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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연구팀, 저비용·고성능 대기 오염물질 감지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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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이산화질소를 보다 정확하게 감시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산업 활동 등에서 발생해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이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은 도시 대기질 관리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신소재공학과 이상한 교수 연구팀이 백금과 금 등 값비싼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산화질소를 매우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가스센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센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 귀금속 촉매에 의존해 온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 비용 부담을 낮추면서도 성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금속산화물 가스센서는 공기 중 특정 기체가 센서 표면과 반응할 때 발생하는 전기적 변화를 감지해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한다. 그동안 널리 사용돼 온 텅스텐산화물 센서는 구조적 안정성은 높지만 반응 속도가 느리고 민감도가 낮다는 한계를 지녀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센서 표면에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를 추가하는 방식이 활용돼 왔으며 금,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귀금속 촉매는 가격이 높고 수급이 불안정해 상용화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값이 저렴하고 자연계에 풍부한 원소인 황을 활용한 새로운 촉매 구조를 구현했다. 황을 텅스텐산화물에 도입하면 기본적인 결정 구조는 유지되면서도 센서 표면에 미세한 빈자리가 증가해 이산화질소가 더 쉽게 흡착되고, 반응 이후에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다.

 

이를 통해 센서는 아주 적은 양의 이산화질소도 빠르게 감지할 수 있으며, 짧은 시간 안에 연속 측정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특성은 제조 비용 절감과 함께 대량 생산과 센서 소형화 측면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텅스텐산화물 표면에 황을 도입함으로써 가스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소 공극을 크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산소 공극은 금속산화물 결정 구조에서 산소 원자가 빠져 생긴 빈자리로, 전자 이동과 표면 반응성을 높여 가스 분자가 더 쉽게 흡착·반응하도록 돕는 요소다. 산소 공극이 증가하면 센서 표면의 민감도가 높아져 극미량의 이산화질소도 빠르게 감지할 수 있고 반응 후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 속도도 빨라진다.

 

 

연구팀은 전자에너지손실분광, X선 광전자분광, 적외선분광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활용해 황 기반 촉매 설계가 센서 표면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황을 적용한 텅스텐산화물에서는 산소 공극이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이러한 구조 변화가 센서 성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실험적으로 확인됐다.

 

실제 센서 시험에서 해당 센서는 150℃ 환경에서 공기 100만 분자 중 5개 수준인 5 ppm 농도의 이산화질소를 측정할 수 있었고, 기존 대비 약 100배 향상된 반응 성능을 보였다. 반응값은 기존 5.6에서 578로 증가했다.

 

센서가 구별할 수 있는 가장 낮은 농도인 감지 한계는 공기 10억 분자 중 50개 수준인 50 ppb로, 매우 미세한 농도의 오염물질도 감지할 수 있었다. 이는 귀금속 촉매를 사용한 기존 텅스텐산화물 센서와 비교해도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성능이다.

 

또한 황 기반 텅스텐산화물 센서는 반응 이후 회복 속도가 빠르고 선택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이산화질소에 노출된 뒤 약 2분 만에 초기 상태로 회복돼 연속 측정에 적합하며 아세톤, 에탄올,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암모니아 등 실제 환경에서 함께 존재할 수 있는 다른 기체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고 이산화질소에만 민감하게 반응했다. 고온 조건에서도 습도 변화의 영향을 적게 받아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도시 대기질 상시 관측 장비를 비롯해 산업 현장의 유해가스 감지 시스템, 공기청정기와 환기 장치용 센서, 웨어러블 환경 감지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한 교수는 “이번에 제안한 황 기반 센서 표면 조절 방식은 텅스텐산화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금속산화물 가스센서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이라며 “성능은 유지하면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어 대기오염 감시 기기의 실질적인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GIST 이상한 교수가 주도하고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에너지공학부 오명환 교수가 공동 참여했으며, GIST 신소재공학과 박준철 박사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승규 박사가 함께 수행했다. GIST-MIT 공동연구사업과 GIST 미래선도형 특성화 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2026년 1월 15일 발간되는 인쇄본에도 실릴 예정이다.

 

GIST는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기술이전 등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헬로티 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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