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시대의 건설산업은 이제 단순히 ‘잘 짓는 것’만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설계와 시공, 자재 조달에서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건축물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얼마나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탄소배출을 줄이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가 주목하는 과제는 Scope 3, 즉 공급망과 건축물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이다. 건설사가 자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Scope 1·2 배출은 공정 개선이나 전력 효율화,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일정 부분 관리할 수 있다. 반면 건축자재의 생산과 운송, 시공은 물론 완공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지는 건물의 운영에너지는 원청사만의 노력으로 줄이기 어렵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건설업계에서는 협력사와 건축자재를 평가할 때 친환경 성능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 효과와 기술 검증성, 공급망 ESG 대응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탄소중립이 선언 중심의 단계를 넘어 구체적인 데이터와 실증을 요구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분야가 건축물의 ‘열교(Thermal Bridge)’ 문제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이 개발한 ‘STAR 열교차단재’ 역시 건축물의 열 손실이 집중되는 창호 주변부의 단열 끊김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기존 대비 난방에너지 요구량을 약 35% 줄이고, 열교 부위 에너지 손실을 최대 85% 차단하는 성능을 제시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축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교’
건축물은 완공 이후 수십 년간 에너지를 소비한다. 냉난방과 환기, 조명, 급탕 등에 투입되는 운영에너지는 건축물의 생애주기 탄소배출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이에 따라 건설사의 탄소중립 전략도 현장의 장비를 전기화하거나 일부 친환경 자재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건축물 자체를 적은 에너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시공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정책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고성능 단열과 고효율 설비, 신재생에너지, 에너지관리 시스템 등을 활용해 건축물의 에너지 요구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간과하기 어려운 요소가 외피의 단열 연속성이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단열재를 적용하더라도 창호 주변이나 외벽 접합부, 슬래브 연결부 등에서 단열이 끊기면 해당 부위를 통해 열 손실이 발생한다.
건축공학에서 이를 ‘열교’라고 한다. 열이 빠져나가는 일종의 통로가 형성되는 현상으로, 구조체와 창호가 만나는 접합부나 외피의 모서리, 개구부 주변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열교는 단순히 난방에너지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실내외 온도 차이에 따른 결로와 곰팡이, 각종 하자로 이어질 수 있고 실내 쾌적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동주택이나 공공건축물에서 창호 주변 결로는 입주민 민원과 유지관리 비용을 증가시키는 대표적인 품질 리스크다.
후시공에서 ‘타설 일체형’으로
기존 건설현장에서는 창호 설치를 위해 거푸집을 탈형한 뒤 단열재를 후시공하거나 우레탄폼으로 틈을 메우는 방식이 활용돼 왔다. 문제는 작업자의 숙련도나 현장 조건, 시공 순서 등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작은 단열 틈도 장기간 누적되면 건축물 운영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과 하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의 STAR 열교차단재는 이 문제를 ‘타설 일체형 매립 공법’으로 접근한다. 본체와 메움재로 구성된 특수 단열 블록을 거푸집 설치 단계에서 일체화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정에서 창호 주변부에 연속적인 단열 구조가 형성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시공을 마친 뒤 발생한 틈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체가 만들어지는 단계에서부터 열교 차단 요소를 적용한다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친환경 기술 경쟁력, 결국 데이터가 말한다
탄소중립과 ESG가 건설산업의 주요 평가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친환경 기술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에너지를 절감한다’는 설명보다는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능 개선이 이뤄졌는지를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이 제시한 시험·성능 검증 자료에 따르면 창호 주위 선형열관류율은 기존 시공 공법의 1.608 W/(m·K)에서 STAR 열교차단재 적용 시 0.400 W/(m·K)로 낮아졌다. 약 75.1% 감소한 수치다.
건축물 전체 운영에너지 측면에서는 기존 대비 난방에너지 요구량 약 35% 감소, 열교 부위 에너지 손실 최대 85% 차단, 연간 난방비 약 34% 절감 효과가 제시됐다.
이 같은 정량 데이터는 향후 건설사의 ESG 공시와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공급망 실사가 강화될수록 ‘친환경 자재’라는 선언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에너지 절감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험·검증 데이터가 있어야 해당 기술을 탄소 감축 성과와 연결할 수 있다.
김웅회 스타빌엔지니어링 대표 역시 기술 개발의 출발점을 건설현장의 디테일에서 찾는다.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설계와 시공, 품질관리를 경험하면서 고급 자재와 우수한 설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창호 주변의 열교와 결로 문제를 반복적으로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건축물의 성능은 거대한 구조보다 작은 접합부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기준 변화도 ‘단열의 연속성’에 주목
국내 건축정책에서도 열교 관리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과 국가건설기준, 표준시방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관련 가이드 등에서 단열재의 연속성과 개구부 주변의 열교 방지가 주요 기술 요소로 다뤄지고 있다.
