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배너

[헬로DX] 엑셀 ‘노가다’ 걷어내고 담당자에겐 ‘판단’만...옥타브가 그리는 ‘AI-Forward’ 실체

URL복사

이미 사무실 안에서 인공지능(AI)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방대한 자료를 취합해 요약하고, 보고서 초안을 잡아 문장을 다듬는 일련의 과정은 빠르게 자동화의 궤도에 올라탔다. 그러나 산업 현장은 이와 다른 모습이다. 현장에서는 섣불리 AI를 도입하는 것을 주저하거나, 설령 도입했다 하더라도 제 성능을 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설비 하나의 미세한 오차가 대량 불량으로 확산되고, 찰나의 잘못된 판단이 공장 셧다운이나 인명 사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똑같은 AI라 할지라도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순간, 그 기준과 무게감이 엄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현장의 특수성 때문인지 기업의 AI 도입 성적표는 예상보다 냉정하다. 여전히 대다수 기업이 특정 기능에만 AI를 시험 적용하는 '실증(Pilot)'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전사적인 확산에 성공하거나 유의미한 ‘이자 및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이익(EBIT)’ 개선, 즉 실질적 재무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단순히 효율 개선이라는 수치만 좇기보다, 워크플로 자체를 재설계하고 치밀한 데이터 기반을 먼저 다진 조직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산업 현장의 장벽은 크게 세 가지다. 실수의 무게가 무겁고, 현장 전문가의 암묵지(Tacit Knowledge)가 데이터화되지 않았고, AI가 즉시 이해 가능한 데이터 구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사무실에서의 오타 한 줄은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설계 오차나 현장 판단 오류는 비용·안전·품질이라는 근간 전체를 한꺼번에 뒤흔든다.

 

사실 현장에 데이터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이미 설계도부터 정비 이력, 운영 로그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기록이 쌓여 있다. 문제는 ‘데이터의 문법’, 다시 말해 ‘맥락(Context)’다. 작업자가 보라고 만든 도면은 선과 글씨 위주다. 사람은 행간의 의도를 읽어내지만, AI는 이를 그저 평면적인 그림으로 받아들인다. 특정 설비가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전후 맥락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가 빠진 데이터 앞에서 AI의 판단력은 무용지물이 된다는 시각과 연결된다.

 

결국 생애주기(Lifecycle)의 단절이야말로 산업 AI(Industrial AI)의 고질적인 병목이다. 산업 현장 내 다양한 워크플로가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흐름이 끊기면 앞단의 의도는 뒷단에서 의미가 퇴색·소멸된다. 단계마다 똑같은 문제를 다시 풀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운영 리스크는 계속해서 누적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산업 AI의 출발점은 알고리즘 선택보다 앞단에 놓인다. 뭘 해결할 것인지 정하는 목적 설정, 현장 문제를 사용 사례로 치환하는 상상력, 구조화된 데이터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최근 업계에서 ‘AI 능력자보다 현업 전문가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목적지 없는 AI는 단순 도구에 그치지만, 맥락을 품은 데이터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자산 라이프사이클 관리(ALM) 기술 업체 옥타브는 앞선 통찰을 자사 기술 철학의 DNA로 삼고 있다. 김세환 옥타브 산업 컨설팅 부문 기술 이사는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산업 AI는 신뢰 가능한 맥락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AI의 승부처를 모델이 아니라 맥락으로 옮겨놓는 이 진단 위에 자사만의 방법론을 적용한다는 주장이다.

 

 

당신의 데이터는 과연 ‘AI와 대화할 준비’가 됐는가?

 

김세환 이사는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산업 AI의 출발점부터가 다르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생성형 AI와 같은 범용 AI가 방대한 정보를 학습해 답을 내놓는 ‘생성’에 집중한다면, 산업 AI는 결이 다르다. 실제 자산이나 워크플로, 안전과 직결된 구조화된 데이터 위에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오차는 그 ‘뒤탈’의 크기부터가 다르다는 설명을 이었다. “산업 AI는 단 한 번의 실수가 인명 피해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기에 범용 AI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격한 정확성이 담보돼야 한다”고 김 이사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정확성을 떠받치는 토대가 바로 ‘맥락’이다. 단편적으로 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것이 데이터 통합이라면, 맥락화는 그 데이터를 자산·프로세스·리스크·관계 속에 재배치하는 작업이다.

 

가령 고유번호(ID)와 현재 상태 값만 있는 설비 데이터는 파편화된 정보에 머문다. 하지만 여기에 생산 라인의 중요도, 부품 리드타임, 정비 주기, 예상 셧다운 비용 등이 결합되는 순간 데이터는 현장과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생명력을 얻는다. AI가 작업 우선순위를 정하고 부품 주문 시점을 판단할 수 있는 상태, 즉 옥타브가 정의하는 ‘AI-준비 데이터(AI-Ready Data)’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가장 드러나는 지점이 도면이다. 김세환 이사는 “기존 컴퓨터지원설계(CAD) 도면은 사람이 시각적으로 이해하기 좋게 정리된 결과물이다. 때문에 AI는 도면 안의 선과 기호를 관계가 아닌 단순한 ‘그림’으로 인식할 뿐”이라고 짚었다.

