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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Ti, 기업 넷제로 표준 2.0 발표…‘최선 노력’ 도입

스코프 3·전환계획 차등 적용…목표 설정서 이행 관리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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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기업의 넷제로 목표를 평가·인증·추적하기 위한 새 표준을 발표했다.

 

SBTi는 11일 기업 넷제로 표준 2.0을 공개하고, 기업 기후 전략을 목표 설정 중심에서 실제 이행 관리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기업의 사업 환경과 규모, 국가별 여건을 반영해 넷제로 이행 요건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핵심 변화 중 하나는 ‘최선 노력’ 프레임워크 도입이다. 새 표준은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과학 기반 목표와 합리적인 이행 계획을 세우고 통제 가능한 모든 감축 수단을 활용했으며, 이행 장벽과 대응 노력을 투명하게 공개할 경우 SBTi 체계 안에서 넷제로 전환을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란체스코 스타라체 SBTi 의장은 “과학에 기반한 목표와 합리적인 이행 계획을 세우고, 통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장벽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SBTi는 기업이 모든 배출 요인을 직접 통제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감축 실패를 단순히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감축 수단을 모두 활용했는지와 장벽을 어떻게 공개·관리했는지를 기준으로 이행 신뢰성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표준은 기존의 획일적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 규모와 국가적 상황에 따라 요구사항을 구분한다. 모든 국가의 대기업과 고소득 국가의 중견기업은 A그룹으로, 모든 국가의 소기업과 저소득 국가의 중견기업은 B그룹으로 분류된다.

 

모든 기업은 스코프 1과 스코프 2 배출량에 대해 5년 단위 단기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스코프 1은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 스코프 2는 구매 전력과 에너지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을 뜻한다.

 

반면 가치사슬 배출에 해당하는 스코프 3 단기 목표 설정은 A그룹 기업에만 의무화된다. A그룹 기업은 전환 계획을 공개하고, 목표 기준연도 데이터에 대해 제한적 수준의 보증도 제공해야 한다.

 

스코프 1 목표 설정 방식도 다양화됐다. 기업은 절대 배출량 감축, 배출 집약도 감축, 자산 전환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스코프 2의 경우 배출량 감축 목표 또는 저탄소 전력 비중 확대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스코프 3에 대해서는 세 가지 단기 목표 설정 옵션이 제시됐다. 포괄적인 배출량 감축 목표, 공급업체·고객 연계 목표, 특정 카테고리·활동별 목표가 포함된다. 기업이 가치사슬 내에서 가장 중요한 배출원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도록 제한적 예외도 허용된다.

 

새 표준은 이행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계층 구조도 도입했다. 기업은 우선 직접 운영과 가치사슬 내 배출 감축을 추진하고, 직접 감축이 어려운 영역에서는 시장 기반 수단과 시스템 전환 활동을 활용할 수 있다.

 

또 SBTi는 ‘지속적 배출 책임(OER)’이라는 선택적 프레임워크를 도입했다. 기업이 아직 남아 있는 배출량에 대해 감축 또는 제거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OER은 A그룹 기업에 대해 2035년까지만 선택 사항으로 유지된다. 2035년 이후에는 A그룹 기업이 탄소 제거를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넷제로 목표 연도까지 잔여 배출량 100%를 상쇄하는 데 이를 활용해야 한다.

 

이번 표준 개정은 SBTi의 5개년 전략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SBTi는 최근 목표 설정과 검증 중심 기관에서 기업의 기후 목표 이행을 지원하는 ‘전환 파트너’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데이비드 케네디 SBTi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은 이제 전환 위험을 관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회복탄력성을 강화할 좋은 기회를 맞았다”며 “이 표준을 활용하는 기업은 국제 기후 목표에 기여하면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논란도 낳고 있다. 일부 환경단체와 비판론자들은 ‘최선 노력’ 프레임워크와 시장 기반 수단 활용이 기업 감축 의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시장 참여자들은 다양한 산업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현실적 이행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새 표준이 단순한 목표 수립보다 실제 이행 관리와 데이터 공개 역량을 더 강하게 요구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특히 대기업은 스코프 3 목표, 전환 계획, 보증 요건, 잔여 배출 책임까지 준비해야 해 기후 전략이 재무·조달·공급망 관리와 더 긴밀하게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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