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전고체전지 ‘중간층’ 기술로 대용량·대면적 구현

2025.08.11 16:07:49

구서경 기자 etech@hellot.net

 

한국전기연구원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 남기훈 박사팀이 리튬금속 음극과 고체전해질 간 계면 불안정성을 해결해 전고체전지의 안전성뿐 아니라 에너지 밀도와 극판 면적을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화재·폭발 위험 없는 차세대 전지를 실용화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리튬금속은 상용 흑연보다 10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핵심 소재로 주목받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수지상 결정(dendrite)이 형성돼 단락과 수명 저하를 유발하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액체전해질과 전고체전지 모두에서 발생하며 특히 리튬금속과 고체전해질 사이의 화학적 반응이 안정성과 성능을 크게 제한해 왔다. 현재 업계에서는 고가 코팅이나 복잡한 구조 설계를 통한 해결을 시도하고 있으나 대면적 실용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남기훈 박사팀은 리튬 저장이 가능한 삼원계 화합물(Li₂ZnSb)을 이용해 ‘중간층(Interlayer)’을 설계하고 얇은 막 형태로 코팅해 리튬금속 음극에 전사(transfer printing)하는 공정을 도입했다. 이 중간층은 리튬금속과 고체전해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며 계면 화학 반응을 억제한다. 초기에는 계면 불균일성과 재현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금오공대 박철민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소재의 리튬 저장 메커니즘을 규명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로 파우치셀 구조의 전고체전지를 제작했고 낮은 가압 조건(2 MPa)에서 250사이클 동안 92% 이상의 용량 유지율과 320 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용화 수준의 성능 검증 결과로 평가된다.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 발행 학술지 ‘ACS Energy Letters’(Impact Factor 18.2, 분야 상위 4.1%)에 게재됐다.

 

남기훈 박사는 “리튬금속 음극 보호를 위한 중간층 설계와 전사 공정 기반의 대면적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해 산업적 활용도가 높다”라고 밝혔다. 최정희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장은 “계면 안정화가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으며 하윤철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미래 모빌리티 및 에너지저장장치 산업에서 기술의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기연구원은 성과 특허를 확보하고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 고도화와 상용 전지 제조 공정 적합성 확보를 추진한다. 대면적 파우치셀 신뢰성 확보를 위한 장기 성능 평가와 공정 최적화 연구를 병행해 전고체전지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전기연구원 기본사업과 글로벌탑전략연구단(GT-3) 과제로 수행됐다.
 

헬로티 구서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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