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전쟁으로 위축된 원유 수요와 공급이 향후 정상화될 경우 내년 이후 글로벌 석유시장이 상당한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IEA는 최근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중동 분쟁으로 세계 원유 수요와 공급이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가 유지되고 호르무즈 해협 수송이 회복될 경우 공급이 수요보다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전망은 투자자들이 미국과 이란 간 합의 이후 에너지 시장의 방향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는 18일 미국과 이란이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임시 합의에 서명하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각각 3개월 반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77.41달러, WTI는 74.43달러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 가능성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로, 전쟁 기간 선박 운항 제한과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로이터는 최근 유가가 3개월 저점 부근에서 움직인 배경으로 미국·이란 평화 합의와 IEA의 공급 과잉 경고를 함께 꼽았다.
IEA는 전쟁과 높은 연료 가격, 정제 제품 부족이 결합되면서 원유 수요가 타격을 받았다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EA 보고서를 인용해 걸프 지역 충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 석유 소비와 공급을 급격히 줄였으며, 2026년 세계 석유 소비가 하루 11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IEA는 분쟁 종료 이후 공급 회복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이란 합의가 유지되고 제재와 봉쇄가 완화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흐름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면서 2027년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WSJ는 IEA가 2027년 공급이 약 하루 800만 배럴 증가할 수 있다고 봤으며, 이는 수요 회복 속도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공급 회복은 즉각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IEA는 주요 항로의 안전 확보와 기뢰 제거, 물류망 정상화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량은 전쟁 기간 크게 줄었지만, 일부 물량은 오만만에서의 선박 간 환적 등을 통해 회복 조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고 감소도 단기 시장의 변수다. IEA는 전쟁 기간 글로벌 석유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인용해 미국 원유 재고가 10주 연속 감소하며 1985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는 중동 공급 차질 속에서 미국산 에너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재고 보충 수요가 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재개되고 걸프 지역 수출이 정상화될 경우 시장의 초점은 공급 부족에서 공급 과잉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PVM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현재의 기준선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선박들이 이 중요한 길목을 양방향으로 통과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석유 흐름의 점진적인 재개가 아무리 느리더라도 석유 수급 균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IEA 전망은 에너지 시장이 지정학적 충격 이후에도 곧바로 안정 국면에 들어서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쟁 기간에는 공급 차질과 재고 감소가 가격을 끌어올렸지만, 분쟁 완화 국면에서는 억눌렸던 공급이 회복되며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석유시장의 핵심 변수는 미국·이란 합의의 지속성,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속도, 재고 보충 수요, 그리고 전쟁 기간 발생한 수요 파괴의 회복 여부가 될 전망이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