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규가 간다] 현장을 로봇에 맞출까, 로봇을 현장에 맞출까...‘적응 모드’ 켠 봇

2026.09.16 18:53:33

최재규 기자 mandt@hellot.net

 

제조 현장은 겉으로는 규격화된 공간처럼 보이지만 로봇 입장에서는 변수의 연속이다. 통로 폭과 바닥 상태, 작업대 높이, 부품이 놓이는 각도, 공정 사이 이동 거리까지 라인마다 다르다. 사람에게는 사소한 차이가 로봇에는 이동 경로와 작업 좌표를 다시 짜야 하는 조건이 된다.

 

이 때문에 자동화의 성패는 로봇 한 대의 최고 성능만으로 갈리지 않는다. 기존 설비를 얼마나 덜 손대고 들어갈 수 있는지, 작업물이 정해진 위치를 벗어나도 다시 찾을 수 있는지, 공정이 바뀌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새 동작을 적용할 수 있는지가 실제 운용을 좌우한다. 공장을 로봇에 맞춰 고치는 방식에서 현장의 변수를 로봇이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설계 범위가 넓어지는 배경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달 14일부터 사흘간 대구광역시 북구 소재 전시장 엑스코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산업단지 수출박람회(KICEF 2026)’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산업단지공단(KICOX)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500개사가 400부스 규모를 꾸렸다. 이 자리에서는 산업단지 업체의 해외 판로 개척을 중심에 두고 ▲수출상담회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산업단지 M.AX 혁신 서밋 ▲산업단지의 날 기념식 등을 함께 운영했다.

 

 

현장에 나온 기술은 로봇이 활동할 각기 다른 현장 조건을 겨냥했다. 두 발과 바퀴를 나눠 이동 방식을 달리하고, 3차원(3D) 비전(Vision)으로 정해진 좌표 밖의 물체를 다시 찾았다. 복잡한 코드를 직접 입력하는 대신 화면 속 블록을 연결해 작업을 바꾸는 방식도 등장했다. 같은 공장 안에서도 로봇이 움직이고, 보고, 배우는 방식은 하나일 필요가 없다.

 


< 덕산제이엠로보틱스 > 두 발부터 바퀴까지...현장 따라 나뉘는 몸체


 

검은 프레임에 매달린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 플랫폼 한 대가 부스를 지켰다. 바로 뒤에서는 또 다른 휴머노이드가 플라스틱 상자를 두 팔로 들어 옮겼다. 한쪽에는 연구·교육용 기체가 서 있고, 반대편에서는 자율주행로봇(AMR)과 융합된 바퀴(Wheel)형 이동 플랫폼에 양팔을 얹은 로봇이 작업대를 오갔다.

 

같은 인간형 로봇 폼팩터(Form-factor)지만 맡은 역할과 이동 방식은 다른 모습이다. 국내 로보틱스 기술 업체 덕산제이엠로보틱스가 올 KICEF 현장에 꺼낸 네 대의 로봇은 현장 조건에 따라 신체가 세분화된 로봇 자동화의 단면을 보여줬다.

 

부스를 지킨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플랫폼 ‘워커 덱스(Walker DEX 이하 덱스)는 이족 보행을 기반으로 통로·계단 등 지형을 그대로 오가는 데 초점을 둔다. 공장 내부 작업뿐 아니라 산업단지 순찰·경비·관제처럼 이동 범위가 넓은 임무까지 염두에 둔 기체다.

 

 

김동진 제이엠로보틱스 대표는 이 같은 이족 보행 로봇의 강점으로, 별도 이동 인프라가 필요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퀴형 이동체가 다닐 수 있도록 바닥·경로를 재구성하는 방식과 달리, 사람이 다니던 공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휴머노이드를 바라보는 기준은 하드웨어 사양의 단순한 관점이 아니다. 그는 “로봇은 기술보다 경험이라고 본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고, 어떤 현장에서 로봇을 사용했는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공장·물류센터 등 현장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하고, 실패와 수정 데이터를 쌓은 경험이 다음 세대 로봇의 성능을 결정한다는 판단이다.

 

그 경험을 각기 다른 현장에 직접 연결한 모델이 산업용 휴머노이드 ’워커 S2(Walker S2)‘다. 앞선 언급한 부스 뒤편에서 상자를 옮긴 기체다. 현장에서는 두 팔로 박스를 감싸 들어 올린 뒤 몸의 균형을 유지하며 작업 위치를 바꿨다. 이때 핵심은 별도 로봇 전용 공간을 새로 만드는 대신 작업자가 일하던 작업대·통로에 그대로 들어가는 구조다.

