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어스토리지, 서울 행사서 데이터 주권·AI 플랫폼·사이버 복원력 전략 발표
데이터 주권이 지정학·규제 환경에서 핵심 비즈니스 리스크로 부상
구독형 스토리지 모델과 고객 사례로 안정적 확장성과 성능 입증
데이터 주권은 단순히 데이터를 어디에 저장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그 데이터의 통제권을 갖고 활용과 보호를 주도하느냐와 직결된다. 데이터 주권이란 데이터의 저장·관리·활용 권한을 외부가 아닌 기업과 국가가 직접 보유하고 통제하는 개념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규제 강화 속에서 핵심 가치로 부상했다. 해외 인프라 의존이 커질수록 데이터는 외부에 축적되고 통제권은 약화된다. 이는 곧 매출 손실, 규제 위반, 고객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어 데이터 주권은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과제로 자리잡았다.
퓨어스토리지는 30일 열린 연례 사용자 컨퍼런스 ‘퓨어//액셀러레이트 서울 2025’에서 이러한 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을 발표했으며 동시에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했다. 미디어 브리핑에서는 전인호 퓨어스토리지코리아 지사장, 프라튜시 카레 퓨어스토리지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사장, 숀 한센 퓨어스토리지 코어 플랫폼 사업부 총괄 겸 부사장이 발표자로 나섰으며 오재훈 람다256 기술연구소장이 고객 사례를 공유했다.

전인호 지사장은 환영사에서 스토리지와 데이터 인프라의 본질적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스토리지는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빠른 기술 변화를 담아내야 하는 영역”이라며 구독형 모델을 통해 최신 기술을 신속히 활용하는 것이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내 대형 데이터센터 화재 사례를 언급하며 “데이터가 어떤 인프라에 담겨 있고 사고 발생 시 얼마나 빨리 복구할 수 있는지가 기업 존폐를 가를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AI 애플리케이션이 외부 환경에서 실행될 때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모두 외부에 남는다면 데이터 주권은 기업이나 개인이 아닌 외부에 넘어간다. 반면 한국은 독자적 규제 체계와 강력한 소버린 클라우드 생태계를 갖춘 나라”라며 데이터 주권을 지킬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라튜시 카레 부사장은 이어진 발표에서 데이터 주권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한층 구체적으로 짚었다. 그는 “데이터 주권은 단순한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고객 신뢰, 사업 연속성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라고 말했다. 시드니공과대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0%가 데이터 주권을 리스크로 꼽았으며 92%는 평판 손상, 85%는 고객 신뢰 상실을 우려했다. 그는 “규제와 지정학, 해외 의존이 맞물리며 전례 없는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다”며 대응하지 못할 경우 치명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부는 대응을 하지 않거나 반대로 완전한 통제를 추구하지만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규제 준수와 비즈니스 유연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강력한 로컬 옵션을 보유해 데이터 주권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업들이 이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숀 한센 부사장은 퓨어스토리지의 플랫폼 혁신과 신제품을 소개했다. 그는 “퓨어스토리지가 일관되게 지켜온 철학은 단순성”이라며 복잡한 데이터 인프라를 간소화하고 AI·사이버 복원력을 결합한 기술 방향을 설명했다. 새롭게 강화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클라우드는 퓨어 퓨전과 포트웍스 통합으로 유연성을 높였고 키 밸류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AI 워크로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그는 플래그십 제품 FlashArray XL190과 C·X 시리즈 5세대, 새로운 서비스형 제품군을 발표하며 데이터 인텔리전스·프리셋 기반 자동화·쿠버네티스 확장 기능을 강조했다. 또한 Evergreen 업그레이드 모델을 통해 기업들이 무중단으로 최신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이버 복원력 부문에서는 보안 AI 코파일럿과 주요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선제적 위협 탐지와 신뢰할 수 있는 복구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한센 부사장은 “AI 확산 속도만큼이나 데이터 보호의 복원력은 필수적이며 단순성과 민첩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플랫폼 접근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오재훈 람다256 기술연구소장은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으로서 퓨어스토리지 ‘에버그린 원’ 구독형 모델을 도입한 경험을 공유했다. 람다256은 초기에는 외부 환경에서 서비스를 운영했으나 비용 급증, 노드 확장 지연, I/O 성능 한계, 관리 부담 등 문제를 겪었다. 그는 “블록체인은 데이터와 컴퓨팅을 분리할 수 없기에 노드 확장 시 스토리지 요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퍼블릭 환경에서는 비용이 폭증하고 프로비저닝 시간이 최대 4일까지 소요됐으며, 고성능 블록체인은 고가 옵션 없이는 지원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람다256은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전환하며 에버그린 원을 도입했다. 오 소장은 “구독형 모델은 사용량 기반 과금과 성능 SLA를 제공해 비용과 운영 리스크를 줄였다”며, 무중단 업그레이드와 자동 증설 기능을 가장 만족스러운 요소로 꼽았다. “스토리지 운영 경험이 부족했지만 퓨어스토리지가 운영을 책임져 주면서, 저희는 블록체인 개발과 서비스 고도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볼륨당 70만 IOPS 이상 성능과 25% 여유 공간 보장은 타사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었다”며, 블록체인 서비스 확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퓨어스토리지는 데이터 주권, AI 플랫폼 혁신, 사이버 복원력, 그리고 고객 성공 사례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줬다. 데이터가 국가적 자율성과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에 단순성과 구독형 모델을 기반으로 기업들이 지정학적·기술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면서 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