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광융합엑스포 2026(Int’l Light Convergence EXPO 2026)이 이달 8일부터 사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소재 전시장 킨텍스에서 열렸다. 전시는 발광다이오드(LE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소재·부품·장비, 조명,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솔루션, 디스플레이,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스마트 조명 플랫폼, 고효율 광융합 제품 등을 모은 국내 광융합 산업 전이다.
올해 전시장에는 조명 완제품뿐만 아니라 LED 모듈, 광학 소자, 전원·제어 부품, 공공조달형 조명, 산업용 디스플레이 등 관련 차세대 제품도 배치됐다. 빛을 만드는 부품부터 빛을 제어하는 광학계, 실제 현장에 설치되는 조명 인프라까지 잇는 전시 콘셉트를 채택한 것.
광융합 산업의 트렌드도 기존 외형 조명에서 내부 기술로 이동한 모양새를 나타냈다. 광원 효율, 디밍 제어, 웨이퍼 기반 렌즈, 방열 설계 등 새로운 기준이 현장 곳곳에 강조됐다. 이제 빛은 공간을 밝히는 요소에서, 산업 부품과 현장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생태계도 이 흐름을 서로 다른 영역에서 보여줬다. 조명용 LED 모듈과 생체 리듬 최적화에 집중한 조명 기술 ‘휴먼 센트릭 라이팅 (Human Centric Lighting)’이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반도체 공정 기반 첨단 광학 기술 ‘웨이퍼 레벨 옵틱스 (Wafer-level Optics)’ 기반 초소형 광학 소자도 등판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활약 중인 LED 투광등기구도 공공 현장 조명의 조건을 내걸었다.
< 루멘스 > 켜고 끄는 장치는 끝, 공간 운영 조건 반영하는 조명 인프라
조명용 LED 모듈 제조사 루멘스 전시장에는 조명용 칩온보드(COB) LED 모듈이 출품됐다. 더불어 밝기 조절을 담당하는 디밍(Dimming) 제어 장치도 함께 소개됐다. 이들은 등기구 완제품보다 광원 모듈과 구동 제어 기술력을 앞세운 전시 구성을 폈다. 광원의 효율·제어를 강조한 모양새다.
이 가운데 COB 모듈은 LED 칩을 기판 위에 집적해 광원 밀도와 균일도를 확보하는 설계다. 조명기구 내부에서는 밝기, 색 품질, 발열, 구동 안정성을 좌우하는 출발점이다. LED 디머는 이 모듈을 단순 발광 부품으로 두지 않고 사용 조건에 따라 제어되는 광원으로 끌어냈다.
길영범 루멘스 조명사업팀 매니저는 “앞으로의 조명 기술은 광원 자체의 효율뿐 아니라 사용 환경에 맞춰 빛을 조절하는 구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연 장치인 휴먼 센트릭 라이팅을 공개했다.
이 조명은 디머 조작에 따라 주간·오후·야간 등으로 세분화된 모드로 전환됐다. 시간대와 공간 목적에 따라 빛의 색과 밝기를 바꾸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길 매니저는 “이 조명 기법은 밝기만 조절하는 개념이 아니라, ▲주간 활동 ▲오후 균형 ▲야간 휴식처럼 공간과 시간대에 맞춰 색과 밝기를 바꾸는 조명 제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루멘스가 제시한 조명용 COB 모듈은 광융합 산업 안에서 빛을 만드는 앞선에서 활약한다. 이후 광학계가 빛의 방향·패턴을 제어하고, 조명기구가 설치 환경에서 장시간 운용 조건을 제공한다. 이 구조에서 광원 모듈은 성능 기준을 결정하는 부품이다. 루멘스가 디밍 제어와 휴먼 센트릭 라이팅을 함께 배치한 이유다. 광원의 역할이 공간 운영 조건을 반영하는 제어 단위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매니저는 이전의 조명이 밝기·소비전력 중심으로 경쟁력을 발산했다면, 지금은 색 품질, 디밍 범위, 시간대별 조명 운용, 광원 수명, 제어 안정성 등으로 요구가 확장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조명은 켜고 끄는 장치에 머물지 않고 공간 사용자의 활동 리듬과 설비 운용 조건을 함께 맞추는 인프라가 됐다는 시각이다.
끝으로 길영범 매니저는 “조명용 LED 모듈은 완제품 안에 들어가는 부품이지만 조명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단위”라며 “모듈 효율과 제어 기술이 함께 가야 실제 공간에서 필요한 빛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옵토전자 > 웨이퍼에 렌즈를 찍다...실리콘 위에서 광학 패턴을 직접 가공하는 기법
반도체 공정 기반 조명 기술도 현장에서 주목받았다. 초소형 광학 소자 기술 업체 옵토전자는 빛을 만드는 단계보다 빛을 다루는 단계에 초점을 맞췄다. 회사는 웨이퍼 레벨 옵틱스 기법을 활용한 렌즈 제조 방식과 광학 패턴 제어를 주요 어젠다로 내놨다. 조명 산업 안에 머물던 광융합 기술 체계가 최근 각광받는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되는 지점을 짚은 것이다.
기존 렌즈는 금형을 깎고 사출한 뒤 여러 장을 조립해 광학계를 만든다. 웨이퍼 레벨 옵틱스를 핵심 기술로 배치한 옵토전자는 앞선 기존 구조를 반도체 공정 기반으로 전환했다. 웨이퍼 위에 렌즈를 직접 형성하고, 필요한 광학 특성에 따라 굴절·회절 소자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라이다(LiDAR)·센서·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특히 빛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인 실리콘 포토닉스(Silicon Photonics)까지 구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상민 옵토전자 부장은 “현재 웨이퍼 위에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렌즈를 만들고 있다”고 회사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다.
