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격이 다른 상자·포대·통(Barrel) 등을 작업자가 일일이 옮기던 항만. 이 같은 하역(Unloading) 구조를 뒤집은 솔루션은 서로 다른 화물을 같은 외형에 담은 컨테이너다. 내용물은 그대로지만 선박·철도·트럭이 화물을 넘겨받는 접점은 하나로 통일됐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컨테이너의 외부 치수와 등급을 규정했다. 이에 화물과 이동 경로가 달라져도 형태와 관계없이 같은 규격을 적재하고 이동시켰다. 이러한 표준화가 확보한 것은 화물 내용이 아닌 이를 담는 용기의 크기와 적재 기준이다. 그러면서 대상물·경로가 달라져도 운송망 전체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줄었다.
앞서 항만에서 효과를 입증한 표준화 방식은 자동화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초기 물동량과 제품 형태에 맞춰 설치한 컨베이어·크레인·분류기는 주문 구조가 바뀌면 이송 동선과 보관 구조를 다시 짜야 했다. 실제 물량이 예상보다 적으면 돈을 들여 설치한 설비 일부가 쓰이지 않은 채 남았다. 시장은 빠르게 바뀌는데 설비는 고정돼 있는 문제.


▲ 규격·형태가 다른 상자·포대가 고정형 컨베이어를 따라 하역 구간을 이동하고 있다. 설비가 설치된 경로에 맞춰 물품의 이동 동선이 결정되는 기존의 일반적인 구조다. (출처 : Pexels / 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자동창고에도 서로 다른 장비가 물품을 같은 방식으로 주고받는 용기와 연결 규격이 필요해진 배경이다. 자동창고와 같은 인프라는 상품 자체를 규격화하는 대신, 이를 담는 박스·운반상자(Tote)·팔레트의 크기를 최적화한다. 설비가 물품을 넘겨받는 위치와 관제 소프트웨어가 로봇에 작업을 전달하는 명령 체계도 공통 규격으로 통합한다.
이 같은 자동화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투자 기준도 시간당 처리량과 보관 밀도 등 기존 대비 확장되는 모양새다. 제품과 물량 예측이 빗나갔을 때 기존 설비를 얼마나 유지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 기능 추가·교체 유무도 함께 평가 대상에 올랐다. 바뀌지 않아야 할 규격은 고정하고 바뀔 가능성이 큰 설비에는 변경 여지를 남기는 구조. 차세대 자동창고가 요구하는 유연성의 조건이다.
자동창고, 불끄고 상자까지 품어야 ‘합격’
보통 자동창고 장비를 평가할 때는 시간당 처리량, 보관 밀도, 로봇 대수 등 성능 요소가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제 구축 단계에 들어가면서 판도를 바꾸는 건 따로 있다. 대상물을 담는 용기 형태부터 작업자 진입 시 즉시 정지 여부, 랙(Rack) 내부 소화수 공급 가능 여부 등 현장 내 실질 요구 조건이 장비 선정을 가르는 잣대가 된다.
이 같은 기준이 장비 교체로 직결된 사례가 바로 경상남도 양산시 소재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다. 이곳의 물류 자동화 구축을 맡은 국내 IT 서비스 업체 CJ올리브네트웍스는 당초 다른 고밀도 보관 장비를 기준으로 시스템을 설계했다. 이후 세부 조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장비를 변경해야 했다.
김대환 CJ올리브네트웍스 제조물류사업팀장은 이달 26일 열린 물류 자동화 네트워킹 세미나 ‘엑소세미나 서울’에서 그 배경을 밝혔다.
이들의 최종 선택지는 프랑스 소재 창고 자동화 솔루션 업체 엑소텍의 창고 로봇 시스템이다. 이 ‘스카이팟(Skypod)’은 로봇이 랙을 오르내리며 토트를 입출고하고, 종이로 된 상자는 규격화된 트레이에 올려 보관하는 구조를 입었다. 기존 상자에서 상품을 꺼내 별도 토트로 옮기는 디캔팅(Decanting) 작업까지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해당 병원이 취급하는 물품은 소형 의료 소모품부터 수술에 필요한 자재까지 약 1만 종에 달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품목별 크기와 출고 빈도가 달랐고 긴급한 물품은 지체 없이 꺼내야 했다. 이어 제한된 작업 인력으로 높은 처리량까지 확보해야 하는 조건이었다. 이는 단일 보관 방식으로 모든 품목을 처리하기 어려운 구조다.
가장 먼저 고려된 건 포장 단위다. 스카이팟은 상품 재포장 수고는 덜면서도 설비가 인식하고 이동시키는 운반 규격은 트레이로 일원화한다. 물품 용기의 다양성을 유지한 채 로봇·랙 사이의 교환 규격만 통일한 설계다.