 

▲ 워커 S2가 작업 구역으로 이동한 후 작업자가 사용하는 공간에 직접 들어갔다(좌). 연이어 양팔로 플라스틱 상자를 들어 올린 워커 S2. 이동과 물체 조작을 동시에 수행한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다양한 글로벌 제조 현장에서 이러한 워커 시리즈 로봇이 실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 대의 로봇이 자기 작업만 마치는 방식으로는 로봇의 가치가 극대화되지 않는다는 점도 김 대표의 강조 지점이다. 워커 S2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여러 로봇이 작업 상태와 명령을 공유하는 ‘군집 지능(Swarm Intelligence)’을 들었다.

 

예컨대 한 로봇이 운반을 끝내면 다른 로봇이 다음 공정을 이어받는 방식이다. 로봇별 동작을 따로 운영하는 기존 구조에서 공정 전체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힌 셈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학습까지의 각종 기능을 단일 운용 체계로 통합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같은 두 발 로봇도 교육 현장에 들어가면 역할이 달라진다. 연구·교육용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워커 E(Walker E)’는 대학·연구기관 등의 로봇 개발 현장을 겨냥한 플랫폼이다. 완성된 동작만 실행하는 제품보다 내부 구조를 직접 이해·수정하는 데 무게를 뒀다. 구체적으로 지능, 서보 모터(Servo Motor), 내장형(Embbeded) 제어부터 각종 소프트웨어까지 로봇을 구성하는 요소를 단계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개방 범위를 넓혔다.

 

 

김 대표는 국내 대학을 비롯한 관련 교육기관에서도 이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드웨어만 공급하는 구조가 아니다. 로봇을 활용해 교육할 수 있는 별도 플랫폼까지 함께 패키지화해 휴머노이드 개발 경험을 축적하도록 솔루션을 구성했다.

 

그는 통상 수년에 걸쳐 익히는 로봇 개발 과정을 해당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면 3~6개월 단위의 집중 과정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운영 중인 로봇 교육센터 모델을 대구광역시를 포함한 국내 지역에 구축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다른 한편, 부스 한쪽에서는 두 발 대신 바퀴를 택했다. 바퀴형 산업용 휴머노이드 ‘크루저 Y1(Cruzr Y1)’은 자율주행 이동 베이스 위에 상체와 두 개의 로봇 팔(Robot Arm)을 얹은 세미 휴머노이드다. 작업 위치까지 직접 이동한 뒤 양팔로 물체를 집거나 옮긴다. 별도 AMR이 물건을 가져오고 고정형 로봇 팔이 이를 넘겨받는 공정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융합했다.

 

▲ 두 발 대신 바퀴를 고른 크루저 Y1. 적재함이 놓인 작업 구역 사이를 스스로 이동하며 다음 작업 지점으로 향한다. 운반 이후의 조작 작업까지 이어간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김 대표는 “보통 AMR이 물건을 가져와 로봇에게 넘겨주는데, 이 모델은 AMR이 같이 붙어 있어 훨씬 먼 거리를 직접 움직일 수 있다”고 강점을 소개했다. 평탄한 제조·물류 공간에서는 복잡한 보행 제어를 거치지 않고 바퀴의 속도·안정성이 확보되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대로 계단, 턱, 작업자 중심 통로가 뒤엉킨 공간에서는 이족 보행 플랫폼이 선택지가 된다는 의견도 전했다. 같은 공장 안에서도 작업 구역에 따라 이동 방식이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전 네 종류의 로봇 뒤에는 국내 생산 계획이 이어졌다. 제이엠로보틱스는 지난 2019년부터 중국 휴머노이드 플랫폼 기술 업체 유비테크의 국내 사업을 맡아왔고, 대구에 있는 산업용 냉각·공조 설비 제조사 덕산코트랜과 합작법인 덕산제이엠로보틱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유비테크도 해당 합작법인에 약 20% 지분으로 참여했다. 신규 공장을 처음부터 세우기보다 덕산이 보유한 생산 시설을 활용해 국내 생산 기반을 먼저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 대상은 한국·중국에서 축적한 휴머노이드 양산 경험을 대구 생산기지로 옮기고, 유비테크의 해외 공급 물량까지 국내 생산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오는 11월 중동향 약 80대에 물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여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이런 기반의 경험을 한국에서 빨리 보고 배워야 다른 로봇 업체들도 성장 기반·경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로보틱스·인공지능(AI)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술 모델이라 우리 생태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유엔디로보틱스 > 정해진 좌표 벗어난 로봇...‘보고 찾는’ 작업으로


 

협동 로봇(코봇) 아래에는 둥근 자동차 부품과 가공 뒤 남은 금속 조각이 뒤섞여 있다. 작업이 시작되자 상단의 깊이 카메라(Depth Camera)가 파란 빛을 비췄다. 이를 관제하는 사용자 화면(UI)에는 대상 물체가 따로 분리돼 잡혔다. 이후 로봇 팔 끝의 전자석 그리퍼(Gripper)가 불필요한 금속 조각을 먼저 밀어낸 뒤 중앙에 남은 부품을 집어 옮겼다.

