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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칼럼] ESG 경영의 주객전도, 보고서가 아닌 운영체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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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규제의 강화와 공급망 실사 압박 속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ESG 경영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EU의 공급망실사지침(CSDDD, Corporate Sustainability Due Diligence Directive)이나 기업 지속가능성 공시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이 본격화되고,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글로벌 ESG 공시 표준 IFRS S1, S2를 발표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가 이를 기반으로 ESG 공시 기준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중에 있다. 이제 ESG 공시는 ‘자율’이 아닌 ‘의무적 제도’의 영역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 전환에 따라가고자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막대한 비용이나 인력 투입을 통해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나, 실제 ESG 경영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많은 비용을 들여 보고서를 냈음에도 실제 ESG 경영이 진행되고 있음을 모른다’, ‘외부 평가 등급은 올랐지만 정작 현장은 모른다’ 등 무언가를 바꾸고 매년 보고서를 공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내재화에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시 의무화 분위기에 맞춰 외부에서 요구하는 평가 등급을 위해 보여주는 ESG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보고서를 발간한 결과로 국내 ESG 공시 로드맵의 최종 수립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제는 진짜 ESG 경영 운영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ESG 경영이 실패하는 3가지 결정적 이유

 

기업이 ESG 도입 초기 거창한 비전과 함께 선포식을 진행하더라도, 이를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기업이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 작성에 매몰되어, 결국 보여지는 것에 초점을 맞춰 ESG를 추진하는 것이 현실이다.

 

 

1. 담당자 혹은 특정 부서에 집중되는 업무 과부하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까지도 ESG 조직을 전사적 컨트롤타워로 구축하기보다는 기획이나 법무, 홍보, 안전환경 부서 등에 관련 업무를 전담하게 하거나 실무자 한 명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반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경영 방식이므로, 전사 각 부서의 협조와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ESG 담당자 또는 관련 부서에 업무를 일임한 뒤, 다른 부서에서는 이를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며 비협조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많다. 그러다 보니 ESG 경영에 필요한 실질적인 재무·비재무 리스크 분석과 전략 수립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결국 ESG 담당자는 평가 및 공시 대응에 맞춰 데이터 취합과 보고서 편집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2. 단순 데이터 수집과 공시에 머무르는 프로세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용수 사용량, 폐기물 재활용률, 임직원 교육시간, 이직률, 인권 침해 접수 및 처리 건 수 등 다양하고 많은 지표를 취합해 시할 것을 요구한다. 문제는 현업 담당자가 부재할 경우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내부 체계가 정립되지 않아 매년 다른 기준으로 데이터를 취합하는 등, 대다수 기업이 여전히 데이터 수집과 검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기업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사의 리스크를 분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 전략 수립에 따른 이행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일이다.

 

3. 보여주기 식의 평가 등급 개선

최근 많은 기업은 ESG 경영의 수준을 평가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외부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추기 위해 평가 등급을 높이거나, KSSB 등 공시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물론 일정 수준까지는 체계를 갖출 수 있다. 위원회를 설립하고, 이사회 안건으로 ESG 이슈를 상정하며, 관련 정책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등 ESG 경영을 위한 틀을 마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기업의 본질적인 비재무 리스크를 줄이거나 경영 전환의 기회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보고서 발간이나 외부 평가 시기에만 일시적으로 추진하다가, 이후에는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속 가능한 체질 개선을 위한 ‘ESG 운영체계’ 필요 요소

 

이제는 더 이상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인 ESG 경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ESG 운영체계(Operating System)를 도입해야 한다. 단순한 트렌드 대응이나 규제 대응에 그치지 않고 ESG를 기업 경영에 실질적으로 내재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1. 거버넌스: 의사결정과 책임 체계

운영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최고 의사결정자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다. ESG 경영이 실무자 선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이사회와 최고경영자 수준에서부터 각 현업 부서의 실무 협의체에 이르기까지 수직적·수평적으로 연결된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ESG위원회나 경영위원회는 핵심 리스크 안건을 보고받고, 이에 대한 예산 승인이나 인사평가 연계 등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ESG 부서가 단순히 외부 규제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전사적인 협업 구조를 확보하고 경영 전반에 ESG가 반영될 수 있다.

 

2. 정책: 기업의 약속

기업의 중장기 비전과 비즈니스 전략에 연계된 ESG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는 외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형식적인 ESG 정책이나 지침이 아니라, 실제 임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수 있는 문서여야 한다.

 

예를 들어 공급망 관리와 관련해서는 협력사를 관리할 때 적용할 명확한 프로세스와 기준이 있어야 하며, 신제품을 기획할 때에는 친환경 기준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내재화된 정책은 임직원들이 리스크를 예방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기준이 된다.

 

3. 데이터: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

데이터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공시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ISSB와 KSSB 체제 아래의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 공시 데이터에 대해 외부 검증은 물론, 그에 대한 책임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도입해 운영해야 한다.

 

4. 실행: KPI와 연계된 실질적 행동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아무리 앞서 체계를 잘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진전도 이룰 수 없다. 이를 위해 ESG 실행 과제를 각 현업 부서와 임원들에게 공유하고, 이를 KPI 및 성과급 체계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외부 규제에서도 이러한 연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취지도 같다. 아무리 위원회를 설립하고 전략을 공시하더라도, 실제로 운영되지 않는 전략은 의미 없는 문서에 불과하다.

 

개인의 KPI와 성과에 ESG가 연계될 때 비로소 구성원들이 능동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조직 전반에 이를 내재화할 수 있다.

 

마치며

 

보고서 공시는 중요하다. 다만, 보고서가 최종 결과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업의 ESG 경영 체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과정과 실행, 그리고 결과에 대한 내용이 보고서라는 틀을 통해 공시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ESG 경영 공시 및 공급망 규제는 점점 정교해지고 있으며, 단순히 서류상 선언이나 짜집기식 보고로 넘기기 어려워지고 있다. 단순한 외부 압박 및 규제 대응에서 벗어나 기업의 비재무적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통제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고도의 전략적 경영 도구로서 ESG 경영은 활용되어야 한다.


* 더와이 주식회사는 청년실업해소 목적의 소셜벤처로 시작하여 현재 ESG 컨설팅 및 교육 전문기관으로써 ESG 전략 및 운영체계 구축, ESG 보고서 및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개발, 공급망 ESG 컨설팅 및 실사 운영, MSCI, RBA 및 Ecovadis 등 ESG 평가 대응, 교육운영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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