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쇼(BIG TECH SHOW)’는 로봇 기반 물류 및 제조 자동화 생태계를 함축한 산업 전시회다. 올해 전시는 이달 1일 부산 해운대구 소재 전시장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부산오토매뉴팩(AUTOMANUFAC BUSAN)’, ‘부산로봇엑스포(ROBOT EXPO BUSAN)’와 동시에 열렸다. 전시장에는 검사 자동화, 생산·설계 데이터 관리,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운영, 전력 변환 부품, 현장 적용형 자동화 솔루션 등이 함께 놓였다.
이번 특집은 빅테크쇼 내 제조 현장의 도입 기술을 살펴본다. 실제 기술 적용 과제가 핵심이다. ▲공정 데이터 수집 ▲검사 모델 생성 ▲설계 변경 관리 ▲생산 시스템, 전력 부품 간 연결 등의 방식을 다룬다. 빅테크쇼 현장은 제조 업체가 자동화 기술을 도입할 때 확인해야 할 기술 조건을 보여주는 자리다.
먼저 품질 검사의 도입 문턱을 낮추는 흐름이 눈에 띈다. 검사 자동화는 카메라를 설치하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이어 현장 데이터에 맞는 인공지능(AI) 모델을 만들고, 정상·불량을 구분할 기준을 학습시키며, 이 모델을 실제 장비에서 안정적으로 돌리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 뉴로클 > 육안으로 잡지 못하는 미세 이물질 판정의 메커니즘
국내 AI 기반 딥러닝(Deep-learning) 비전(Vision) 소프트웨어 업체 뉴로클은 AI 비전 모델 개발 솔루션 ‘뉴로티(Neuro-T)’와 AI 비전 검사 런타임(Runtime) 솔루션 ‘뉴로알(Neuro-R)’을 앞세웠다. 현장에서는 박스테이프, 비닐 조각 등 사람이 즉시 찾기 어려운 이물·불량 영역을 AI가 판별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강예찬 뉴로클 사업개발 매니저는 “검사 데이터를 넣고 양·불을 클릭해 알려주는 라벨링(Labeling) 과정을 거치면, 오토딥러닝(Auto Deep Learning) 기능을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델을 현장 장비에 적용하면 문제가 있는 제품이나 이물질을 실시간으로 판별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현장에서 소개받은 뉴로티는 AI 비전 검사 모델을 만드는 개발 환경이다. 사용자는 검사 이미지를 불러오고, 정상·불량 데이터를 지정한 뒤 학습을 진행한다. 현장 시연에서는 불량 위치를 표시하고 모델이 이를 학습하는 흐름이 사용자 화면(UI)에 나타났다. 강 매니저에 따르면, 비전 AI 전문 인력이 부족한 제조 현장에서도 검사 모델 제작 과정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둔 기술 메커니즘이다.
또 다른 뉴로알은 학습된 모델을 실제 생산 장비에 적용하는 실행 환경이다. 뉴로티가 모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면, 이 기술은 해당 모델을 장비 안에서 구동해 검사 결과를 낸다. 강예찬 매니저는 “뉴로티가 모델을 만드는 솔루션이고, 현장 장비에 넣어 작동하는 것이 뉴로알”이라며 두 제품의 역할을 구분했다.
제조 현장의 AI 검사 대상은 제품마다 다르고, 불량 유형도 공정마다 달라진다. 특히 테이프 조각, 비닐, 이물질처럼 배경과 섞이는 대상은 사람이 육안으로 계속 확인하기 어렵다. 뉴로클은 라벨링, 학습, 모델 생성, 현장 적용을 한데 제시해 검사 자동화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비전을 선보였다.
< 트리니오 > “복잡한 메뉴 검색 탈피" 목적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왔다
검사 모델을 만드는 앞선 과정이 자동화의 첫 관문이라면, 생산 현장 안팎에 남은 사무 데이터 업무는 또 다른 병목이다. 전사적자원관리(ERP)·제조실행시스템(MES)이 도입돼도 현업은 여전히 데이터를 내려받아 문서로 정리한다. 이후 보고서를 만들고, 계획을 다시 수정한다.
