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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 지역균형발전, AI로 해결한다? 전문가들 생각은...

대한상의·국무조정실·포스텍, ‘지역균형발전 X AI 성장’ 토론회 개최
AI시티·메가특구 실행 모델 논의…기업은 전력·RE100·교육 인프라 강조
전문가들 “일자리만으론 부족...지역에 머물 이유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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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을 지역 성장 동력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뿐 아니라 인재가 머물 수 있는 정주 여건, 지역 산업에 맞는 AI 전환 역량, 기업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투자 환경 등이 다각도로 함께 설계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국무조정실, 포항공과대학교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의원회의실에서 ‘지역균형발전 X AI 성장을 위한 해법 토론회’를 열고 AI 산업 성장과 국토 균형발전을 연계할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행사에 참석한 권혜린 국무조정실 국토공간 대전환 정책 실무추진단장은 “대규모 지방 성장 프로젝트가 현장에서 실제 투자와 산업 성장으로 구현되려면 재정·세제 지원, 규제 완화, 신속한 인허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기업, 전문가가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행 모델로 AI시티와 메가특구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AI 인재의 ‘남방한계선’이 양재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기업 현장에서는 인재 확보 문제가 심각하다”며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정주 여건은 뒤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규제 특례, 공공부문 초기 판로,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공유·보안 환경, 인재와 정주 여건이 결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메가 프로젝트가 하드웨어라면 AI시티는 소프트웨어적 측면이 결합되는 것”이라며 “인재와 정주 여건이 뒷받침돼야 지역경제 발전과 국가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배영 포스텍 교수도 지역 정착 문제를 ‘일자리’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좋은 일자리가 있음에도 입사 3년 미만 신입 직원의 이탈률이 높아지는 문제를 보며, 사람들이 왜 떠나는지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었다”고 회상했다.

 

배 교수는 청년과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지역 정착 연구와 민원 데이터 분석 사례를 소개하며, 지역별·세대별 정책 수요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청년에게는 일자리뿐 아니라 주거, 교육, 문화 네트워크,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가 중요했고, 고령층에게는 의료 접근성과 커뮤니티가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이어 “지역 단위로만 묶어 볼 것이 아니라 세대별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행정·통계 데이터와 민원 데이터를 결합하면 정책의 정합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한정된 정책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기업이 지역 AI 거점을 선택하기 위한 조건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신승규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은 새만금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며 전력, 제조 데이터, 교육, 교통, 의료 등 복합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부사장은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 중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필요로 한다”며 “RE100 달성을 위한 전기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다면 외국 기업 투자 유치에도 좋은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SMR, 배터리 ESS, 수전해 기반 수소 저장 등을 거론했다.

 

지역 AI 생태계의 현장 한계도 지적됐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과거 부산에 영남권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지사를 냈지만 수요처 부족으로 철수한 경험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AI를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AX를 통해 AI를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지역별 특화 산업군과 학교를 연계해 AX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홍사흠 국토연구원 글로벌개발협력센터장은 AI 투자가 지역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그 과실이 지역에 남지 않으면 균형발전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중에는 지역에서 돈을 벌고 주말에는 서울에서 돈을 쓰게 하면 의미가 약해지지 않느냐”며 “소비와 생활이 지역에 내재화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지금 20대 중반의 50% 이상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은 자기 삶의 터전을 떠나라는 요구를 받는 것"이며 "일은 지방에서 하되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교통편을 늘리는 등 현실을 인정하는 정책 방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진우 경기연구원 도시주택연구실장은 정부의 역할을 ‘강제’보다 ‘선택 가능한 거점 조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어느 지역에 들어가고 머물지를 결정하는 일은 사람과 기업이 주체가 돼야 한다”며, “정부는 거점을 만들고 인센티브를 설계하고, 사람이 살고 싶은 곳, 기업이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데까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대익 가천대 스타트업칼리지 학장은 "정주 여건을 부수 조건이 아니라 핵심 조건으로 봐야 한다"며 "섬세하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반영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장 학장은 “AI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되고, 수많은 개인들이 무엇을 왜 원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맞게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AI 활용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좌장을 맡은 박형곤 한국 딜로이트 그룹 파트너는 “지역별로 잘할 수 있는 산업이 있고,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먼저 투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정주 여건이 더 중요하다면 가용 자원의 대부분을 먼저 투입해 토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균형발전도 모두에게 똑같이 나누는 방식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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