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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중국 AI, '저가·개방성'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인기 모델 상위 5개 석권

문샷 ‘키미 K3’ 미국 다운로드 387% 급증…미국 선두 모델에는 종합 성능 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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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가격과 개방성을 앞세운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AI 모델 이용 데이터를 집계하는 오픈라우터(OpenRouter)에서는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사용된 모델 상위 5개가 모두 중국산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지난해 미국 모델과 대등한 성능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구현하며 시장에 충격을 준 이후 미중 AI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모델은 최첨단 미국 모델에 근접한 성능과 저렴한 이용료, 공개형 개발 방식을 바탕으로 미국 기업과 개발자 사이에서 채택을 늘리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지푸AI(Z.ai·Zhipu)가 6월 출시한 지엘엠-5.2(GLM-5.2)와 문샷AI(Moonshot AI)가 7월 공개한 키미 K3(Kimi K3)는 오픈AI(OpenAI)와 앤트로픽(Anthropic)의 최첨단 모델에 근접한 지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알리바바(Alibaba)도 7월 큐원3.8 맥스(Qwen3.8 Max)를 공개했으며, 딥시크는 4월 최신 V4 모델의 시험판을 내놓으며 오픈AI의 지피티(GPT)와 구글(Google)의 제미나이(Gemini)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같은 기술 발전은 실제 미국 이용자의 선택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 활동하는 기술 임원이자 디지털 유산 플랫폼 릴리리스트(LilyList) 창업자 커트 메인홀드(Curt Meinhold)는 사업 잠재 고객을 찾거나 매출 확대 방안을 분석하는 업무에서 딥시크를 점점 더 자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인홀드는 “대다수 이용자에게는 앤트로픽의 최고급 모델까지 필요하지 않다. 실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좋은 모델이면 된다”며, “중국 모델은 코딩과 조사 업무에서 미국 모델에 상당히 근접했다. 출력 토큰 100만 개당 수십 달러가 아닌 몇 센트만 지불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7월 보고서에서 중국 AI 모델이 광범위한 채택을 위한 ‘결정적 단계’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여러 단계의 복잡한 업무를 AI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확산하면서 호출 횟수와 토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어, 모델 간 가격 차이가 실제 운영비에서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지표에서도 중국 모델의 성장세가 확인됐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문샷AI의 키미는 K3 출시 후 일주일간 93만 건 이상 다운로드돼 전주보다 200% 증가했다. 미국 내 다운로드는 약 8만 6000건으로 387% 급증했으며, 수요가 처리 용량에 육박하자 문샷AI는 신규 구독 접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모델이 모든 영역에서 미국 선두 기업을 따라잡은 것은 아니다. AI 평가 플랫폼 아레나(Arena)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아나스타시오스 안젤로풀로스(Anastasios Angelopoulos)는 중국 모델이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지만 전체 기능과 종합적인 성능에서는 여전히 미국 최상위 모델에 뒤처진다고 평가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야시르 아탈란(Yasir Atalan)은 미국 기업들도 기존 모델의 저가형 제품을 출시하는 등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모델의 확산을 이끄는 또 다른 요인은 개방성이다. 중국 AI 모델 대부분은 외부 개발자가 모델 구조를 살펴보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공개돼 있다. 반면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의 최첨단 모델은 핵심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 조사·자문업체 옴디아(Omdia)의 리안 지에 수(Lian Jye Su)는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이용과 채택을 촉진하기 위해 공개형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규제도 때로는 중국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푸AI는 트럼프 행정부가 앤트로픽 모델에 수출 통제를 적용한 직후 GLM-5.2를 출시했다.

 

안젤로풀로스는 “미국 모델을 제한하면 중국 경쟁사가 진입할 공간이 즉시 생길 수 있다. 정책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다 오히려 경쟁 모델의 확산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스마트폰과 AI 안경,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화웨이(Huawei)와 텐센트(Tencent) 등 대형 기술 기업도 AI 탑재를 확대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은 상하이에서 열린 기술 행사에서 공개형 AI 모델과 개발도상국의 AI 역량 향상을 강조했다. 중국 내 기업 간 치열한 경쟁도 해외시장 진출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막대한 투자에 따른 지속 가능성 문제는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지푸AI는 지난해 매출이 132% 증가한 7억2400만 위안(1억700만 달러)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60% 늘어난 47억 위안(6억9400만 달러)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자국 AI 생태계의 확산을 추진하는 동시에 전략적 경쟁국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은 보호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질라(Mozilla)의 최고기술책임자 라피 크리코리안(Raffi Krikorian)은 “중국이 개발한 공개형 모델의 경쟁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개방형 AI의 최전선도 점차 중국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업무에서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중국 모델을 최소한 평가하고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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