제조 업체 전용 AI 에이전트 플랫폼 업체 트리니오는 이 지점에 주목했다. 자사 솔루션 다나워크(D.A.N.A Work)를 통해 사용자의 병목 해결을 돕는다는 취지다. 이 솔루션은 ERP·MES등 기간 시스템과 AI를 연동해 기업의 반복 사무 업무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특히 시스템에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연어(Natural Language) 질의와 업무 처리를 수행한다. 또한 필요한 보고서를 생성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이창민 트리니오 대표는 “현시점 제조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디지털 전환(DX)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업무가 아직도 문서 파일로 내려받아 처리되고 있다”며 “수백 개 메뉴와 버튼으로 인해, 현업이 다시 문서로 돌아오는 불편함을 AI로 해결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트리니오가 제시한 대표 업무는 거래명세서(Invoice) 입력 자동화, 월 결산 보고 생성, 생산계획 수정 자동화, 원가 변동 분석 등이다. 모두 제조 업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 업무다. 이 과정에서 다나워크는 사용자가 시스템 메뉴를 일일이 찾아 들어가는 방식보다, 업무 목적과 필요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AI가 절차를 수행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제조 업체에는 실제 데이터 업무를 할 사람이 부족하고 채용도 쉽지 않다”며 “AI를 통해 이 간극을 메우겠다는 것이 자사 목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물을 내는지 현업으로부터 파악하고, 그 업무 자동화 과정의 공수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 고우아이티 > 종이 문서의 비효율을 걷어낸다, 기존 업무 환경과의 연동 전략
트리니오의 플랫폼 같은 AI 에이전트가 현업의 반복 사무를 줄이는 방식이라면, 실제 공장 운영에는 전자결재, MES, 데이터 시각화, AI 질의가 공존한다.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업체 고우아이티는 제조 업체의 업무 흐름을 하나의 화면 체계로 통합하는 기법을 내재화했다. 전시회에서는 결재, 설비·자재 관리, 공장 데이터 분석,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반 방법론 등이 나란히 제시됐다.
사측은 스마트 공장 구축 솔루션 ‘고서클(GoCircle)’,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마이크로소프트 365(Microsoft 365) 기반 전자결재 서비스 ‘고웍스(GoWorks)’, 생성형 AI 데이터 질의 솔루션 ‘고데이터그레이(GoData GRAI)’를 중심으로 한 제조 업무 시스템을 공유한다. 여기에 MS 데이터 시각화 도구(Tool) ‘파워비아이(Power BI)’ 기반 제조 데이터 시각화 대시보드를 더했다. 이로써 공장 운영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흐름을 구성했다.
이창영 고우아이티 파트장은 “각 솔루션은 따로 사용할 수도 있고, 한꺼번에 연계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이어 “전자결재는 MS 오피스 제품군에 통합해 쓰는 방식이고, MES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설비·자재·오류·생산 등 현황을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이라고 시스템적 이해를 도왔다.
이때 고웍스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환경에 결재 업무를 적용한 전자결재 서비스다. 기존 오피스 업무 환경과 협업 흐름 안에서 결재 절차를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제조 업체는 현장 요청, 구매, 설비 점검, 품질 관련 문서 등을 결재 체계와 연결한다. 종이 문서나 별도 결재 시스템에 흩어진 업무를 기존 업무 도구 안으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고서클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 설비 상태, 자재 흐름을 관리하는 MES 시스템이다. 이 파트장에 따르면 어느 장비에서 에러가 발생했는지, 어느 지점의 오류율이 높은지 한눈에 파악 가능한 관리·제어 전용 시스템이다.
다른 한편 파워비아이 기반 대시보드는 생산율, 이탈률, 오류율, 개선 지점처럼 숫자로만 보면 판단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그래프와 화면으로 재구성한다. 이 파트장은 “임원이나 담당자에게 어느 지점을 개선해야 하고, 개선 시 생산성이 얼마나 올라갈 수 있는지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때 이 같은 시각화 도구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자는 생성형 AI 기반 플랫폼 고데이터 그레이를 체험했다. 공장 데이터에 대한 생성형 AI 질의 기능을 경험한 것. 정형·비정형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사용자가 자연어로 묻고,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는 구조다.