 

▲ 파란 빛을 발산하며 대상물의 형상·위치를 파악하는 깊이 카메라(좌)의 정보를 토대로, 코봇이 대상물 주변의 불필요한 부위를 제거하고 있다(우).​​​​​​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국내 로봇 솔루션 업체 유엔디로보틱스가 구현한 비전 기반 픽앤플레이스(Pick & Place) 공정이다.

 

핵심은 로봇에 좌표 하나를 심기만 하는 기존 메커니즘을 확장한 작업이다. 대상물이 그 좌표를 벗어나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구현한 것. 배재병 유엔로보틱스 주임은 일반적인 교시(Teaching) 과정은 로봇에 정해진 위치·움직임을 미리 입력한다고 통상적인 로봇의 움직임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메커니즘은 반복 작업에 유리하지만, 대상물이 예상 위치에서 틀어지거나 방향이 달라지면 대응 범위가 좁아진다고 부연 언급했다. 유엔로보틱스는 이 고정 좌표 사이에 3D 비전을 끼워 넣었다.

 

 

배 주임은 “정해진 좌표로만 움직이면 원래 있어야 할 곳에 물체가 없을 때 대처하기 어렵다”며 비전 기술을 적용한 배경을 짚었다. 카메라가 매 작업 주기마다 대상의 위치를 다시 읽으면 로봇은 기존 티칭 좌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해진 위치를 찾아가는 작업에서 현재 물체가 있는 곳을 찾아 움직이는 작업으로 조건이 바뀌는 셈.

 

현장에서는 물체의 모양을 구분하기 위해 대상에서 네 개 특징 영역을 잡았다. 이 기준으로 가공 후 버려질 금속 조각과 실제 옮겨야 할 원형 부품을 나눴다. 특징 영역은 대상물에 따라 더 늘리거나 임의로 나눌 수도 있다는 게 배 주임의 설명이다. 파란 빛을 쏘는 과정도 깊이 정보를 검출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계산하고, 로봇 팔이 Z축 방향으로 얼마나 내려갈지 결정하는 데 활용한다.

 

 

눈으로 찾았다면 다음은 손끝이다. 로봇 팔에는 자성을 내재화한 전자석 그리퍼가 장착됐다. 금속성 폐기물을 붙잡아 옆으로 치운 뒤 남은 부품을 다시 집어 다른 위치에 내려놓는다. 시연은 자동차 부품 생산 현장에서 컨베이어를 따라 정상 부품과 가공 부산물이 함께 들어오는 상황을 가정해 구성했다. 실제 자동차 부품사의 요청을 바탕으로 개발한 공정이다.

 

회사가 최근 연구개발(R&D) 비중을 높이는 분야 중 하나는 무작위로 쌓인 대상물을 인식해 집어 올리는 빈피킹(Bin-picking)이다. 상자 안에 대상물이 일정한 방향 없이 뒤섞여 있어도 비전이 각 물체의 위치·자세를 인식하고 하나씩 집어내는 기술이다. 배 주임은 최근 무작위로 쌓인 물체를 찾아 픽앤플레이스하는 작업을 중심으로 비전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비전 연동 솔루션은 또 다른 픽앤플레이스 데모에서도 확인됐다. 작업대 위 대상물을 카메라가 읽으면 모니터에는 인식된 물체의 형상·위치 정보가 시각화되고, 로봇 팔은 이 좌표를 따라 접근한다. 카메라에서 넘어온 정보를 실제 로봇 동작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구현한 제품이다.

 

▲ 카메라와 로봇 팔이 연동해 대상물을 찾고 그걸 집품해서 작업 위치로 이동 후 내려놓는다. 후면의 화면에 비전으로 읽은 형상·위치 정보가 나타나고 있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유엔디로보틱스는 로봇의 ‘눈’뿐 아니라 손끝을 바꾸는 기술도 함께 꺼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코봇이 작업 위치를 오가며 말단, 즉 엔드이펙터(End-effector)를 교체하는 자동 툴체인지(Tool-change) 과정이 이어졌다. 로봇 팔이 교환 지점에 접근해 기존 도구(Tool)을 분리한 뒤 다른 엔드이펙터를 결합하고, 바뀐 툴로 다음 작업을 수행하는 흐름이다.

