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SpaceX)의 팰컨9(Falcon 9) 로켓 상단부가 약 1년간 우주를 떠돌다 시속 8700km의 속도로 달 표면에 충돌한 것으로 과학자들이 판단했다. 직접적인 충돌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칠레의 망원경이 충돌 직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잔해 흔적을 관측하면서 사실상 충돌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AP통신(Associated Press)이 5일(현지시간) 보도한 데 따르면, 해당 로켓은 지난해 달 착륙선 2기를 우주로 운반한 뒤 예정된 궤도를 벗어나 표류해왔다. 우주 추적 전문가들은 로켓 잔해가 이날 달의 아인슈타인 충돌구(Einstein Crater) 인근에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충돌 순간을 직접 관측한 사람은 없었다. 다만 칠레에 설치된 유럽남방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의 초대형망원경(Very Large Telescope)은 충돌 직후 달 표면에서 우주 공간으로 뻗어나간 나트륨과 리튬의 흐름을 포착했다. 이 흔적은 최소 5~10분간 이어졌으며 수십km에 걸쳐 확산된 것으로 관측됐다.
보스턴대학교(Boston University)의 칼 슈미트(Carl Schmidt)는 연구팀의 관측 결과가 이번 달 충돌의 흔적이라는 데 100% 확신한다고 밝혔다. 다만 충돌구 자체를 촬영한 영상은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Lunar Reconnaissance Orbiter)이 충돌 지역을 지나며 촬영한 사진을 통해 추가 확인이 이뤄질 전망이다.
충돌한 물체는 무게 약 4t, 길이 12m가 넘는 팰컨9 로켓의 상단부다. 이 로켓은 2025년 1월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Cape Canaveral)에서 발사돼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의 블루 고스트(Blue Ghost)와 일본 아이스페이스(ispace)의 리질리언스(Resilience) 달 착륙선을 달로 보냈다.
블루 고스트는 이후 달 착륙에 성공했지만 리질리언스는 착륙 과정에서 추락했다. 두 착륙선을 분리한 팰컨9 상단부는 임무를 마친 뒤 우주 공간을 표류했고, 태양 활동과 중력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달과 충돌하는 궤도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스페이스X의 줄리아나 샤이먼(Julianna Scheiman)은 이번 충돌이 의도된 것은 아니며 향후 유사 사고를 피하기 위해 NASA와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달 탐사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달 주변의 우주 쓰레기 관리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2022년에도 중국 로켓 잔해가 달 표면에 의도치 않게 충돌했으며, 과거에도 확인되지 않은 로켓 잔해들이 달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NASA는 향후 수년간 다수의 로봇 탐사선을 달로 보내 지속 가능한 달 기지 건설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도 아르테미스(Artemis)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에 착륙선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르면 2028년에는 아폴로(Apollo) 프로그램 이후 처음으로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
은퇴한 천체물리학자 조너선 맥도웰(Jonathan McDowell)은 “달 주변은 앞으로 훨씬 더 붐비게 될 것”이라며, “그때는 이런 충돌로 막대한 먼지가 퍼지는 상황을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