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즈업] '쓰레기에서 발견한 기회' 기후환경테크 스타트업들의 당찬 도전

2026.06.19 11:15:59

이동재 기자 eled@hellot.net

18일 서울 코엑스서 스타트업 전문 전시회 '넥스트라이즈' 개최
플라스틱, 의류 폐기물, 음식물 쓰레기 주목한 순환경제 스타트업 '눈길'
중소형 탄소포집, 수계 배터리 제조 등 기후테크 스타트업도

 

플라스틱, 의류, 음식물 쓰레기에서부터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가스, 배터리 소재까지.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에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넥스트라이즈 2026, 서울(NextRise 2026, Seoul)’이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국산업은행, 한국무역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주최하는 벤처·스타트업 행사로, 올해 주빈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중동 등 28개국의 혁신 기업 및 기관이 참여했다.

 

전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바이오, 제조,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AI+, ENERGY+ 등 주제를 따라 구획된 전시장 곳곳에서 플라스틱, 의류, 음식물 등 각종 폐기물과 탄소 배출, 에너지 절감 등에 주목한 기후환경테크 스타트업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분리수거 열심히 하지만 현실은...플라스틱 폐기물 주목한 스타트업들

 

작년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어스 앤 인바이런먼트(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된 글로벌 플라스틱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약 4억 톤. 같은 해 버려진 플라스틱은 2억 6768만 톤으로, 이 중에서 단 3796만 톤만이 재활용됐다.

 

 

넷제로인더스트리즈는 폐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재, 폐어망, 폐에어백 등을 재생 소재로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회사에 따르면 폐비닐과 포장재는 PE 계열 재생 원료로, 일반 플라스틱 용품은 PP 계열 원료로, 폐어망과 폐에어백은 각각 나일론6와 나일론66 계열 소재로 재탄생한다.

 

부스에서 넷제로인더스트리즈 관계자는 재생 소재의 품질을 높이려면 플라스틱 폐기물의 선별과 세척, 이물질 제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PCR(Post-Consumer Recycled)은 실제 사용 후 재활용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중요한데, 재생 원료는 이물질이 섞이면 최종 소재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활용하려는 소재 외의 성분을 최대한 제거해 새 플라스틱 원료와 유사한 물성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파운드오브제는 재생 플라스틱을 직접 만드는 대신 거래 과정의 문제에 주목했다. 파운드오브제가 운영하는 ‘소재모아’는 재생 플라스틱 시장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사에 적합한 소재 거래를 제안하는 B2B 트레이딩 솔루션이다. 재생 플라스틱 전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 소재 데이터를 분석하고, 검증·유통·제안 과정을 디지털화해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제공한다.

 

파운드오브제 관계자에 따르면 재활용 플라스틱은 신재(新材)와 달리 물성값 편차가 크고, 생산할 때마다 품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구매업체는 원하는 품질의 소재를 찾기 어렵고, 판매업체는 적합한 구매처를 찾는 데 한계가 있다. 관계자는 "판매업체로부터 샘플을 받아 분석한 뒤, 구매자가 원하는 스펙에 맞는 소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헌 옷 수거함에 붙은 IoT…의류 폐기물도 추적한다

 

의류 폐기물은 플라스틱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920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버려진 의류는 대부분 저소득 국가로 흘러가고, 폐기물 관리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투기와 소각으로 이어져 환경·사회적 피해가 심각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 보고서에서 2024년 전 세계에서 버려진 의류가 1억 2000만 톤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약 80%가 매립되거나 소각됐다고 밝혔다. 버려진 의류 중 새로운 주인을 만난 옷은 단 12%. 새로운 섬유로 재활용된 비중은 1% 미만이었다.

 

 

그린루프는 IoT 의류수거함과 앱 기반 보상 모델을 결합한 의류 자원순환 스타트업이다. 자체 앱 ‘페이옷’과 연동되는 스마트 의류수거함을 통해 시민이 옷을 배출하면, 옷의 가치에 따라 리워드가 지급된다.