 

반면 옥타브 설계 체계는 도면을 데이터베이스(DB)와 결합한다. 배관 위에 밸브 하나를 올리더라도 치수, 타입, 앞뒤 연결 관계가 실시간 기록된다. 설령 그림 파일 자체가 사라져도 DB만 읽으면 도면을 원본 그대로 복원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기반이 갖춰져야만 AI가 선·면이 아닌 ‘관계’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김 이사는 “도면은 결국 사람이 이해하도록 만든 결과물에 불과하다”며 “진짜 데이터는 설비가 왜 그 자리에 있는지, 전후단에 뭐가 연결돼 있는지에 대한 섬세한 맥락이 보존된 형태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계 단계 ‘1원’ 아끼려다 사고 터져 ‘100원’ 쓴다...‘비용 피라미드’ 깨는 新전략

 

옥타브는 자산 라이프사이클(Asset Lifecycle)을 네 단계로 통합한 메커니즘을 택한다. 설계(Design)·구축(Build)·운영(Operate)·보호(Protect), 이른바 ‘DBOP’다. 설계 데이터가 구축 현장의 자재·일정으로 치환되고, 이것이 운영 단계의 실시간 사물인터넷(IoT) 정보와 정비 이력으로 축적되는 과정이다. 옥타브는 이 흐름이 보호 단계의 안전·보안 지능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지향한다. 이 전 단계를 하나의 생애주기 지능화(Lifecycle Intelligence) 포트폴리오로 제시한다.

 

 

이 구조에서 핵심은 각 단계가 맞물리는 접점이다. 김세환 이사는 “장애는 특정 단계 안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와 단계가 연결되지 않은 교차점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설계자의 의도가 공사(Build) 현장에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공사 결과가 운영 단계에서 맥락 없이 소비되면 AI도 기능을 잃는다는 관점이다.

 

예를 들어, 공정 흐름과 설비를 기록한 배관 계장도(Piping and Instrumentation Diagram, P&ID)에 담긴 데이터는 먼저 자재 조달과 공사 일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 정보가 다시 가동 중인 설비의 IoT 데이터 및 정비 기록과 맞물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연결고리가 전제될 때 AI는 고장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데이터 단절은 비용 폭주로도 이어진다. 설계 단계에서 오류를 바로잡으면 비용이 가장 적게 소모된다. 이 단계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공사 단계에서 수정이 발생하면 재발주와 재제작 비용이 붙는다. 운영 중 설비가 멈춰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그 비용은 더욱 치솟고, 최악의 경우 보호 체계가 뚫려 대형 사고가 터지면 손실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옥타브가 전사적 ALM를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다. 옥타브의 방법론은 각 단계가 앞단의 데이터를 온전히 물려받아 비용 상승을 저지하는 방어선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먼저 설계 단계에서는 3차원(3D) 모델과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단일 소스로 통합해 재작업과 오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기여한다. 이어지는 구축 단계는 조달부터 시운전까지 하나의 환경으로 통합해, 현장 상황과 예산을 동일한 관점에서 관리하며 비용 누수를 막는다.

 

 

운영단에 접어들면 자산성능관리(Asset Performance Management, APM)와 정비 이력을 결합해 설비의 신뢰성을 극대화한다. 최종적으로 보호 단계에서 산업 사이버 보안과 물리 보안을 포괄해 손실을 초래할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는 식이다.

 

김 이사는 이러한 접근법에 대해 “설계된 의도대로 지어져야 하고, 만들어진 목적대로 사용돼야 하며, 그 상태 그대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 자사의 기술 철학”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 자산은 석유 증류탑처럼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고 제작 기간도 길다”며 “한 번 지어지면 용도를 바꾸는 것도 불가능기에, 설계와 데이터 구조의 무게감이 일반 IT 자산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가장 고치기 쉬운 구간은 설계고,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는 구간은 운영과 사고 대응이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AI는 대체재 아닌 동료” 현장 담당자의 화려한 복귀

 

사측은 이 과정에서 AI가 주도하는 'AI-퍼스트(AI-First)'가 아닌, AI가 사용자의 시각을 열어주는 ‘AI-포워드(AI-Forward)’를 비전으로 한다. AI가 도메인 전문가를 대체한다는 것보다, 사용자가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리도록 맥락 있는 데이터를 제때 공급하는 기술 구조를 내세운다.

 

이를 위해 ▲데이터 맥락화(Data Contextualization) ▲내장형 AI(Embedded AI) ▲자율형 업무 흐름(Agentic Workflow) ▲AI 중심형 애플리케이션(AI Native Application) 등 네 가지 핵심 축을 제시한다. 데이터를 연결·맥락화한 후 AI를 도입하도록 장려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은 제품군 배치에도 투영된다. 설비 자산 관리 플랫폼 ‘옥타브 어튠 EAM(Octave Attune EAM)’이 작업 지시, 자산 추적, 재고·안전 관리 등의 뼈대를 잡는다. 그러면 자산 성능 관리 솔루션 ‘옥타브 어튠 APM(Octave Attune APM)’이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정비 시점을 알린다. 여기에 산업용 생성형 AI 엔진 ‘옥타브 아리아(Octave Aria)’가 결합돼, 복잡한 데이터 접근 단계를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

 

 

옥타브가 구현하는 기술의 지향점은 현장 잡무를 걷어내고 전문가 판단력을 세우는 데 있다. 설비 제조사의 방대한 기술 매뉴얼을 AI가 분석해 예방 정비 항목을 자동 추출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어 AI는 추출된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는 업로드용 표준 서식(Loading Template)으로 자동 변환해 제공한다.