 

하나의 로봇 팔이 공정마다 다른 그리퍼나 작업 도구를 직접 갈아 끼울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용 로봇을 작업별로 따로 배치하는 대신 하나의 로봇에 여러 말단 장치를 연결해 조립·이송·취급 등 서로 다른 공정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 코봇이 툴 교환 지점으로 이동해 장착된 엔드이펙터를 분리한다. 작업 종류에 따라 말단 장치를 바꾸는 자동 툴체인지 과정이다. 하나의 기체가 서로 다른 공정을 맡도록 작업 도구를 전환하는 것이 이 툴체인저 솔루션의 강점이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 쿳션 > 펜 든 로봇, 코드는 내려놨다...로봇을 ‘가르치는’ 문턱 낮추기


 

낯익은 로봇이었다. 태블릿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몇 분 뒤 로봇 팔이 자신에게 장착된 펜을 움직여 얼굴을 그려주는 장면. 기자와 지난해 KICEF 현장에서 만난 로봇 자동화 솔루션 업체 쿳션이다.

 

이들은 AI 코봇 기반 그리기(Drawing) 솔루션을 들고 나왔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 KICEF 현장에서는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사진을 그대로 선으로 옮기는 지난해 기술을 고도화했다. AI가 먼저 이미지를 다시 해석하고, 선택한 스타일에 맞춰 변환한 뒤 로봇이 따라갈 좌표로 바꾼 방식.

 

장일성 쿳션 프로는 기존 버전을 운용하면서 예상 밖의 반응이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얼굴을 실제와 가깝게 그리는 정확도보다 ‘조금 더 예쁘게’ 또는 ‘나와 다르게 재미있게’ 표현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에 AI 모델을 업데이트하고 실사 계열뿐 아니라 캐릭터·캐리커처·순정만화 등 결과물의 분위기를 달리하는 모드를 추가했다.

 

▲기자가 솔루션을 체험하고 있다. 간단한 터치만으로 작업이 순조롭게 이어진다.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이러한 변화에 대해 장 프로는 “사진처럼 실제처럼 결과물이 나와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이 많이 받았다”며 “이번에는 실사·캐릭터형 등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바꿨다”고 개선점을 밝혔다.

 

사용 과정은 단순하다. 기존처럼 태블릿으로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이미지를 변환하고, 이를 로봇이 움직일 좌표 데이터로 다시 만든다. 전달받은 좌표를 따라 로봇 팔이 종이 위를 움직이며 그림을 완성한다. 장 프로에 따르면, 기존에는 모드마다 작업 시간이 달랐지만 현재는 속도 편차도 줄였다. 한 장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3분 수준이다.

 

이 드로잉 로봇이 사용자의 입력을 곧바로 로봇 동작으로 바꿨다면, 바로 옆 교육용 장비는 그 과정을 직접 만드는 기술적 접근을 채택했다. 쿳션은 중국 소재 코봇 업체 자카로보틱스가 개발한 교육용 ‘로봇 코딩 키트(Robot Coding Kit)’를 국내 교육 시장에 공급하는 중이다. 학생이 로봇의 이동과 작업 순서를 직접 구성해보는 플랫폼이다.

 

여기서는 긴 코드보다 UI에 놓인 블록이 먼저 보인다. 이 개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환경에서 각 동작을 담당하는 블록을 순서대로 연결하면 로봇의 움직임이 만들어지는 블록 코딩(Block Coding) 방식이다. 과거처럼 C 언어(C Language)를 직접 입력해 동작을 하나씩 프로그래밍하는 방식보다 진입 장벽을 낮춘 구성이란 장일성 프로의 설명이다.

 

▲툴체인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동작을 재실행하기 전 제어 UI에서 오류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좌). 이어 다시 동작을 설정한 후 구동되는 모습(우). (촬영·편집 : 헬로티 최재규 기자)

 

프로는 “전문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어떤 블록이 어떤 움직임을 만드는지만 배우면 바로 적용하도록 만든 구조가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로봇을 처음 접하는 학생이 코드를 처음부터 작성하기보다 동작 단위를 조합하면서 순서와 결과를 익히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개발 앱에서 해당 동작 블록을 찾아 수정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쿳션 측은 이러한 교육용 키트의 목표도 단순히 로봇 팔을 한 번 움직여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조립과 퍼즐 맞추기처럼 작업 순서를 구성하고, 필요에 따라 툴을 바꾸면서 하나의 공정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연결한다. 쿳션은 아직 본격 판매에 앞선 단계지만 학교 공급을 준비 중이며, 교육기관에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상용화 과정을 공유했다.

 

이렇게 사용법을 쉽게 만드는 방향은 서비스 로봇에도 이어진다. 쿳션은 드로잉 로봇 외에도 아이스크림·바리스타 제조 로봇을 운영해왔고, 팔레타이징(Palletizing) 등 제조 작업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드로잉 로봇은 판매뿐 아니라 학교·행사 등을 대상으로 대여(Rental) 형태로도 공급한다.

 

 

장 프로는 자사가 로봇 자체의 기능을 늘리는 것만큼 비전문가가 로봇을 쉽게 다루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프로그래밍을 직접 다루지 않아도 작업을 구성·수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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