제조 현장에서는 데이터가 쌓여도 이를 해석할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솔루션이 각종 업무 부담을 경감하도록 돕는다.
< 유라 > 완제품 출하까지 전체 주기 살피는 법
유라는 스마트 팩토리 운영 솔루션을 관장한다. 생산 현장의 MES만 따로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설계 정보 ▲제품 데이터 ▲자재 입고 ▲작업 지시 ▲품질관리 ▲출하 등 흐름을 단일 시스템에 연결하는 접근법이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클라우드 기반 전장 설계 솔루션 ‘캐드바이저(CADVIZOR)’, 제품수명주기관리(PLM)·품질관리시스템(QMS) 통합 솔루션 ‘페이브허브(FabeHUB)’, MES 플랫폼 ‘유메스(yuMES)’ 등을 중심으로 한 제조 운영 체계를 소개했다.
이 밖에 빅데이터 솔루션 ‘유티비에스(yuTBS)’, 스마트 제조 플랫폼 ‘유엠디엘(yuMDL)’, 구축형 협업 플랫폼 ‘링크유(LINKyu)’까지 합세해, 데이터 분석과 협업 영역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재현 유라 팀장은 “MES는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핵심이지만, 설계·품질·PLM·빅데이터·AI 등 관련 기술 방법론 또한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자재 입고부터 완제품 출고까지 이어지는 제조 흐름을 강조했다. 이 가운데 유메스는 공장 안에서 발생하는 자재, 설비, 작업, 생산 실적 데이터를 관리하는 축이다. 수기·문서로 관리하던 기존 정보를 소프트웨어 기반 데이터로 전환해 현장 작업과 관리 업무를 연결한다.
사 팀장은 “MES의 목적은 자재가 입고되고 완제품이 출고되는 순간까지의 정보를 소프트웨어로 데이터화하는 것”이라며 “제품을 관리할 때는 자재명세서(BOM), 설계 변경, 평가 관리 등을 다루면서도 제조 시스템 관리단에서는 기준 정보, 작업 지시 등 다양한 관리 포인트를 둔다”고 설명을 이었다.
유라의 이번 전시 포인트는 MES 단일 솔루션보다 제조 운영 전 주기를 보는 데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 경험에서 출발한 업무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생산·품질·분석·협업을 하나의 스마트팩토리 운영 체계로 제시했다.
< 모두솔루션 > 설계 작업 환경 ‘업그레이드 선택권’의 가치
설계 데이터가 생산·품질관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앞단의 도면 작업 환경도 중요하다. 제조 현장 DX는 MES나 데이터 플랫폼에서만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제품·부품 형상을 만들고, 치수를 넣는 과정. 그리고 도면을 수정하는 컴퓨터지원설계(CAD) 작업 환경이 안정적으로 갖춰져야 이후 생산 데이터와도 연결된다.
CAD 솔루션 업체 모두솔루션은 2차원(2D) CAD 설계 솔루션 ‘지스타캐드(GstarCAD)’를 중심으로 설계 작업 환경을 소개했다. 전시장에서는 도면 위에 치수를 삽입하고, 치수 스타일을 수정하는 기본 CAD 작업 시연을 통해 참관객에게 설득력을 부여했다.
한운선 모두솔루션 부장은 “지스타캐드는 매년 구독 비용이 발생하는 기존 타사 방식과 달리, 영구 버전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사용자에게 중요한 선택지가 된다”고 언급했다.
