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뒷단의 산업이 아닙니다. '황' 기자의 헬로로지스틱스는 글로벌과 국내 물류 시장에서 벌어지는 변화와 혁신을 쉽고 깊게 풀어내고자 마련한 고정 기획입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산업의 흐름을 담아 물류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더하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테크타카, 정확히 뭐하는 데야?"
물류업계에서 테크타카를 두고 흔히 나오는 말이 있다. "풀필먼트 아닌가요?" 일반적인 풀필먼트 기업들처럼 테크타카를 보는 시선은 결국 '보관하고 포장해서 배송해주는 곳'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양수영 대표에게 테크타카는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물었다.
"저희는 물류회사가 아니라 기술회사입니다."
테크타카는 현재 전체 인력의 약 70%가 개발자다. 아마존 본사 클라우드 시스템 엔지니어 출신, 쿠팡 물류 시스템 총괄 아키텍트 출신인 양 대표가 창업하면서 가장 먼저 한 선택이 이 구조였다. 물류 현장의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푸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출발점이 채용 비율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르고, 물류 전 과정을 하나로 꿰다
테크타카의 핵심은 '아르고(Argo)'라는 플랫폼이다. 수요 예측에서 시작해 주문 관리, 창고 운영, 재고 관리, 배송, 운송 관리까지 물류의 전 과정이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돌아간다. 셀러 입장에서는 OMS, WMS, TMS를 따로 구축하고 연동하느라 쏟던 시간과 비용이 사라진다.
이것이 테크타카가 스스로를 '5PL'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보관과 배송을 대행하는 3PL, 여기에 운영 관리를 더한 4PL을 넘어, 커머스 운영 전체를 데이터 기반으로 통합하는 모델이다. 어떤 채널에 재고를 얼마나 배분할지, 어느 타이밍에 출고하는 것이 효율적인지까지 아르고 안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당일 출고율 99.9%는 이 구조에서 나온다. 양 대표는 "주문 수집부터 재고 검증, 작업 배정, 출고 마감 관리, 배송 연동까지 전 과정이 정교하게 맞물려야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단일 공정의 최적화가 아니라 전체 흐름의 설계가 만들어내는 숫자라는 뜻이다.
엑셀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
아르고가 현장에서 가장 먼저 바꾸는 것은 반복 노동이다. 이커머스 운영 담당자들이 하루의 상당 시간을 쏟는 일이 있다. 여러 쇼핑몰에서 주문 파일을 내려받고, 물류창고 양식에 맞게 정리하고, 운송장 번호를 복사해 각 쇼핑몰에 다시 입력하고, 배송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루틴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실수 하나가 오출고나 오배송으로 이어진다.
아르고를 쓰면 이 흐름이 시스템 안에서 자동으로 연결된다. 담당자는 파일을 주고받는 대신 운영 판단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양 대표가 더 강조하는 것은 엑셀이 사라진 이후다. "엑셀을 없애면 고객들이 더 많은 데이터를 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단순 작업에 묻혀 보이지 않던 재고 회전율, 채널별 판매 흐름, 배송 리드타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 데이터를 다시 운영에 활용하려는 요구가 생긴다. 테크타카는 그 요구를 계속 시스템화하며 고객과 함께 깊어진다.
한국·미국·일본, 하나의 숫자로 관리된다
테크타카가 단순 풀필먼트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국가를 넘어도 데이터가 끊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물류 업체들이 국내에서는 자체 개발 WMS를 쓰고 해외에서는 현지 외주 WMS를 사용하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 재고를 통합 관리하기 어렵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1,000개를 보내는 순간 총 재고가 9,000개로 줄어버리고, 운송 중인 물량은 어디에도 잡히지 않는다.
아르고는 한국·미국·일본 세 나라 거점에서 동일한 WMS를 운영한다. 재고 상태값과 데이터 네이밍이 나라마다 달라지지 않는다. 배에 실린 재고가 언제 도착하는지, 그때부터 가용 재고로 쓸 수 있는지까지 하나의 화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셀러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재입고 타이밍과 채널별 재고 배분을 미리 계획할 수 있다.
2023년 미국 시애틀을 시작으로 LA, 일본 치바현까지 거점을 확장한 속도도 이 구조 덕분이다. 창고를 먼저 지은 것이 아니라 아르고 시스템을 현지 거점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확장했다. 불과 1~2년 만에 해외 매출 비중이 약 20%까지 올라온 배경이다.
틱톡샵이 까다로운 이유, 그리고 테크타카가 유리한 이유
현재 테크타카 미국 물량의 상당 부분은 틱톡샵에서 온다. 틱톡샵은 배송 SLA가 까다롭다. 전국 2일 배송을 충족하지 못하면 입점 자체가 어렵고, 이를 맞추려면 미국 내 현지 물류센터 운영이 전제되어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특송을 보내면 통상 4~5일이 걸리지만 틱톡의 요건은 2일 이내다.
테크타카는 현지 거점을 운영하면서도 아르고로 채널 간 재고를 분리 관리한다. 아마존 FBA 물량과 틱톡샵 물량, 월마트 물량이 같은 창고 안에서 서로 재고를 침범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 레벨에서 구분한다. K-뷰티 브랜드들이 국내 판매와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가져가면서도 재고가 꼬이지 않는 구조다. 라쿠텐·틱톡샵 연동, 아마존 글로벌셀링 공식 SPN 선정, 통관·수출신고·관세대납 원스톱 지원도 이 흐름 위에 얹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지금, 테크타카는 이 상황을 위기보다 기회로 읽는다. 북미 리스크가 커질수록 K-브랜드들은 영국·유럽·중동으로 눈을 돌릴 것이고, 그때마다 새로운 물류 시스템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한다면 확장 속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아르고가 7개 이상의 언어와 현지 통화, 국가별 운영 환경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이유가 여기 있다. 셀러가 진출 국가를 바꿔도 기존 운영 데이터 위에서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 그것이 테크타카가 말하는 글로벌 물류 오케스트레이션이다.
앞으로 테크타카가 하려는 것
양수영 대표가 그리는 다음 그림은 두 갈래다. 하나는 안전이다. 테크타카는 현재 실내 GPS 기반 위치 추적 시스템을 국가과제로 개발 중이다. 창고 내 모든 작업자와 지게차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이후 물류 현장의 안전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 속에서, 효율과 안전을 아르고 하나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테크타카의 포지션이다.
다른 하나는 완전한 데이터 연결이다. 양 대표는 "5년에서 7년 안에 물류센터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완전 자동화가 비용 문제로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을 뿐,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한 영역에 와 있다는 판단이다. AI가 분기마다 다르게 느껴질 만큼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그 속도가 물류 현장을 바꾸는 시점도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D2SF 시드 투자에서 시작해 알토스벤처스 주도 시리즈B까지, 설립 이후 매해 약 2배씩 성장하며 2022년 최연소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된 테크타카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하나다. "전 세계 이커머스 셀러가 국경의 제약 없이,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 고객에게 상품을 보낼 수 있는 물류의 표준." 양 대표는 그 표준을 소프트웨어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풀필먼트보다 더 많은 것을 한다고 말했던 양 대표의 말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