▲ 스카이팟 로봇이 랙 기둥에 톱니바퀴를 맞물려 수직으로 이동한 뒤 상부 인출 장치로 토트를 꺼낸다. 랙 아래로 내려온 로봇은 바닥을 주행해 토트를 작업대까지 운반한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운영 효율성 측면의 정밀 검증도 이뤄졌다. 김 팀장은 “로봇의 주행 자율성, 정밀 제어, 복구 편의성 등을 다각도로 대조했다”며 “로봇이 고정된 통로에 갇히지 않고 랙 하부를 자유롭게 누비는지, 입출고 과정에서 상품 중량을 자체 감지하는지, 로봇 단일 기기 장애 시 원격 복구가 가능한지가 주된 평가 기준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의 장비 선정을 가른 변수는 소방·안전 규격이다. 김 팀장에 따르면, 국내 화재안전 기준을 충족하려면 창고 구조, 보관 높이, 가연물 적재 조건에 맞춰 랙 내부까지 스프링클러 헤드를 배치할 수 있어야 했다. 여기에 작업자 진입 시 즉시 멈추고, 외부 2중 조작을 거쳐야 재가동되는 2중 안전 메커니즘도 요구됐다.
김 팀장은 “일반적으로 시판 솔루션은 현장 변수를 다 담아낼 수 없다. 실질적 구축 단계에선 안전장치, 스프링클러, 내진 설계 등이 핵심”이라며 핵심 요소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랙 내부 스프링클러 적용 가능 여부가 초기 설계를 뒤집은 최대 이유였다”며 이 같은 요구 조건을 사후 옵션으로 더하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설명을 이었다.
이 같은 설계 철학은 아마존(Amazon) 물류 로봇 시스템 ‘세쿼이아(Sequoia)’에서도 드러난다. 세쿼이아는 재고를 동일한 토트에 담아 이동 로봇, 갠트리, 로봇 팔(Robot Arm), 작업대 등 장비 사이를 연결한다. 아마존은 이 용기 규격화를 통해 재고 식별 및 보관 속도를 최대 75%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매번 화물 형태를 새로 계산하는 대신, 동일한 토트를 주고받도록 만들어 공정 부하를 대폭 줄인 결과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과 아마존이 도입한 운반 용기는 트레이·토트로 형태가 다르다. 그러나 본질은 같다. 상품 자체를 강제로 규격화하지 않고, 설비가 집어 올리는 최소 운반 단위(Handling Unit)만 일정하게 통일했다.
라인을 뜯어고치지 않고 처리량 늘리는 비밀...‘변경 가능성’을 산다
고정형 자동화 설비는 처음 설정한 대상물·물동량이 유지될 때 높은 처리 성능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취급 제품이나 생산 순서가 달라지면 컨베이어의 이송 경로와 랙의 배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설치된 설비를 이동·연결하는 동안 공정도 멈추는 다운타임(Downtime)이 발생한다. 설비 도입 당시 예측한 제품과 물동량이 장기간 유지돼야 투자 효과를 확보할 수 있는 이유다.
이 한계가 드러난 곳이 LG CNS가 물류 자동화를 구축한 미국 조지아 주 소재 배터리 공장이다. 이곳은 조립·활성화·완제품 출하로 공정이 이어져 있다. 그렇기에 각 공정 사이에는 원재료·반제품을 보관·운반하는 설비가 필요했다. 기존 공장은 팔레트를 보관하는 스태커 크레인과 고정형 컨베이어를 중심으로 이 구간을 연결했다.
LG CNS는 새 공장의 이송 기능을 자율주행로봇(AMR)으로 바꾸고 보관 영역에는 모듈형 셔틀 설비를 적용했다. 바닥에 고정된 이송선 대신 AMR이 공정 사이를 오갔다. 랙 내부에서는 여러 대의 셔틀이 팔레트를 나눠 처리했다. 물동량이 늘면 로봇을 추가하고 공정 위치가 바뀌면 이동 경로를 다시 설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해외 공장의 특수한 현장 설치 환경이 첫 번째 전환점이었다. 고정형 설비는 컨베이어와 크레인을 현장에서 일일이 조립·연동해야 해 인력과 공사 기간이 늘어날수록 생산량 확대 이른바 램프업(Ramp-up) 시점도 지연된다.