모두솔루션이 전면에 둔 지점은 비용 구조다. 한 부장은 “한 번 구매하면 필요한 시점에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불하고 버전을 올리거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지 않으면 기존 버전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사용자 친화적 제품 공급 전략을 전했다. 이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CAD가 설계 부서의 기본 업무 환경인 만큼, 라이선스 비용과 유지 방식이 도입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장에서 소개된 지스타캐드 최신판인 ‘지스타캐드 2027(GstarCAD 2027)'은 기존 버전 대비 성능과 사용성 개선을 강조한 제품이다. 사측은 현장에서 하드웨어 가속, 성능 개선을 비롯해, 설계 효율을 제고하는 동적 블록(Dynamic Block) 기능 변화를 주요 개선점으로 배치했다.

특히 동적 블록에서 파라미터 기능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점이 언급됐다. 도면 안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객체의 치수·형상을 조건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 설계 작업에서 활용도가 나오는 기능이라는 설명이다.
한 부장은 지스타캐드의 자체 강점을 설명하는 데 무게를 뒀다. 그는 “지스타캐드의 가격 구조, 자체 엔진, 사용자 친화적 설계, 성능 개선점 등을 중심으로 시장 안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략을 말했다.
전시 데모는 설계자가 매일 수행하는 기본 작업에 중점을 둔 설계를 보였다. 객체에 치수를 넣고, 치수 스타일을 바꾸면서도, 도면 요소를 수정하는 장면이다. 이 작업은 CAD 도입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기존 도면과의 호환성, 화면 반응 속도, 명령어와 사용자 환경, 반복 작업 편의성이 실제 설계 업무의 효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 비트랜스코리아 > 컨베이어로 잇는 조립·이송 자동화 라인
로봇과 검사 장비가 공정의 특정 작업을 맡는다면, 그 작업 사이를 끊기지 않게 잇는 장치는 컨베이어다. 컨베이어 시스템 기술 업체 비트랜스코리아는 모듈형 컨베이어 시스템 ‘VT 컨베이어 시스템(VT Conveyor System)’을 앞세워 제조라인의 이송 자동화 구성을 소개했다. 현장에서는 팔레트가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고, 리프트·전환 장치와 결합해 공정 사이를 오가는 팔레트 컨베이어 시스템(Pallet Conveyor System)이 시연됐다.
사측이 제시한 이 제품군은 팔레트 컨베이어 시스템을 중심으로, ▲중량물 롤러 컨베이어 시스템(Heavy Duty Roller Conveyor System) ▲플렉서블 체인 컨베이어 시스템(Flexible Chain Conveyor System) ▲레일 가이드 컨베이어 시스템(Rail Guide Conveyor System) ▲벨트 컨베이어 시스템(Belt Conveyor System)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조립 대상 무게, 제품 형태, 공정 배치, 이송 속도에 따라 컨베이어 모듈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임홍섭 비트랜스코리아 기술영업 부장은 “이러한 모듈형 컨베이어는 현장 배치(Layout)과 공정 조건에 맞춰 필요한 구간만 조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조립·검사·이송·적재 등 공정이 반복되는 생산라인에서 설비 간 흐름을 끊기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앞세웠다.


▲ 사측의 모듈형 컨베이어는 인력난에 직면한 제조 산업 전반에서의 활약상을 이어가고 있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참관객의 이해 제고를 위해 전시장에 놓인 팔레트 컨베이어 시스템은 조립 라인의 기본 이송 구조를 보여줬다. 작업 대상이 팔레트 위에 올라가면 벨트, 체인, 롤러, 리프트 유닛, 회전 유닛이 공정 위치에 맞춰 이송·정지를 반복한다. 이는 작업자가 제품을 직접 들고 옮기는 방식을 줄이고, 각 공정 앞에서 같은 위치와 방향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데 초점을 둔다.
해당 시스템은 대형 제품 조립, 산업·공장 자동화(FA) 시스템, 가전 조립, 신재생에너지 장비처럼 무게·안정성이 함께 요구되는 현장이 주요 적용처다.
임 부장은 “완제품 형태로 제작한 제품을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점이 강점”이라며 “기존 유럽산 장비 대비 도입 문턱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을 이었다. 끝으로 “고객사 공정에 맞춘 3차원(3D) 도면을 제공하고, 유지보수까지 함께 대응하는 구조도 자사 경쟁력”이라고 언급을 덧붙였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