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에서 로봇이 100m를 9.39초에 주파해 육상 황제 우사인 볼트(Usain Bolt)의 인간 세계기록인 9.58초보다 빠른 기록을 냈다. 제자리 높이뛰기에서도 2.88m를 기록하는 등 중국이 빠르게 발전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을 대대적으로 과시했다.
AP통신(Associated Press)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Beijing)에서 이날 개막한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World Humanoid Robot Games)에는 2000대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가했다. 대회 주최 측과 로봇 제조업체들은 개막일 경기에서 중국산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인간이 세운 기록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00m 달리기였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로봇 개발업체 엑스휴머노이드(X-Humanoid)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100m를 9.39초에 주파했다. 이는 자메이카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운 남자 100m 세계기록 9.58초보다 0.19초 빠른 기록이다.
높이뛰기에서도 기록이 나왔다. 엑스휴머노이드의 또 다른 로봇은 제자리 높이뛰기에서 2.88m를 기록했다. 지난해 첫 대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운 최고 기록 0.95m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최 측은 이 기록이 쿠바의 하비에르 소토마요르(Javier Sotomayor)가 1993년 세운 인간 남자 높이뛰기 세계기록 2.45m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간의 공식 높이뛰기는 도움닫기를 포함하는 종목으로 로봇의 제자리 높이뛰기와 경기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대회 정식 개막 전에도 기록 경쟁은 이어졌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아너(Honor)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전 시험에서 100m를 9.32초에 달렸다. 당시 최고 속도는 초당 14.5m에 달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월드 휴머노이드 로봇 게임은 5일간 진행된다. 달리기뿐 아니라 탁구와 축구, 역도, 줄다리기 등 51개 종목에서 1000개가 넘는 경기가 열린다. 독일과 일본,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이 참가했으며 경기에는 2000대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됐다.
경기장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National Speed Skating Oval)이다. 개막식에서는 수백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형을 맞춰 경기장에 입장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같은 주 베이징에서는 2026 세계로봇대회(World Robot Conference)도 열려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약 3000개 로봇 제품을 선보였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로봇 스포츠 행사를 넘어 중국의 로봇 산업 경쟁력을 보여주는 무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로봇 제조와 양산 능력을 앞세워 관련 산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행사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첨단 로봇 분야 발전 속도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중국 로봇 산업에 대한 견제도 강해지고 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FCC)는 지난 7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새로 생산된 외국산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미 국방부도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Unitree)를 중국군과 연계된 것으로 판단하는 기업 명단에 추가했으며 중국 정부는 이에 반발했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이 당장 일상과 산업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할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로 시연과 공연,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현장에 대규모로 투입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시민 리옌펑(Li Yanfeng)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가능성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고 거부감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제 이런 발전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고 직접 와서 확인해 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