 및 품질관리도 지원하고, 영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금형기술사가 되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동안 기술사로서 활동하신 느낌과 앞으로 기술사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나 목표가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A. 제가 첫 여성 금형기술사 됐지만, 사실 금형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기술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도 금형기술사가 되고는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혹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길을 텄으니 앞으로 여성분들이 많이 기술사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금형이라는 것이 언뜻 어렵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사실 금형만큼 섬세하고 부드러움이 요구되는 분야도 없다고 생각해요. 여성분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고, 그런 분들을 돕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기술사들 대부분이 대기업에 있는데, 저는 중소기업 출신입니다. 제가 합격함으로써 중소기업에서도 기술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중소기업도 투자하고 연구하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Q.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금형업체들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우리나라 금형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들이라서 시설이나 투자에 인색한 편입니다. 반면 좀더 품질이 좋고 정밀도 높은 금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좋은 기계가 필요합니다. 정밀도 좋은 기계가 정밀도 높은 금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서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 첫 여성 금형기술사로서 앞으로 여성 금형기술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결혼을 하던 육아를 하던 여성이라는 이유로 본인의 경력을 단절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어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적어도 10년은 걸린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던 그 끈을 놓지 말고 끝까지 목표한 바를 밀고 나갔으면 해요.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으면 떨어지더라도 시험에 꼭 응시해서 자신의 실력을 파악해 보았으면 합니다. 도전만 안했을 뿐이지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분도 많을 것 같아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는 동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아 기자 (prmo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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