 

그린루프 관계자는 “기존 의류수거함과 달리 IoT 기술을 적용했다”며 “소비자는 그냥 버리려던 옷을 스마트 의류수거함에 배출하면서 리워드를 받을 수 있고, 기관은 누가 언제 얼마만큼의 의류를 배출했는지, 이후 어떻게 재사용·재활용됐는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거된 의류는 우선 판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아가고, 판매가 어려운 의류는 업사이클링 소재로 활용한다. 관계자는 “수거된 옷을 잘게 갈아 섬유 패널로 만들거나, 건축재나 흡음재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보다 강한 '메탄' 발생시키는 음식물 쓰레기, 어떻게 처리할까

 

UNEP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는 10억 5000만 톤.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유기성 폐기물은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보다 80배 높은 온실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메탄을 내뿜는다. UNEP는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한 폐기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탄이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전체 메탄 배출량의 2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제로원은 식품 폐기물 고속 감량기 ‘담비(DAMBI)’와 식품 폐기물 위탁 처리 서비스 ‘쓸모(SSLMO)’를 소개했다. 담비는 식품 폐기물을 분쇄하고 가열 기술을 통해 건조하는 장비로, 식품 폐기물이 부패하기 전 건조해 처리 비용을 줄이고, 재활용 원료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로원 관계자는 “음식물은 보통 80%가 수분이어서, 300kg을 처리하면 60kg에서 100kg 정도만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처리 후 부산물은 고운 입자 형태로 남는데, 제로원은 이를 단순히 퇴비로만 쓰기보다 플라스틱, 흡음재 원료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키나바는 음식물 쓰레기, 가축 분뇨, 하수 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을 수열탄화(물이 있는 조건에서 열과 압력을 가해 유기성 폐기물을 탄소질 고체로 바꾸는 것) 기술로 처리하는 기업이다. 키나바는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유기성 폐기물 자원화 시스템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키나바 측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의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 방식은 부숙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악취와 부지 문제 등이 뒤따른다. 건조 방식은 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수분 함량이 높은 폐기물의 함수율(含水率)을 낮추는 데는 에너지가 많이 든다.

 

키나바 관계자는 “수열탄화는 말 그대로 물의 열을 이용해 탄화하는 기술”이라며, “수열탄화를 거치면 기계적으로 탈수가 가능한 상태로 바뀌고, 이후 퇴비나 고체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가스, 탄산칼륨을 만든다면?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탄소포집, 활용, 저장)은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거나 다른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로, 탄소집약적 산업군의 높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리필은 중소형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장비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대형 배출원이 아니라 기업과 공공기관의 건물 보일러 시설에 설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표방하고 있다. 보일러 연소 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광물 탄산화 공정을 거쳐 탄산칼륨으로 전환한다. 이렇게 생산된 탄산칼륨은 세정용품, 약품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리필 관계자는 “기업이나 공공기관도 탄소 포집과 감축이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장비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건물 보일러 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2m 규모의 중소형 장비를 만들었다”면서, “개발은 완료됐고, 시제품을 여러 곳의 보일러에 붙여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시파트너스는 탄소배출권과 기후핀테크 영역에 있는 기업이다. 탄소 감축은 실제 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 실적을 인정받고, 이를 배출권이나 금융 구조와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후시파트너스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 측정부터 감축, 배출권 수익화까지 지원하는 탄소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는 “기업의 직접·간접 배출량을 진단한 뒤, 할당 대상 기업의 경우 내부 감축 사업이나 외부 감축 사업을 검토하고, 비할당 기업에게는 자발적 감축 사업과 외부 사업 방법론 적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후 모니터링을 거쳐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거래까지 연결한다”고 설명했다.

 

자원 고갈 시키는 이차전지 산업, 수계 배터리로 극복한다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규 에너지저장장치 용량은 108GW로, 직전 해보다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쓰이는 UPS(무정전 전원 장치)도 45GW가 새로 설치돼 전년보다 30%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모스랩은 기존의 리튬, 니켈, 코발트 대신 아연과 브로민(Bromine)을 물 기반 전해액에 녹여 충·방전하는 수계 배터리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바탕으로 전기차와 ESS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화재 위험과 핵심 광물 공급망 의존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ESS는 전기차보다 무게와 부피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해, 안전성과 비용을 앞세운 대체 배터리 기술이 진입할 여지가 있다.

 

코스모스랩 관계자는 “조립 공정은 기존의 리튬이온배터리와 유사하다”며 “해외 고객사가 현지에서 조립과 생산을 맡고, 코스모스랩이 전극과 전해액 같은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 밀도가)아직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만든 삼원계 배터리)까지는 아니지만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정도에는 도달했기 때문에, 모빌리티보다는 데이터센터 UPS, 산업용 및 가정용 ESS 시장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일본 기술 기업 소프트뱅크와의 협력 내용도 소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코스모스랩과 함께 아연 할로겐화물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오사카 사카이시 소재 옛 샤프(Sharp) 공장 부지를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계자는 “소프트뱅크와는 지난해까지 기술 검증을 진행했고, 올해는 200Wh/kg 달성을 목표로 개발을 하고 있다”며 “향후 일본 내 생산라인 구축과 납품까지 이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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