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이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환경부가 주관하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메쎄이상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2005년 시작해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국내 대표 친환경 종합 박람회다. 올해에는 약 230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탄소중립, 순환경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소개하며 ESG 경영 실천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지속가능성이 산업계의 주요 경쟁력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헬로티는 이번 전시회 현장을 찾아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는 10개의 솔루션을 만났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오염, 생물다양성 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 해결의 비전을 제시하며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환경기술 개발과 산업 육성, 친환경 생활 확산을 통해 국민의 환경복지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솔루션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부스에서는 ‘2025 순환경제 규제샌드박스’ 홍보관 및 상담부스를 운영하며 많은 참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해당 제도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가 규제의 제약 없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로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함께 신속한 사업화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한 기관 관계자들은 순환경제 규제샌드박스 신청을 준비 중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청 조건과 절차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며 제도의 활용 가능성과 기대 효과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에코마린
에코마린은 친환경 선박용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복합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과 선박 안전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해양 친환경 소재 분야에서의 혁신을 보여줬다.
에코마린이 선보인 HDPE 복합 소재는 국내외 유일 제조 인증을 획득한 제품으로, 총 21개 항목의 국제 시험을 통과해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 또한 최적의 Anti-UV 솔루션을 적용해 2년(16,000시간)에 달하는 가혹한 내후성 테스트에서도 성능이 검증되었으며, 장기간 사용에도 소재의 품질이 유지된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고분자량 분자 설계와 나노 카본 분산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 복합 소재는 해양 환경에 강한 내구성을 발휘한다. HDPE 판재(Board)는 두께 3~150mm까지, 폭 1,200~1,500mm, 길이 3,000mm 규격으로 제공되며, 블랙과 오렌지 색상으로 제작된다. 더불어 동일한 조성을 갖춘 전용 용접봉(Weld)도 함께 공급돼, 선박용 구조물 제작 과정에서 완벽한 접합력을 구현할 수 있다.

거산이앤지
거산이앤지는 이번 전시회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선보이며,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을 이끄는 핵심 기술력을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충전 인프라의 안정성·편의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거산이엔지는 완속·급속 충전기를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을 공개해 참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새롭게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는 스마트 관제 시스템과 결합돼 충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과전류·과열 등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강화된 안전 기능이 특징이다. 또한 직관적인 UI 설계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점도 돋보였다.
거산이앤지는 단순한 충전기 공급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유지관리 서비스와 화재안전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Total Solution을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충전 인프라 구축부터 운영·관제·안전관리까지 통합 지원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에이트테크
에이트테크는 AI와 로보틱스 기반의 폐기물 선별 및 자원회수 솔루션을 선보이며 순환경제 실현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환경 기술 혁신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에이트테크는 기존 수작업 중심 선별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율적이고 안전한 자동화 선별 체계를 구축해 산업계와 관람객의 큰 관심을 모았다.
주력 제품인 에이트론(atron)은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플라스틱, 금속, 유리 등 다양한 폐기물을 정확도 99% 이상으로 선별할 수 있는 로봇으로, 현재 국내 공공·민간 선별장에 30대 이상이 운영 중이다. 또한 자동화 선별 시설인 아이로-mrf(airo-mrf)는 기존 수선별 대비 자원회수율을 두 배 이상 높여 재활용률 70% 이상을 달성하며, 고순도 PET 플레이크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더 나아가 공동주택·다중이용시설 등 생활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즉시 선별·수거할 수 있는 이동형 솔루션 멀티트론(multi-tron)을 통해, 일상 가까운 곳에서도 자원순환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에이트테크는 에이트론–아이로-mrf–멀티트론으로 이어지는 통합 솔루션을 기반으로 폐기물 발생부터 자원화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며 글로벌 기후테크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케이아이에코시스템
케이아이에코시스템은 AI 기반 재활용 무인회수기 ‘캔가루’를 공개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음식물종량제기기, 감량기, 전자태그(RFID) 물품관리시스템 등 다양한 친환경 기기를 개발해온 케이아이에코시스템은 이번에도 생활 속에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자원순환 혁신 기술을 제시했다.
‘캔가루’는 버려지는 순환자원을 자동으로 회수해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절약을 실현하도록 설계된 기기다. 사용자는 캔이나 페트병을 투입하면 실시간으로 인식·분류된 후 즉시 교통카드(캐시비) 충전 또는 포인트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친환경 활동과 생활 편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케이아이에코시스템은 이러한 무인회수기를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단순한 분리수거를 넘어 자원 재활용을 생활화하는 플랫폼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케이아이에코시스템 관계자는 “AI·IoT 기술을 접목한 무인회수기는 시민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생활밀착형 친환경 기기를 통해 순환경제 사회 전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랜팩
글로벌 친환경 포장재 전문 기업 랜팩(Ranpak)은 이번 ‘ESG 친환경대전’에서 종이 100%로 제작된 단열·완충 겸용 포장재 클라이머라이너(Climaliner™)를 전면에 내세워 참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수 있는 종이 단열재라는 점에서 순환경제와 친환경 물류 포장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클라이머라이너는 상·하단 커버 시트와 벌집 모양 지아미(Geami®) 종이층으로 구성된 다층 구조로, 기존 골판지 패드가 충격 흡수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열 차단과 완충 기능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를 골판지 박스와 함께 사용하면 스티로폼 박스를 대체할 수 있으며 100% 종이 재활용이 가능해 폐기 부담이 없다.