이는 건설업계에도 중요한 변화를 의미한다. 단열 성능을 단순히 ‘얼마나 두꺼운 단열재를 사용했는가’의 문제로 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외피의 모서리와 접합부, 창호 주변부 등에서 단열이 얼마나 연속적으로 구현됐는지가 건축물 전체 에너지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STAR 열교차단재는 이러한 정책 변화와 현장 수요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콘크리트 타설 단계부터 창호 주변의 단열 끊김을 줄이는 방식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대응뿐 아니라 결로 저감, 입주 품질 개선, 장기적인 운영에너지 절감 등의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을 갖는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은 조달청 우수제품·혁신제품, 성능인증 등 공공조달 시장에서 기술 검증 이력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공공건축물은 물론 대형 민간 프로젝트에서 신기술 적용 여부를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요소다.
30년 현장 경험에서 출발한 기술
건설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품 성능만큼이나 기술을 개발하고 축적해 온 과정도 중요하다.
김웅회 대표는 국내 대형 건설사와 중견 시공사 현장에서 설계·시공·품질관리를 경험한 건축 특급기술자 출신이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단열 결함과 결로 하자, 시공 품질 편차를 직접 경험한 것이 기술 개발의 배경이 됐다.
대한건축학회 에너지재료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그린빌딩협의회 임원 등을 역임했으며, 국토교통부장관 및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 한국건축시공학회 우수학술상·기술상 등을 수상했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은 국내 특허 12건을 비롯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에서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달청의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인 G-PASS 기업으로도 지정됐다.
Scope 3 시대, 기술에서 ‘공급망 경쟁력’으로
앞으로 건설산업의 공급망 평가는 더욱 복합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의 품질·가격·납기뿐 아니라 탄소배출과 환경경영, 안전보건, 인권, 윤리, 인증체계 등 ESG 전반이 협력사를 평가하는 요소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빌엔지니어링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중소벤처기업부의 공급망 실사 대응 기반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자체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을 추진하는 한편,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 ISO 45001 등 글로벌 기준에 맞춘 경영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원청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재 자체의 친환경 성능과 함께 해당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환경·안전·공급망 리스크 관리 역량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은 국내외 대규모 주거단지와 공공청사, 군 시설, 학교 등에 제품을 공급해 왔으며 최근에는 내진형 열교차단 브라켓 시스템과 측벽 차음재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열교 차단이라는 단일 제품 영역에서 친환경 성능과 구조 안전, 주거 쾌적성을 포괄하는 건축 솔루션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해외 시장 역시 향후 주요 과제다.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과 탄소 감축은 특정 국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창호와 단열이 필요한 건축물이 존재하는 한 열교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수요 역시 존재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기술 경쟁력에 ESG 경영을 더하다
ESG 시대의 기업 평가는 기술적 성과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도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스타빌엔지니어링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장기 후원을 통해 취약계층 아동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탄소 저감이라는 환경적 가치와 사회공헌을 함께 추진하는 것을 기업 경영의 한 축으로 삼고 있다.
기술을 통해 건축물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환경경영과 안전, 사회적 책임까지 기업 운영체계 안에 담아내려는 접근이다.
탄소중립 건축은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탄소중립 건축의 성패는 거대한 선언이나 첨단 설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창호 주변의 몇 밀리미터 틈과 단열재가 끊기는 접합부, 구조체와 외피가 만나는 경계와 같은 작은 부분이 수십 년간 이어지는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TAR 열교차단재가 보여주는 산업적 의미도 여기에 있다. 회사 측이 제시한 기존 대비 난방에너지 요구량 약 35% 절감과 열교 부위 에너지 손실 최대 85% 차단이라는 성능은 단순한 자재 성능을 넘어 제로에너지건축물과 Scope 3, 공급망 ESG라는 건설산업의 변화와 연결될 수 있는 지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능을 다양한 건축물과 실제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축적해 객관적인 데이터로 만드는 일이다. 기술의 친환경성을 주장하는 것과 실제 탄소 감축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의 탄소중립은 결국 설계와 자재, 시공, 운영에 이르는 수많은 작은 개선이 축적된 결과다. 그런 점에서 열교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았던 영역을 기술과 데이터의 영역으로 끌어내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
탄소중립 건축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될수록 건설산업의 기술 경쟁 역시 ‘얼마나 크게 짓느냐’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에너지 손실을 줄이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점은 우리가 그동안 쉽게 지나쳤던 ‘보이지 않는 디테일’일 수 있다.
이동권 ㈜한컨설팅그룹 수석전문위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