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국제특송기업 DHL 익스프레스가 항공 화물 업계의 탄소중립 실현을 가속화하기 위해 캐세이그룹과 손잡았다. DHL은 19일 캐세이퍼시픽항공을 운영하는 캐세이그룹과 2,400메트릭톤 규모의 지속가능항공유(SAF)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공급되는 SAF는 인천국제공항,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출발하는 DHL 익스프레스 국제 화물편에 사용된다. 해당 노선은 DHL 아시아 지역 특송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로 캐세이그룹 자회사 에어홍콩이 운영 중이다. DHL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항공 연료 수명 주기 동안 약 7,190 메트릭톤의 온실가스(GHG)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에어버스 330 화물기를 이용해 홍콩-싱가포르 구간을 100회 이상 비행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에어홍콩은 지난 20여 년간 DHL 익스프레스 아시아 네트워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SAF 계약은 양사의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성사됐으며, DHL은 이로써 캐세이그룹의 ‘기업 SAF 프로그램(Corporate SAF Programme)’에 전략적 파트너로 합류하게 됐다. 해당 프로그램은 2022년부터 글로벌 기업 고객들이 SAF를 활용해 항공 물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피터 바든스 DHL 익스프레스 아시아태평양 네트워크 및 항공운영 부문 총괄 부사장은 “항공 운송은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지만 현재 SAF 비중은 전 세계 제트 연료 소비량의 1% 미만에 불과하다”며 “캐세이그룹과의 이번 협력은 SAF 생태계 확대와 수요 촉진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DHL 코리아 한지헌 대표 역시 “DHL 그룹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물류’ 전략 실현에 있어 이번 SAF 파트너십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DHL은 이미 네스테(Neste),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월드에너지(World Energy) 등과 장기 SAF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7,400 메트릭톤 규모의 SAF를 공급하는 계약도 추가했다. 일본 코스모오일마케팅과 협력해 일본산 SAF 도입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은 DHL 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Strategy 2030’ 핵심 성장 이니셔티브 중 하나인 ‘신재생 에너지(New Energy)’ 전략의 일환으로 풍력·태양광·전기차·수소 등과 함께 대체 연료 물류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SAF 계약은 단순한 연료 공급을 넘어 아시아 지역에서의 항공 물류 탈탄소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DHL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SAF 수요와 공급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목표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