적용 범위도 넓다. 콜드체인 신선배송을 비롯해 과일·잎채소 같은 농산물 포장, 액자·화장품 등 완충 포장이 필요한 상품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PCM 냉동팩과 함께 사용하면 5~25℃ 범위에서 최대 48시간 안정적인 온도 유지가 가능해, 냉장·상온 제품 배송 모두에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주문은 40cm부터 10cm 단위로 가능하며, 기업 로고나 슬로건을 인쇄해 언박싱 경험을 브랜딩 자산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케이앤엘팩
케이앤엘팩은 바스락 친환경 포장 솔루션 시리즈를 선보이며 플라스틱 없는 포장 대안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종이를 기반으로 한 완충·단열·보호 포장 기술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실질적인 ESG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 제품인 바스락 파우치는 별도의 뽁뽁이나 추가 완충제가 필요 없는 일체형 파우치다. 내부 다중 종이 완충제 구조를 통해 공기 단열층과 완충층을 형성해 배송 과정에서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선도를 오래도록 유지한다. 테이프나 플라스틱 없이 포장이 가능해 작업시간을 줄이고 부자재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어, 물류·유통 현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바스락 시트는 기존 종이 완충제의 불편함을 해소한 완성형 제품으로 별도 늘림 작업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을 감싸기만 하면 고급스러운 연출과 동시에 안정적인 보호가 가능하며, 브랜드 로고 인쇄도 지원해 친환경 포장과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국내 최초 양산형 바스락 포켓은 종이로 제작한 과일 포장망으로 기존 재활용 불가 플라스틱 과일망을 대체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729톤의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 효과(1천만 개 기준)를 기대할 수 있으며 통기성 구조로 과일의 신선도 유지와 빠른 포장까지 가능하다. 수작업 대비 최대 639% 생산성 향상을 달성한 점도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씨드
POSM(Point of Sales Materials)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씨드는 친환경 사업부 씨드페이퍼(Seed Paper)를 통해 종이보드와 골판지를 활용한 차세대 친환경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 씨드페이퍼는 전시·행사·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전시문화를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씨드페이퍼의 강점은 기획–디자인–구조설계–제작–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커스텀 솔루션이다. 브랜드 콘셉트에 최적화된 맞춤형 친환경 디스플레이 제작이 가능해, 기업들의 ESG 경영 실천을 돕는 동시에 운영 효율성까지 높여준다.
특히 씨드가 선보이고 있는 허니콤보드(Honeycomb Board)는 벌집 모양의 심지 구조로 무게는 가볍지만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항공·방위 산업에 적용된 사례가 있을 정도로 강도가 우수하며 건축자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허니콤 페이퍼 보드는 천연펄프와 재생종이로 제작되어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방수성과 내구성 면에서도 뛰어나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하다.
허니콤보드 표면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을 지녀 고급스러운 디자인 연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단순한 전시 구조물뿐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건축 분야에서도 활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전시·이벤트·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공간 디자인 산업 전반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국내 대표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친환경 스타트업들과 함께 ‘배민그린’ 활동을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배달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회용기 서비스와 전기 이륜차 보급, 친환경 인프라 구축 등 배민의 다양한 ESG 실천 사례가 현장에서 주목을 끌었다.
배민은 2022년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인천 등 여러 지자체와 다회용기 운영사 잇그린과 협력해 다회용기 배달 주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고객은 배민 앱에서 다회용기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으며 식사 후 QR코드로 반납을 신청하면 운영사가 수거·세척해 재사용하는 구조다. 이 서비스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자원순환을 생활 속에서 실현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친환경 교통수단 확산에도 적극적이다. 다양한 기관과 제휴해 전기 이륜차 할인 구매 및 렌탈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의 물류법인 딜리버리앤은 전기 이륜차 기반 배달을 통해 내연기관 대비 연간 5.44톤의 탄소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더불어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에도 참여해 광명시에는 전기 이륜차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을, 천안시에는 AI 기반 다회용기 스마트 세척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은 공기정화 자동차를 부스 전면에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된 성과물로 한국기계연구원이 주도하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비롯한 12개 기관이 참여해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에 선보인 ‘상호협력형 공기정화 자동차’는 자동차 전면부 그릴 안쪽에 집진기를 설치해 차량 주행 중 유입되는 공기를 정화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도심 운행 차량 다수를 활용해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 시스템은 단순히 차량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뿐 아니라 타이어 및 브레이크 마모, 도로 마모, 도로 비산먼지 등 다양한 발생원을 종합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토털솔루션 기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즉, 개별 차량이 공기정화 장치로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도심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발상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향후 실증과 상용화를 통해 도심 대기질 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차량 기반 공기정화 기술을 글로벌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헬로티 김재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