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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즈업] SDA 시대, 공장은 “플랫폼이 된다”-①|AI·로보틱스·SDA 결합, ‘자율제조’ 현실화…제조업 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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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산업이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 시대로 진입하면서, 자율제조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로크웰오토메이션코리아 권오혁 이사는 SDA(Software Defined Automation)를 중심으로 AI와 로보틱스를 결합한 차세대 제조 혁신 방향을 제시하며, 하드웨어 중심 구조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SDA는 AI의 의사결정을 실제 공정에 전달하는 ‘신경망’ 역할을 수행하며, 생산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한다. 이와 함께 IT와 OT의 완전한 융합, 실시간 데이터 처리, 그리고 플랫폼 경쟁이 제조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대에도 제조는 왜 그대로인가…변곡점에서 멈춘 산업

 

제조 산업은 지금 분명히 거대한 전환점 위에 서 있다.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선언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문제는 선언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다. 산업 현장에는 이미 AI가 도입되고 있고, 로봇도 늘어났지만, 정작 생산 방식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 모순의 배경에는 ‘변곡점 대응 실패’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한다. 권오혁 이사는 산업의 흐름을 설명하며 “변곡점은 1등과 2등이 뒤바뀌는 지점”이라고 말한다. 직선 구간에서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곡선 구간에서는 오히려 감속이 필요하다. 그러나 잘 나가던 기업일수록 이 감속을 선택하지 못한다. 기존의 성공 모델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실제 AI 전환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반복됐다. 검색 시장을 장악했던 기업들이 AI 대응에서 늦어진 사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제조 산업 역시 같은 위험에 직면해 있다. 자동화 시스템과 기존 생산 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구조를 바꾸는 선택은 쉽지 않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방향을 틀었다.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 다품종, 그리고 초개인화 생산으로 이동하면서 기존 생산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 자동차 색상 하나도 소비자마다 다르게 요구되는 시대에서, 고정된 생산 라인은 경쟁력이 될 수 없다.

 

결국 지금 제조 산업이 마주한 질문은 하나다. “AI를 도입했는데 왜 생산은 그대로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기술 투자는 비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DX에서 AX로, 그러나 ‘연결되지 않은 AI’의 한계

 

AI는 이미 제조 현장 곳곳에 들어와 있다. 품질 검사, 예측 유지보수, 공정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이 AI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은 채 ‘섬처럼’ 존재한다는 점이 문제다.

 

권오혁 이사는 이 상황을 단순하게 정리한다. “AI는 두뇌다. 그런데 그 두뇌의 명령이 현장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기존 제조 시스템은 제어 중심 구조였다. PLC, 센서, 필드버스 등 하드웨어 기반 계층이 중심을 이루고, 데이터는 위로 올라가 분석되는 구조였다. AI는 주로 IT 영역, 즉 PC나 서버에서 동작하며 분석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결과가 다시 OT 영역으로 내려와 실제 설비를 바꾸는 과정에서 단절이 발생한다.

 

이 단절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IT와 OT가 분리된 상태에서는 AI가 아무리 정교해도 실행력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AI는 ‘분석 도구’에 머물고, 제조 혁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최근 산업 전시회에서 센서보다 스크린과 로봇이 더 많이 보이는 현상도 같은 맥락이다. 물리적 데이터 수집보다 소프트웨어 기반 분석과 제어가 중심이 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지만, 그 연결 고리는 여전히 완성되지 않았다.

 

이 지점에서 제조 산업은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AI를 더 도입할 것인가, 아니면 AI가 작동하는 구조 자체를 바꿀 것인가.

 

자동화의 한계, 그리고 ‘자율제조’라는 새로운 질문

 

자동화는 오랫동안 제조 혁신의 핵심이었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에서는 속도보다 유연성이 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권오혁 이사는 이 변화를 “자동화에서 자율제조로의 이동”이라고 정의한다.

 

자동화는 정해진 조건에서 반복적으로 최적의 성과를 내는 구조다. 반면 자율제조는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생산 방식을 바꾸는 시스템이다. 중요한 차이는 ‘적응성’이다.

 

많은 기업들이 자율제조를 ‘무인화’로 오해한다. 그러나 이는 본질과 다르다. 인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역할이 이동하는 것이다. 반복 작업은 기계가 맡고, 인간은 더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과 설계에 집중한다.

 

실제 생산 현장에서의 변화 가능성은 이미 드러나고 있다. MES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내려오고, 로봇이 차량 형상을 인식해 용접 위치와 도색을 자동으로 변경하는 시나리오는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가능성이 일부 사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공장은 여전히 생산 계획을 2주 단위로 고정한다. 라인 변경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즉, 기술은 가능하지만 구조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이 지점에서 자율제조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 혁신’의 문제로 전환된다.

 

 

SDA, 하드웨어 중심 제조의 ‘보이지 않는 벽’을 깨다

 

자율제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하드웨어 종속성이다. 설비 하나를 바꾸기 위해 전체 시스템을 수정해야 하는 구조에서는 유연성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SDA(Software Defined Automation)다.

 

SDA의 핵심은 단순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제어 로직이 특정 장비에 묶여 있었다면, SDA에서는 이를 소프트웨어로 분리해 어디서든 실행 가능하게 만든다.

 

권오혁 이사는 이를 “AI의 신경망”이라고 설명한다. “머리에서 생각한 것이 발끝까지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SDA는 그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크다. 설비 교체 없이도 생산 방식 변경이 가능해지고, 특정 제조사에 대한 종속성이 줄어든다. 로봇이 고장 나면 다른 로봇으로 즉시 전환하는 시나리오도 구현 가능해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변화가 제조업의 경쟁 구도를 뒤흔든다는 것이다. 하드웨어 중심 경쟁에서 플랫폼 중심 경쟁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어떤 장비를 쓰느냐보다, 어떤 플랫폼 위에서 운영되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결국 SDA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제조 산업의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플랫폼 전쟁의 시작… IT·OT 융합이 만드는 새로운 질서

 

SDA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 제조 산업은 ‘플랫폼 경쟁’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 다양한 장비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통합하며, AI를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핵심 자산이 된다.

 

이 과정에서 IT와 OT의 경계는 사실상 사라진다. 기존에는 ERP, MES, 제어 시스템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앞으로는 하나의 서버, 하나의 메모리 공간에서 통합 운영되는 구조로 이동한다.

권오혁 이사는 이를 “초저지연 데이터 처리”로 설명한다. 데이터 분석과 제어가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실시간 대응 능력이 극대화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표준 선점을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SDA 기반 플랫폼을 정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며, 다양한 벤더들이 연합과 경쟁을 반복하고 있다. 핵심은 ‘얼마나 많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할 수 있느냐’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이다. 언어, 인터페이스, 라이브러리까지 모두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만이 살아남는다. 결국 제조 산업의 다음 전쟁은 공장 안이 아니라, 플랫폼 위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술이 아니라 ‘이해’의 문제… 자율제조 시대의 마지막 조건

 

AI, 로보틱스, SDA가 결합된 자율제조는 분명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기술이 도입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혁신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권오혁 이사는 마지막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결국 핵심은 사람이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며, 이를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할지는 인간의 몫이다. 산업에 대한 이해 없이 도입된 AI는 오히려 비효율을 만들 수 있다. 잘 설계된 공장도 운영자의 이해 부족으로 비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자율제조 시대는 인간을 배제하는 시대가 아니라, 인간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시대다. 위험한 작업은 기계가 대신하고, 인간은 더 높은 수준의 판단과 설계에 집중한다.

 

결국 질문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가, 아니면 구조를 바꾸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헬로티 임근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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