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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즈업] 에버퓨어 “보이지 않는 데이터가 AI를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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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퓨어, 퓨어 액셀러레이트 서울서 옴디아 공동 '데이터 준비도 격차' 보고서 공개
조직 99%가 다크 데이터 보유...AI 파일럿 97%가 운영 전환서 난항
데이터 우선주의와 데이터 주권을 AI 시대 IT 전략의 두 축으로 제시

 

인공지능(AI) 도입 경쟁이 가팔라지면서 기업의 승부처가 GPU 확보에서 데이터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 에버퓨어는 지난 17일 '퓨어 액셀러레이트 서울 2026' 미디어 세션에서 데이터를 중심에 둔 아키텍처로의 전환과 데이터 주권 대응을 AI 시대 IT 전략의 두 축으로 제시했다.

 

 

매튜 우스트빈(Matthew Oostveen) 에버퓨어 아시아태평양·일본(APJ)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애플리케이션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과거에는 애플리케이션이 중심에 있고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방식이었지만 확률론적으로 작동하는 AI에서는 데이터가 최우선에 놓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스트빈 부사장은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지면서 이동에 드는 비용과 보안 부담이 커진 만큼 데이터가 중앙에 모이고 애플리케이션이 데이터를 찾아오는 구조가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 우선주의(Data Primacy)'가 AI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것이다.

 

그는 데이터 활용을 막는 과제로 파편화된 데이터·인프라와 비정형 데이터 그리고 국경을 넘나드는 거버넌스를 들었다. 특히 오랜 업력을 가진 한국 기업일수록 메인프레임 같은 레거시 시스템에 중요한 정보가 묶여 있어 AI에 활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스트빈 부사장은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가시성에서 출발해 분류와 업무 매핑 그리고 거버넌스·자동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며 이 과정을 소프트웨어로 자동화해 상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제 시스템처럼 특정 업무가 어떤 데이터에 의존하는지를 미리 연결해 두면 해당 데이터가 위험에 처했을 때 어떤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흔들리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 주제인 데이터 주권에 대해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하는 사안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국내에 있는 데이터라도 해외 정부나 기관이 접근·복제·삭제 권한을 갖거나 분쟁의 최종 판단이 해외 법정에 있으면 사업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스트빈 부사장은 사업 연속성을 위해 최소한으로 재가동해야 하는 범위를 정의하는 '최소 기능 기업(MVC)' 개념을 제시하며 무엇을 구축하든 되돌릴 수 있는 퇴로를 확보하고 국제 정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 조사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IT 리더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2026년판 최종 보고서는 한국어로 번역해 수 주 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 진단은 전인호 에버퓨어코리아 지사장이 맡았다. 전 지사장은 올해 상반기 국내 스토리지 시장의 성장이 상당 부분 이른바 '네오 클라우드' 사업자의 인프라 투자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전 지사장은 "한국은 슬로다운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상반기에 크게 시작한 투자들은 네오 클라우드와 관련이 깊다"며 "반면 엔터프라이즈는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로 기존 인프라 투자에서 비즈니스 결과를 내는 데 더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강세에 대해서는 수급 불안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스토리지를 구독형으로 도입해 가격 변동 위험을 상쇄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지사장은 "지금 사는 것이 쌀지 내년에 사는 것이 쌀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구독형이 오히려 보험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지사장은 데이터에 대한 통제력을 혁신의 조건으로 규정하며 발언을 맺었다. 전 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데이터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속도만 높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업은 어떤 데이터셋에 대해서도 '어디에 있는가' '누가 사용하고 있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시된 진단은 에버퓨어가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와 함께 제작한 '기업 데이터 준비도 격차 분석(Exploring the enterprise data readiness gap)' 보고서를 근거로 한다. 보고서는 기업이 수집·저장만 하고 거의 활용하지 않는 이른바 '다크 데이터(dark data)'를 AI 준비도를 가로막는 핵심 위험으로 지목했다. 다크 데이터에는 중복되거나 오래됐거나 불필요한(ROT) 데이터가 다수 섞여 있어 가치가 높은 정보와 뒤엉키면 비용과 규제·보안 위험을 키운다.

 

조사에서 조직의 99%가 다크 데이터를 보유했으며 절반 이상(51~75%) 구간의 조직에서 다크 데이터가 전체 기업 데이터의 3분의 1이 넘는 37%를 차지했다. 준비도 격차는 이미 운영 현장에서 드러났다. AI 파일럿을 실제 운영 환경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조직이 97%에 달했고 이 가운데 62%는 중간에서 심각한 수준의 장애에 직면했다. IT 리더의 68%는 운영 전환의 가장 큰 과제로 데이터 관리를 꼽았고 63%는 스토리지 사일로와 데이터의 무분별한 증가를 AI 성공을 막는 장벽으로 지목했다.

 

위험 인식은 높았지만 대응 역량은 뒤따르지 못했다. 76%가 다크 데이터를 중대한 비즈니스 위험으로 봤고 75%는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 확보가 AI 성공에 중요하다고 답했으나 데이터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가시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조직이 58%였다. 에버퓨어는 조직이 데이터를 가치와 위험 두 축으로 매핑해 고가치·고위험 데이터는 엄격한 통제 아래 활성화하고 저가치·고위험 데이터는 최소화·삭제하는 식의 차등 관리로 데이터 준비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불어 데이터 주권을 담은 후속 보고서는 수 주 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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