사측은 자동차 조명과 광학 응용 부품을 기반으로 사업을 지속 확장했다. 초기 양산은 자동차 외장 및 엠블럼 조명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센터등 램프, 앰비언트 제어기, 스타라이트 조명 등 차량 실내외 광학 부품 양산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다.
정 부장은 “자동차 분야가 주요 매출원이지만, 라이다용 광학 소자 개발로 시작된 웨이퍼 레벨 옵틱스 기술 전략에 지속 투자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 레이저 제품을 시연하며 기술 방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광원이 광학 소자를 통과하자 초록색 레이저 점들이 넓은 면으로 분산됐다. 한 점으로 나가던 빛이 다수의 점과 패턴으로 나뉘는 장면이다. 이때 쓰인 소자는 회절광학소자(Diffractive Optical Element, DOE) 계열이다. 레이저의 방향·분포를 설계값에 맞춰 바꾸는 역할을 맡는다.
정 부장은 “회절소자는 레이저가 들어왔을 때 원하는 방향으로 나가거나 여러 개로 나가도록 만드는 광학 소자”라며 “센서 앞단에 들어가면 화각을 넓히거나 센싱 영역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라이다와 3차원(3D) 센싱 영역으로 이어진다. 라이다는 자동차뿐 아니라 로보틱스, 물류장비, 공간 인식 장치에 들어가는 핵심 센서다. 광원이 목표 지점으로 나가고, 되돌아오는 신호를 읽어 주변 구조를 파악한다. 여기서 광학 소자는 빛을 얼마나 넓게 퍼뜨릴지, 어떤 패턴으로 보낼지, 센싱 영역을 어떻게 나눌지를 결정한다.
정상민 부장은 특히 로봇 분야와의 접점을 제시했다. “최근 글로벌 산업 속 화두인 피지컬 AI(Physical AI) 영역에서도 결국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는 눈 역할을 하는 센서가 많이 필요하다”며 “라이다가 로봇에 들어가는 것처럼 웨이퍼 기반 광학 소자도 센서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옵토전자는 AR·VR 글래스, 스마트 디바이스, 의료기기, 운전자 모니터링, 기능 검사 장비를 적용 분야로 내세운다. 소형 렌즈는 기기 내부 공간을 줄이고 무게를 낮춘다. 기존 렌즈 조립 방식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미세 패턴도 웨이퍼 공정에서는 설계 대상이 된다. 광학계의 부피 축소와 기능 집적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정 부장은 “렌즈는 빛을 원하는 대로 제어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LED·레이저 등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면서 센서·카메라가 함께 탑재되거나, 균일한 레이저 분포가 필요한 영역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리콘 포토닉스도 별도 산업 내 핵심 트렌드로 부각됐다. 인공지능(AI) 연산과 데이터센터 확장 등과 관련해, 칩 내부와 칩 간 신호 이동에서 전력·발열 이슈를 해결하는 기술 요소로 제시된 것. 부장은 “전기 신호를 빛의 신호로 바꾸고, 그 빛을 원하는 위치로 보내거나 여러 갈래로 나누는 과정에서 미세 광학 소자의 역할이 생긴다”며 “우리가 웨이퍼 레벨 옵틱스를 이번 전시에서 반도체·AI 인프라 분야로 연결한 이유”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상민 부장은 “칩 내부에서도 광학적으로 신호를 처리해야 AI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발열·전력량은 낮출 수 있다”며 “전기 신호를 빛의 신호로 바꾼 뒤 그 빛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고 여러 갈래로 퍼뜨리는 역할을 광학 소자가 맡는다”고 AI 열풍 속 기술적 역할을 역설했다.
이어 “기성품 렌즈 라인업만으로는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LED·레이저 제품은 사양이 다르고 원하는 광학 특성도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어 대부분 맞춤화(Customizing)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 코레드 > 터널·경기장으로 간 LED “고출력 조명의 기준은 방열”
공공조달형 LED를 담당하는 생태계로 현장에서 색다른 방향성을 제안했따. 국내 조명 제조사 코레드는 광융합 기술의 현장 운용 조건에 집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측은 조달청 우수제품 지정제도에 따라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된 LED 투광등기구를 소개했다. 터널·도로·경기장 등 장시간·고출력 조명이 필요한 곳에서 활약 중인 제품군이다.
최진용 코레드 조명사업부문 대표는 “터널등·투광등을 갖고 나왔다. 투광등은 스포츠 조명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각종 경기장에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터널등은 도로 인프라에 도입된다. 밝기·가격에 초점이 맞춰진 기존 동향에서 공공 설치, 장시간 운용, 유지관리 부담 등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간파한 제품이다.
이때 코레드가 강조한 기술 경쟁력은 방열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LED 조명은 고출력으로 갈수록 내부 열 관리가 성능과 수명을 좌우한다. 특히 터널등은 일반 조명보다 운용 시간이 길다. 주야간 교통 안전을 위해 24시간 가까이 켜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요소가 중요하다. 경기장 투광등 또한 넓은 면적을 높은 광량으로 비춰야 하는 장비이기에, 열이 빠르게 빠지지 않으면 LED 부하가 커지고 광속 유지율이 낮아진다.
대표는 “효율이 높아도 열을 빨리 빼주지 못하면 광속 유지율이 떨어진다”며 “방열 구조를 보강해 일정한 밝기를 오래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등기구 뒤편에는 열 배출을 위한 방열 설계가 있고, 전면에는 다수의 렌즈 배열부가 배치됐다. 이 가운데 전면부는 필요한 조사각과 배광을 형성하고, 후면부는 장시간 점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밖으로 빼내는 역할을 맡는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