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배너

[이슈 포커스] 기후공시 앞두고 전문가들 “연결 데이터·내부통제 서둘러야”

“탄소배출량 집계만으로는 부족”…재무정보 연계하고 공시 전 사전점검 필요

URL복사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앞둔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 집계에만 집중하기보다 연결 종속회사까지 아우르는 데이터 수집 체계와 재무제표 연계, 외부 인증에 대비한 내부통제를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공시를 ESG 담당 부서의 보고서 작성 업무로 한정하지 말고 경영진과 재무·현업·감사 조직이 함께 참여하는 전사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3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 상반기 산업계 기후위기 적응경쟁력 포럼’이 열렸다. ‘확정된 기준, 다가온 의무화’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한국지속가능성공시기준(KSSB)과 국내 공시 로드맵, 유럽연합(EU) 규제 변화, 데이터 관리 및 제3자 인증 대응 방안이 다뤄졌다. 

 

정부가 이달 발표한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최종안에 따르면 2027사업연도 정보를 담은 2028년 사업보고서부터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공시를 시작할 방침이다. 2029년에는 연결자산 5조원 이상 기업으로 대상을 넓히고, 제3자 인증은 2030년부터 의무화할 계획이다. 공시는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를 통해 시행하며 이를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된다. 

 

윤나영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실 팀장은 기업들이 기후공시를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는 ‘탄소공시’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시의 주요 이용자는 투자자이며, 기업이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를 어떻게 식별하고 관리하는지를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 팀장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기업이 탄소를 100만톤 배출했는지, 200만톤 배출했는지가 아니다”며 “관련 위험과 기회에 기업이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말했다.

 

기업은 이를 위해 이사회와 경영진의 관리·감독 체계인 거버넌스부터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까지 이어지는 공시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기후 관련 위험과 기회가 사업모형과 가치사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재무제표의 어느 계정과 연결되는지 파악하고 대응에 필요한 투자와 비용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팀장은 기존 자발적 지속가능성 공시가 ESG 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KSSB에 따른 공시에서는 재무정보와의 연계가 명시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재무부서를 비롯한 전사 조직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SSB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을 기반으로 마련됐으며 제1호 일반 요구사항과 제2호 기후 관련 공시는 현재 자발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연결 기준에 따른 종속회사 데이터 취합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모회사가 하나의 보고서를 내더라도 공시 범위에 포함되는 국내외 종속회사의 정보를 동일한 기준으로 수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추산으로 공시 범위에 들어오는 기업은 종속회사를 포함해 2028년 291개사, 2029년 3171개사에 달한다. 

 

EU에 사업 기반을 둔 기업은 국내 기준과 유럽 공시제도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영일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EU가 유럽지속가능성보고기준(ESRS)을 간소화했지만,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역외기업에 적용될 별도 기준까지 고려해 공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이달 채택한 개정 ESRS는 의무 데이터 항목을 60% 넘게 줄이고 중요성 평가 절차 등을 간소화했다. 다만 EU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하는 비EU 기업에는 별도 기준인 ‘ESRS-40a’가 적용될 예정이다. ESRS-40a 공개초안은 지난 23일 공개됐으며 오는 10월 31일까지 의견수렴이 진행된다. 기준은 2028년 1월 1일 이후 시작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SRS-40a 공개초안은 기업의 재무적 위험과 기회보다 기업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기후변화는 글로벌 사업장의 영향을 보고하되 다른 주제는 EU 관련 영향만 보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다른 국가의 공시기준과의 상호운용성 등은 의견수렴 과정의 주요 쟁점이다. 

 

정 전문위원은 국내 공시와 EU 공시가 함께 적용되는 기업은 하나의 기준만을 전제로 데이터 체계를 만들 경우 추가 작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가치사슬 전반의 간접배출량인 스코프3 공시가 대상 기업별로 3년간 유예되지만, EU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기업은 별도의 요구사항과 일정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국내 스코프3 공시 유예는 연결자산 10조원 이상 기업은 2031년, 5조원 이상 기업은 2032년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3월 사업보고서부터 역산”…데이터·인증 체계가 관건

 

 

실무에서는 보고서 작성보다 데이터 원천 증빙과 내부통제 체계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권미엽 삼일PwC 파트너는 사업보고서가 통상 3월에 제출되는 만큼 기존처럼 상반기 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일정으로는 법정공시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부 인증과 감사위원회 검토, 이사회 승인에 필요한 시간을 역산하면 보고서 초안은 1월께 마련돼야 한다. 국내외 종속회사에서 데이터를 취합하고 검토하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공시 대상연도가 끝난 뒤 준비를 시작해서는 일정이 촉박하다는 설명이다.

전년도 12월 전력 사용량처럼 연초까지 확정하기 어려운 데이터에 대해서는 10월이나 11월까지의 정보를 먼저 검증한 뒤 남은 기간을 추가로 확인하거나, 합리적인 추정 기준을 그룹 차원의 정책으로 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추정을 활용할 경우 산정 기준과 가정을 문서화하고 국내외 종속회사가 매년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그룹 공통의 데이터 기준도 공시 첫해 전에 마련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어떤 통제 기준으로 연결할지, 국내외 자회사가 사용할 지표와 단위는 무엇인지, 데이터를 누가 작성하고 검토할지를 정해 종속회사에 전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재무제표와 공시정보 사이의 정합성도 점검 대상으로 꼽혔다. 기후공시에서 사용한 미래 전망과 가정은 재무제표 작성에 사용한 가정과 일관돼야 한다. 에너지 사용량이나 취수량 등 비재무 데이터도 전력비와 수도광열비 등 관련 재무제표 계정의 증감 방향과 차이가 날 경우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권 파트너는 데이터를 생성하는 현업 부서를 1차 방어선으로, ESG·관리 조직을 2차 방어선으로 두고 내부감사와 감사위원회가 최종 점검하는 체계를 제안했다. 그는 “보고서에 있는 모든 단어와 숫자는 원천 증빙까지 따라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제한적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회사가 부담하는 데이터 관리 책임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시 대상연도가 끝난 뒤 처음 인증기관을 찾는 방식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파트너는 2027사업연도 공시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대상연도 초부터 인증기관과 주요 판단을 점검하고, 그에 앞서 2026년 정보를 활용한 모의 보고서 작성과 사전 인증을 거쳐 데이터와 내부통제의 문제를 먼저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이번 2026 상반기 산업계 기후위기 적응경쟁력 포럼 행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가 주최, 한국환경연구원,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했다. 한국환경연구원은 

 

헬로티 이동재 기자 |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