손명운 LG CNS 자동화·로봇사업팀장은 “미국 현지에서 스태커 크레인이나 컨베이어를 조립·설치하는 인건비는 국내의 3배, 특정 조건에서는 최대 10배까지 치솟는다”며 “모듈형 설비는 현장 시공 인력·공기를 줄여 전체 구축 비용을 낮추는 확실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배터리 폼팩터(Form-factor)의 급격한 변화는 설비 교체 유연성을 핵심 평가 지표로 끌어올렸다. 파우치형 배터리 전용 공장이 각형·원통형으로 전환될 경우, 제품 규격은 물론 공정 배치와 이송 단위까지 바뀐다. 이러면 바닥·랙에 고정된 설비 위주라면 전체 라인을 해체 수준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에 대해 손 팀장은 “해당 현장은 기존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면서도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각형·원통형으로 라인을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이어 “고정형 설비로는 이러한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물량 증가에 맞춰 로봇만 추가 투입하면 처리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변형 설비를 제안한 이유”라고 덧붙여 밝혔다.
장애 발생 시 리스크 분산 구조도 차이를 넓힌다. 스태커 크레인 한 대가 멈춰 서면 해당 통로 전체의 재고 출고가 마비된다. 반면 복수의 셔틀이 랙을 공유하는 구조에서는 특정 로봇이 고장 나더라도 다른 로봇이 즉시 작업을 대치한다.
이러한 선택은 물류 인프라 투자 기준 자체를 ‘설비 고정’에서 ‘변경 가능성’으로 재정의한 결과다. 초기에는 최소한의 로봇만 투입하고 물동량 추이에 맞춰 기기를 증설한다. 제품 라인업이 바껴도 기존 랙과 이송 규격을 최대한 유지한 채 로봇의 동선과 조합만 재설정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최대 스펙을 고정 시공하던 기존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가변형 설계 철학은 BMW그룹 독일 바이에른 주 레겐스부르크 소재 공장의 생산 물류 환경에서도 확인된다. 이 공장에선 견인차 50대와 스마트운송로봇(STR) 140대가 클라우드 교통 관제 시스템과 연동돼 하루 약 1만 회의 부품 운송을 처리한다.
이 가운데 로봇은 조립 라인의 우선순위에 따라 최적 경로와 작업을 실시간 할당받는다. 생산 계획이 변동돼도 라인을 재배치하는 대신 관제 시스템상에서 동선만 새로 구성하면 그만이라는 발상에서의 설계점이다.
엑소텍에 따르면, 차세대 스카이팟 역시 설비를 덧붙이던 기존 출고 공정을 단순화하는 데 집중했다. 일반 자동창고는 집품(Picking) 상품을 컨베이어로 보내고, 이렇게 피킹된 물품을 주문별로 모아주는 풋월(Put-wall)에서 주문별로 분류한 뒤 분류 설비, 즉 소터(Sorter)를 거쳐 출고 순서를 맞춘다.
차세대 스카이팟은 빈 출하 상자를 랙에 미리 보관했다가 주문에 맞춰 작업대로 바로 공급한다. 이후 피킹이 완료된 출하 상자 역시 출고 시점까지 랙 내부에서 대기시킨다.
이 메커니즘은 트럭이 현장에 도착하는 순간 본격 제 역할을 한다. 시스템에 트럭 도착 신호가 들어오면 로봇이 상차(Loading) 순서에 맞춰 해당 토트를 랙에서 순차적으로 뽑아낸다. 출고장 전면에 화물을 쌓아두던 대기 공간은 물론, 별도의 소터까지 라인에서 들어낼 수 있는 이유다.
엑소텍은 이 같은 출고 공정 단축을 통해 기존 모델 대비 물동량 처리 성능을 50% 끌어올렸고, 시간당 최대 600개 토트 처리가 가능하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오지석 엑소텍 한국지사장은 “당장 급한 공정부터 고정형 설비로 자동화하면 피킹 영역 구축 후 소팅이 막혀 소터를 또 추가하는 식의 땜질식 증설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이어 “자동화 기획 단계부터 전체 물동량과 상품 특성을 정밀 분석하고, 확장·교체가 용이한 구조로 판을 짜야 한다”고 부연 역설했다. 이는 설비를 무작위로 덧붙이던 기존 방식에서, 필요한 기능을 유연하게 교체·확장하는 라인업 중심으로 차세대 자동창고의 주도권이 이동하고 있다는 트렌드 전환을 뜻한다.
로봇 제조사가 달라도 하나처럼 움직이게 만들려면?
로봇의 기종과 수량을 자유롭게 조율하는 하드웨어의 유연성도 소프트웨어단에 도달하면 시험대에 오른다. 창고관리시스템(WMS)·창고제어시스템(WCS) 등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로봇 추가는 곧 비용 발생으로 직결된다는 뜻이다. 하드웨어의 자율성이 소프트웨어의 종속성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 발생이 우려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자동화 현장은 보관·이송·분류·피킹 설비를 한 제조사 제품만으로 구성하기 어렵다. 처리 기능, 물품 크기, 설치 공간에 따라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설비·장비가 한 공정에 투입되는 게 일반적이다. 문제는 각 장비가 사용하는 데이터 형식과 명령 체계가 다르다는 데 있다. 로봇을 추가하거나 교체할 때 상위 시스템과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다시 개발해야 하는 배경이다.