 

공급사 홈페이지를 뒤질 필요 없이 부품 가격 변동을 실시간 추적해 시스템에 업데이트하는 작업 역시 AI의 몫이다. 반복적인 데이터 입력과 단순 조회, 가격 비교 등 일차적 업무는 AI가 쳐내고, 사용자는 오직 최종 판단과 승인에만 집중하는 구도다.

 

옥타브 플랫폼은 차세대 신규 기능이 온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운영기술(OT)·정보기술(IT) 데이터를 공통 도구로 연결하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 간 관계를 지도처럼 그려내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기술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정밀한 설계 도면부터 현장의 실시간 설비 신호까지 유기적으로 통합한다.

 

결국 설계부터 보호(DBOP)에 이르는 과정을 단일 공유 데이터와 업무 흐름으로 관통하는 것이 사측의 목표다. 사용자는 파편화된 정보를 찾아 여러 폴더와 시스템을 헤매는 대신, 현재 상황에 최적화된 지식과 실행 스크립트를 즉각 공급받는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300km/h로 달리는 플랜트 ‘F1’, 극한 현장에서 다듬어진 기술이 공장으로?

 

옥타브 솔루션의 국내 도입 전략에 대한 김세환 이사의 답변은 현실적이었다. 그는 한국 산업 현장에는 여전히 사무용 소프트웨어, 이메일, 손글씨 기반 업무가 적지 않다고 했다. 앞선 전사 통합 방법론을 밀어붙이기 보다, 데이터가 풍부하고 운영 리스크가 큰 핵심 자산이나 공정부터 우선 공략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작지만 확실한 성공 사례를 먼저 확보하라는 조언이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옥타브가 한국 시장에서 우선 주목하는 곳은 제조·에너지·석유화학·건설·플랜트 분야다. 이들은 모두 거대한 자산이 핵심인 '자산 집약(Asset Intensive) 산업'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다.

 

에너지·석유화학은 노후 설비 관리와 탄소 감축 압박을, 건설·플랜트는 설계·시공 간 단절로 인한 비용 초과를 해결해야 한다. 제조 역시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 속에서 설비·품질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내 한 정유사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건설사 또한 AI 기반 엔지니어링 자동화에 나선 것 역시 데이터 맥락을 묶는 기반 구축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 ‘포뮬러 원(Formula One, 이하 F1)’에 출전하는 ‘비자 캐시 앱 레이싱 불스(Visa Cash App RB, 이하 VCARB)’ 팀과의 기술 파트너십과 연결된다. 옥타브는 VCARB의 공식 자산 관리 파트너로서, 1년에 24개국을 이동하며 치러지는 레이스 환경 전반에 자산 관리 지능을 이식하고 있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수만 개의 정밀 부품부터 전 세계 레이스 현장에 투입되는 방대한 이동식 설비·공구 등을 실시간 단일 뷰(Single Pane of Glass)로 통합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0.001초의 오차로 승부가 갈리는 F1 현장에서 자산의 위치·상태, 정비 주기 데이터가 단절되는 것은 곧 패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옥타브는 단일화된 디지털 스레드(Digital Thread), 즉 설계·제조부터 실전 데이터까지 관통하는 기술적 근간을 구축했다. 이로써 공장 준비 과정과 레이스 현장 운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중이고, VCARB 팀의 레이스 환경 전반에 걸쳐 실시간 가시성과 통합 워크플로를 제공한다.

 

김세환 이사는 특히 레이스 카의 마모도와 성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부품 수명을 예측하는 로직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정교한 데이터 알고리즘은 산업 현장의 회전 기기 고장을 예측하는 APM 솔루션의 모태가 되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설명했다.

 

가장 빠르고 엄격한 F1 환경에서 검증된 자산 가시성(Asset Visibility) 모델은 그만큼 높은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뜻도 덧붙였다. 이는 곧 안전과 신뢰성이 최우선인 에너지 발전소나 대규모 제조 공정으로도 이식돼 현장의 핵심 지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강조점이다.

 

끝으로 이사는 “포뮬러 원은 단 하나의 운영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거대한 이동식 플랜트와 같다”며 “여기서 다듬어진 고도의 통합 운영 원칙은 데이터 구조가 복잡한 에너지·인프라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교한 현장에서 나온 기술적 해답을 일반 산업 환경으로 확장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설계부터 운영까지 데이터가 막힘없이 흐르는 ‘디지털 관통’이 일어날 때,

산업 AI는 현장의 진짜 무기가 됩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