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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아야 살아남는다” 한국-베트남, EU 규제 앞 '공급망 동반자' 확인

한국-베트남 그린 제조 밸류체인 협력 포럼,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려
베트남 하이퐁시 대표단, 한국 정부, 기업·학계·검증기관 관계자들 한자리에
"지속가능성=무역 규범 그 자체...공급망 규제 공동 대응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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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베트남이 그린 산업단지 조성과 제품 단위 탄소데이터 관리·검증 체계 구축을 축으로 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양국 공급망이 긴밀히 연결된 만큼 규제 대응 역시 ‘따로’가 아닌 ‘공동’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베트남 그린 제조 밸류체인 협력 포럼’이 열렸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 베트남 하이퐁시 대표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학계·검증기관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CBAM·CSDDD 등 EU 규제 대응과 그린 산업단지 전환, 탄소 데이터 관리·검증, 재생에너지 조달, 공급망 협력 모델을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를 펼쳤다.

 

개회사에 나선 정만기 KIAF 회장은 “산업단지는 그린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AI 기반 제조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오는 만큼 산업단지도 기업들의 전환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포럼의 문을 열었다.

 

정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다국적화되는 상황에서 베트남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EU 등 선진국 시장은 완제품뿐 아니라 원자재·부품까지 탄소중립 방식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만큼, 한국과 베트남이 함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교 한양대 교수는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9천 개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배터리 소재, 자동차 부품, 섬유·의류까지 한국 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제품의 상당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특히 하이퐁시는 LG 클러스터의 본거지로, LG 그룹 하나만으로도 하이퐁시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한다”며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의 중요성을 짚었다.

 

이어 “베트남과 하이퐁시에서 무엇이 만들어지느냐가 곧 한국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된다”며 “하나로 단단히 엮여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 충격이 오면 양국이 함께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혼자 못 푼다’…한국-베트남, 공급망 규제 공동 대응 불가피

 

 

발제에 나선 김 교수는 EU의 ESG 규제 흐름을 ‘무역 규범의 변화’로 규정했다. 김 교수는 탄소배출량을 공장 단위가 아니라 제품 단위로 산정해 보고해야 하는 CBAM, 자율 보고에서 법적 의무로 강화된 CSDDD(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등을 언급하며, "지속가능성이 무역 규범 그 자체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코프 3(공급망 간접배출) 구조와 관련해선 “탄소 배출은 생산기지에서 발생하지만 문제가 생기면 비용과 책임은 본사가 지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기업 혼자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CBAM 대응 보고서는 현장에서 매일 생성되는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망 안에서 어느 한 주체가 무너지면 모두가 멈춘다. 누구도 혼자 끝까지 갈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기업 실무자들은 글로벌 규제 대응이 이미 ‘거래 조건’으로 내려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곽한울 LG전자 책임은 “주요 OEM 고객사는 입찰 단계에서 정밀한 PCF 데이터를 요구하고, 카테나X 같은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연동을 구매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고 언급했다.

 

곽 책임은 “공장 자체 배출은 2%에 불과하고, 98%는 원소재·협력사 단계에서 발생한다”며, “대기업이 2, 3차 협력사를 일일이 찾아가 교육하고 개별 투자를 지원하는 방식만으로는 규제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주영 삼성SDI 프로는 “제품 기준으로 연결된 데이터를 종합해 탄소배출량을 산정해야 한다”며 “핵심은 데이터의 ‘퀄리티’, 즉 신뢰할 만한 데이터”라고 말했다. 이 프로는 “EU가 지정한 기관에 의해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요구 수준이 굉장히 디테일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부품·소재 단계’가 병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영 KGM 팀장은 “엔진은 100여 가지 부품이 모여 하나가 된다”며 “탄소를 증명하려면 그만큼의 공급망 데이터를 모아 제출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윤향노 SK AX 팀장은 향후 규제 대응을 위해선 “데이터 투명성, 데이터 신뢰성, 데이터 연결성이 핵심”이라면서, “유럽이 요구하는 것은 이메일을 주고받는 방식이 아닌 데이터 스페이스를 통한 교환 체계”라고 짚었다.

 

기술·검증 영역에서는 ‘산업단지 단위 통합 인프라’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함진기 글래스돔 대표는 “유럽발 규제와 원청 요구는 사업장 단위에서 제품 단위 관리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며 “산업단지 전체 통합 관제와PCF·인증 대응이 결합된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선아 뷰로베리타스는 “리포트 발행이 단편적으로 진행되면 시간과 비용이 커진다”며 “프로세스 자체를 시스템화해 구축하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베트남 측은 하이퐁시를 한국과 베트남의 협력을 위한 현장 거점으로 제시했다. 팜 반 텝 하이퐁 경제구역관리청장은 "하이퐁시는 생태·그린 산업단지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한국의 기관·기업·학계와 협력해 녹색 전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정부도 산업단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상우 산업통상자원부 입지총괄과장은 축사에서 “산업단지 에너지 사용 효율화, 재생에너지 인프라, 탄소배출의 체계적 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탄소중립, RE100, ESG 경영은 기업 생존에 직결된다. 거대한 변화는 개별 기업 노력만으로 어렵기 때문에 정부도 적극 지원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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