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기업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올해에만 400억 달러(약 56조 원)를 웃도는 투자 약정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는 이번 주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아이렌(IREN)에 최대 21억 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하루 앞선 전날에는 175년 역사의 유리 제조업체 코닝(Corning)과 최대 32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 두 건의 발표가 잇따르자 아이렌과 코닝의 주가는 즉각 급등하는 반응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훈련과 대규모 워크로드 처리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며 글로벌 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적인 GPU 확보 경쟁이 가열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4년 만에 11배 이상 급등했고, 시가총액은 약 5조 2,000억 달러(약 7,280조 원)에 달하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반열에 올랐다.
엔비디아의 이번 투자 행보는 칩 판매를 넘어 AI 공급망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자사 GPU를 구매하는 기업들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고, 일부 경우에는 이들로부터 컴퓨팅 자원을 역으로 임대하는 구조까지 구축하고 있다. 공급망 전체가 엔비디아 하드웨어 위에서 작동하도록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장악하겠다는 의도다.
지난해 970억 달러(약 136조 원)에 달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한 엔비디아는 풍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지난해 인텔(Intel)에 집행한 50억 달러 투자는 수개월 만에 25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기록하며 역대급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AI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Google)이나 아마존(Amazon)과 같이 자사 성장을 위해 파트너사에 투자하는 엔비디아의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웨드부시 증권(Wedbush Securities)의 매튜 브라이슨(Matthew Bryson)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의 거래 방식이 "순환 투자 테마에 정확히 들어맞는다"고 지적했다. 비평가들은 이 같은 투자 구조를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을 부풀렸던 '벤더 파이낸싱(Vendor Financing)'에 빗대며 잠재적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