김대환 팀장은 “현장을 단일 기종과 단일 제조사 장비로 모두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소규모 시설이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제 물류 현장에는 여러 종류의 로봇·설비·장비가 함께 들어간다”고 언급했다. 바로 “하드웨어를 설치해도 마지막은 소프트웨어”라며, 시스템을 연결·운영하는 과정에서 이슈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은 이러한 연결 부담을 장비 기능 통합으로 줄였다. 기존 설계대로라면 보관 설비, 순서 정렬용 버퍼, 물품 이송 장치를 각각 배치하고 WCS가 개별 설비의 작업 순서를 조정해야 했다. 스카이팟이 보관, 버퍼링, 순서 정렬, 이송 기능 등을 함께 처리하면서, WCS가 제어해야 할 장비와 연결 지점도 줄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 스카이팟이 작업 순서에 맞춰 토트를 공급하면 작업대 화면이 집품할 상품과 수량을 안내한다. 작업자는 사용자 화면(UI) 속 시스템 지시에 따라 상품을 꺼내 출하 상자에 담는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김 팀장은 “각 기능을 별도 설비로 구성하면 로봇제어시스템(RCS)·WCS를 현장에 맞춰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단일 설비가 각종 핵심 임무를 수행하면서 해당 병원에 적용한 WCS도 경량화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반대로 이러한 단일 시스템의 기능 통합은 다른 브랜드 솔루션으로 자유롭게 교체할 길까지 열어주는 것은 아니다. 특정 업체의 시스템이 여러 공정을 점유할수록, 해당 브랜드의 전용 소프트웨어와 명령 체계에 대한 종속(Lock-in)은 오히려 심해진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특정 기기에 통합되지 않은 채 다종·이기종 로봇을 유연하게 혼용하려면, 브랜드가 달라도 통용되는 공통 제어 규격이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이 요구에서 출발한 장치가 이동 로봇과 중앙 관제시스템 사이의 공통 인터페이스 ‘VDA 5050’이다. 이는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독일기계설비공업협회(VDMA)가 카를스루에공과대학교 물류·운반기술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
특히 지난 3월 공개된 최신 버전은 중앙 관제시스템이 로봇에 운송 명령과 경로를 전달하고, 로봇이 위치·동작·오류 상태를 회신하는 데이터 형식을 표준화한다. 이때 관제시스템은 제조사마다 별도 명령 체계를 만들지 않고 같은 형식으로 작업을 배정할 수 있다. 로봇 제조사는 각자의 주행·제어 기술을 유지하면서 상위 시스템과 연결되는 통로만 공통 규격에 맞추는 방식이다.
글로벌 물류 업체 DHL은 이 같은 원리를 실제 창고 확장에 적용했다. 사측은 WMS와 자동화 장비를 직접 연결하는 대신 두 시스템 사이에 표준 연동 계층을 배치했다. 장비별로 사전에 구축한 연결 모듈을 재사용해, 새로운 로봇을 추가할 때마다 WMS의 연결 구조를 다시 개발하는 작업을 줄였다는 게 업체 측 후기다.
연이어 DHL은 이 구조를 통해 가동 중인 창고에 새로운 자동화 기술을 추가하고, 한 지역에서 검증한 시스템을 다른 물류 거점으로 복제하는 속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WMS는 각 로봇의 내부 제어 방식까지 파악하지 않고 표준 연결 계층에 작업을 전달한다. 교체된 로봇도 같은 계층을 통해 작업과 상태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 과정에서 컨테이너는 화물의 내용이 아닌 운송수단이 화물을 주고받는 규격을 통일했다. 자동창고의 박스·토트·팔레트는 상품·설비 사이에서 같은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VDA 5050과 표준 연동 계층은 이 규격을 소프트웨어 명령으로 확장하고 있다. 로봇 종류·수량이 바껴도 창고 전체의 제어 구조를 다시 만들지 않도록 장비 사이의 공용어를 구축하는 것이다.
과거 컨테이너가 운송 수단 사이의 물리적 규격을 통일했다면, 이제 자동창고는 로봇·관제시스템 사이의 명령 체계를 최적화하고 있다. 제조사·지역이 다른 장비를 하나의 운영 체계에 연결하는 능력이 미래형 자동창고의 확장성을 가를 전망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