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충전기가 53만 5592기까지 늘었지만 이 가운데 89.1%가 완속이고, 이동 중 이용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는 10.9%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속충전기의 77.5%는 공동주택에 설치돼 있어 전체 충전기 10기 중 7기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놓여 있는 구조다.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 워터(Water)는 1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발표자료와 한국전기자동차협회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구조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53만 5592기로, 같은 해 7월 기준 전기차 등록 대수 113만 1483대와 비교하면 충전기 1기당 전기차 약 2대 수준이다. 워터는 국제에너지기구가 집계한 세계 평균이 충전기 1기당 전기차 11대라고 설명했다.
전체 충전기 가운데 완속은 47만 7194기로 89.1%를 차지했다. 이 중 77.5%인 36만 9879기가 공동주택에 설치돼 있다. 워터는 이들 충전기가 해당 단지 입주민만 이용할 수 있지만 공공 충전기 통계에 함께 집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급속충전기는 5만 8398기로 전체의 10.9%다. 전기차 19대가 급속충전기 1기를 이용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2023년 충전 인프라 대책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급속충전기가 부족해 이용자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휴게소당 충전기를 2022년 3.7기에서 2030년 22기까지 늘리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고 워터는 전했다.
급속충전기 구축 비용도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워터에 따르면 초급속충전기는 충전기 구입·설치와 수전설비 공사까지 포함하면 1기당 구축비가 1억 원 초중반에 이른다.
완속충전기는 1기당 220만 원이 지원되는 반면 급속충전기 보조금은 200kW급이 1기당 4000만 원, 350kW급 이상이 7500만 원이다. 워터는 급속충전기의 경우 사업자가 직접 투입하는 자체 투자비가 보조금의 두 배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충전소 개소 이후에는 이용량과 별개로 한국전력과 맺은 계약전력에 따라 기본요금이 매달 부과된다. 충전 실적이 없는 달에도 동일한 기본요금이 발생한다.
워터는 충전요금 역시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정하는 구조지만 이용자가 기후에너지환경부 회원카드로 결제할 경우 해당 사업자 요금이 아닌 기후부가 고지한 요금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급속충전기 신규 구축은 2023년 1만 3649기에서 2024년 1만 2697기, 지난해 8140기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구축 물량은 3175기로 집계됐다.
워터는 이용량과 무관하게 기본요금이 부과되는 구조에서는 통행량이 적은 지점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명절 혼잡에 대응하기 위해 충전기를 늘리더라도 혼잡 기간 외에도 동일한 기본요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유럽을 제시했다. 미국 남부캘리포니아에디슨(SCE)은 충전사업자에게 설비 용량에 따라 부과하던 요금을 2029년 말까지 받지 않고 2030년부터 다시 부과하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충전사업자들이 장기 금융을 활용하고 있다. 독일 아이오니티는 지난해 9개 은행과 최대 6억 유로 규모 그린론 계약을 체결했고, 영국 그리드서브는 영국인프라은행을 포함한 8개 은행과 최대 5억 2600만 파운드 규모 프로젝트 금융을 확보했다.
워터는 이 같은 금융 조달이 가능했던 조건으로 충전요금 자율성과 장기 부지 사용 계약을 꼽았다. 초기 구축비가 큰 충전소 특성상 15~20년 이상의 장기 부지 사용 계약이 있어야 금융기관이 대출 상환 일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워터는 현재 전국 176개 충전소에서 급속충전기 700기와 완속충전기 108기를 운영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소 50개소에서는 급속·초급속 충전기 274기를 운영 중이며, 한국도로공사 수주 물량을 포함하면 약 400기의 고속도로 급속 충전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다.
유대원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전기차충전사업부문 워터 대표는 “급속 충전요금이 지금보다 오르더라도 전기차의 경제성은 휘발유차 대비 여전히 월등하다. 요금이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메커니즘은 시장 경쟁에 맡겨 사업자가 스스로 정하도록 해야, 전기차가 늘어나기 전에 충전소가 먼저 들어서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가 요금을 정하고 부지를 장기간 쓸 수 있어야 금융이 들어오고, 금융이 들어와야 통행량이 적은 구간과 명절 혼잡까지 감당하는 충전기가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